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총질’ 국힘 “분열은 곧 패망”… 녹취록 파문 봉합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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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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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버스 출발도 전에 공멸 불안감
이준석 “드릴 말씀없다” 또 침묵
경선 룰 싸고 갈등땐 ‘내분 2라운드’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극심한 내분에 휩싸인 국민의힘이 ‘녹취록’ 파문을 봉합하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유례없는 당대표와 대선 주자 간 분열이 장기화할 경우 ‘경선버스’가 출발하기도 전에 당이 공멸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을 뒤흔들었던 ‘녹취록’과 관련된 언급을 최대한 자제했다. 대신 당의 화합에 힘을 실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정권교체라는 시대적 사명에 대해 국회의원과 당원, 지도부가 손을 맞잡아야 한다”며 “절체절명의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국민 여망을 받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이준석 대표는 “오늘도 저는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또다시 침묵을 지켰다.

일부 대선 주자들도 당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선수와 심판이 뒤엉켜 통화내용으로 말꼬리 논쟁하는 모습은 참으로 유치하다”며 “분열은 곧 패망”이라고 지적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 대표와 대선 주자들이 모여 당의 단합과 민생대책 수립, 정권교체를 다짐하는 연석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최근 상황과 거리를 두며 말을 아끼고 있다. 당이 극심한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자신의 언급이 자칫 당내 갈등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폭로전에 따른 혼란에서 겨우 벗어났을 뿐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선 오는 26일 선거관리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선관위원장 인선 문제가 뇌관으로 꼽힌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은 안 된다”며 “서 위원장을 선관위원장으로 임명하려고 강행하면 이번에 충돌한 사태의 몇 배에 해당하는 이 대표 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비경선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함할지 여부를 놓고도 주자들 간 의견이 엇갈린다. 공정한 경선관리에 대한 상호 불신이 누적된 마당에 경선 룰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될 경우 당의 내분이 2라운드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저거 곧 정리된다’는 내용의 녹취록 진실게임 여진도 아직 가라앉지 않고 있다. 원 전 지사는 국민의힘 대구시당·경북도당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와 충돌했던 본질은 공정한 경선을 지켜야 한다는 저의 절박한 위기의식 때문이었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반면 하태경 의원은 “원 전 지사가 구체적 근거도 없이 양치기 소년처럼 허위 수준의 폭로를 했다”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고 정권교체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녹취록 공방은) 며칠 사이 진정될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와 관련해 “내년 대선 승리를 이끌지 못하면 정치 커리어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고 본인도 잘 인식할 것”이라며 “이 문제를 단시간 내 해소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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