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폐배터리 재활용 위해 뭉쳤다... 삼성·현대차·SK·LG, 첫 배터리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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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1.11. 오후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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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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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활성화를 위해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이 뭉쳤다. 이들은 지방자치단체, 중소기업과 협업해 내년 초부터 폐배터리의 재사용(Re-use)-재제조(Remanufacturing)-재활용(Recycling)을 일원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한다. 4대 그룹의 첫 배터리 동맹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전지산업협회는 지자체, 연구기관, 대학, 대기업, 중소기업 등이 참여하는 ‘폐배터리 재사용 얼라이언스’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얼라이언스에는 전라남도, 나주시, 광양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녹색에너지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등이 참여한다. 대학은 연세대, 전남대, 목포대 등이 각각 포함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총 18여 곳이 참여를 협의 중이다. 우선 삼성SDI(006400)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전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현대차(005380)그룹 등 국내 배터리 기업과 완성차 기업이 얼라이언스 합류를 타진하고 있다. 4대 그룹이 배터리 부문에서 협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소기업은 성일하이텍, 우진산전, 인셀, 원광전력, 평산전력기술, 어스텍, 지엠티코리아, 바이오코엔, 포엔, 휴렘, 굿바이카, 피엠그로우, 그린베이스, 전기자동차서비스 등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와 배터리 소재 업체, 폐차 전문 업체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손민균

폐배터리 얼라이언스는 사용후 배터리 산업의 확대를 위한 시범사업을 내년 초부터 추진한다. 얼라이언스는 폐배터리의 재사용-재제조-재활용을 한번에 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국내 최초로 구축하기로 했다. 폐배터리는 사용 후 잔존 용량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재사용 방식은 사용 후 배터리를 다른 용도로 다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전기차 배터리는 초기 대비 70~80% 수준으로 용량이 떨어지면 교체하는데, 이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할 수 있다.

재제조는 사용한 배터리나 부품을 수리해 새제품 성능으로 되돌리는 방식이다. 재활용은 폐배터리에서 핵심 부품을 수거해 다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나주시에는 ‘EV·ESS 사용후 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화 센터’가, 광양시에는 ‘친환경 리튬이차전지 재활용 센터’가 건설되고 있다. 나주 센터는 내년 2월, 광양 센터는 내년 12월에 각각 완공된다. 얼라이언스는 배터리 업체와 전기차 업체에서 폐배터리를 수거하고 두 센터를 통해 안전성과 성능을 점검한다. 이후 폐배터리 성능에 맞는 방식으로 재활용한다. 참여 기업들은 폐배터리를 활용한 다양한 응용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폐배터리 얼라이언스가 출범하면 한국이 글로벌 배터리 재활용 기술표준을 선점하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중고·폐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6500억원에서 2050년 600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이에 미국과 일본이 국가 차원에서 배터리 재활용 국제기술표준 선점을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도 유럽연합(EU) 등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확보에 나섰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아직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은 기업이나 국가가 없다”며 “이번 얼라이언스 출범으로 폐배터리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전지산업협회 관계자는 다만 “현재 얼라이언스 구축을 위한 협의을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결정된 사항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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