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국가법' 불편한 터키, 이스라엘과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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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7.25. 오후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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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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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이스라엘에 히틀러 정신 되살아나"
네타냐후 "에르도안 치하 터키는 암울한 독재국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이스라엘이 자국을 유대인만의 민족 국가로 규정하는 기본법인 '유대민족국가법'을 제정한 것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터키 양국 정상이 거친 설전을 벌였다.

24일(현지시간) 더가디언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법무부와 집권당 정의개발당(AKP) 관계자들과 회동 중 "이스라엘 관료들 사이에서 히틀러 정신이 되살아났다"고 비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대민족국가법 제정과 관련해 "이 법안은 이스라엘이 엄청난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자)에 파시스트, 인종차별적 국가라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옛 영토가 오직 유대인에게만 귀속됐다고 보는 이스라엘 정부의 관점은 아리아 인종에 대한 히틀러의 집착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를 엄청난 재앙으로 끌고 갔던 '히틀러 정신'이 일부 이스라엘 관료들 사이에서 되살아났다"고 맹비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집권 중인 터키를 "암울한 독재 국가"라고 표현하며 즉각 반격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인과 쿠르드족을 학살하고 자국민 수만명을 감옥에 가뒀다"며 "에르도안의 통치 하에서 터키는 암울한 독재국가가 된 반면 이스라엘은 법안 제정 전후로 모든 시민에게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에르도안이 유대민족국가법을 공격하는 것은 사실 이 법안에 대한 찬사"라고도 덧붙였다.

이스라엘 측의 비판에 이브라힘 칼린 대통령 대변인은 네타냐후 총리를 "시오니스들과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총리"라고 묘사하며 "당신은 터키 대통령에게 설교할 도덕적 권위가 없다"고 응수했다.

이스라엘은 19일 유대민족국가법을 제정해 자국 정체성을 '유대인의 국가'로 규정했다. 유대인 고유 언어인 히브리어를 유일한 국가로 규정하고 아랍어를 공용어로 격하했다.

이에 인구 20%를 차지하는 이스라엘 내 아랍인에 대한 시민으로서의 정통성·정체성을 전면으로 부정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었다. 이미 사회적으로 '2등 시민' 대우를 받고 있는 아랍인들에 대한 차별을 법적으로 정당화 한다는 비판이다.

터키와 이스라엘 관계는 2010년 이스라엘이 터키 민간구호선 '마비 마르마라호'를 공격하면서 크게 악화됐지만 2016년 표면적인 관계를 회복했다.

하지만 이슬람권의 편에 선 터키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두고 이스라엘과 계속해서 갈등을 빚었고,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조처를 하자 양국 간 긴장이 또 다시 고조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자료사진) © AFP=뉴스1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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