김 원장은 30일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 출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한미관계가 신화화됐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한미동맹에 대해) 상식적,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판단을 못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말 호혜적 동맹이라면 안 할 은 있어도 못할 말은 없어야 한다. 하지만 못할 말이 많았다. 미국 방문했을 때 미국이 압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이어 “미국조차도 우리 국익의 수단이고 변수일 수밖에 없다”면서 “언젠가는 미군이 철수할 수 있다. 한미관계는 깊어져야 하지만 군사동맹이 강화되는 건 대외환경이 힘들어지는 것이라 손해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김 원장은 책에서 한미관계가 ‘가스라이팅’과 유사하다며 지난해 4월 미국 백악관 청원 홈페이지에 ‘한미 안보를 위협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구속 기소하라’는 청원이 올라간 데 대해 “한미동맹이 한국의 이성을 마비시킨 가스라이팅의 사례”라고 주장했다. 가스라이팅이란 상대방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해 판단력을 잃게 만들고, 상대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데이트폭력 양상을 설명할 때 주로 사용된다. 그는 또 “한미동맹이 출발부터 기울어져 있었다”며 “미국은 35년 (일본) 제국주의를 벗어나게 해준 ‘해방자’라기보다는 실제로는 식민지인을 대하는 새로운 점령군에 가까웠다”고 했다.
김 원장은 학자 출신이지만 현직 차관급이라는 점에서 이런 주장을 공개적으로 한 데 대한 적절성 논란도 나오고 있다. 김 원장 자신도 기자간담회에서 “공직에 있는 상태에서 예민한 문제를 (저서로) 다루는 게 맞느냐는 고민이 있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외교부 산하 기관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이호재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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