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노조 위원장 반성문 물어뜯기 바쁜 現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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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10.27. 오전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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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사정 생각 않는 현대차 ·기아차 노조
이해 당사자 협력 절실 목소리


[이미지출처=연합뉴스]쓴 소리 한 이상범 전 현대차 노조위원장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현대기아차가 최악의 판매 절벽에 신음하고 있지만 노동조합은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강경 일변도의 노조 전략이 공멸을 부를 수 있다는 전임 노조위원장들의 조언에도 마타도어식 대응으로 일관해 최소한의 동료의식을 저버렸다는 비판이 노조 내부조차 쏟아지고 있다.

최근 현대차 울산공장 곳곳엔 2대 노조위원장이던 이상범 전 위원장을 비난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배신의 아이콘', '노조에 칼을 꽂았다'라는 말과 함께 "후배가 마실 물에 침 뱉지 마라. 노조에 감사하고 명예롭게 퇴직하라"는 섬뜩한 내용으로 채워졌다.

1979년 현대차에 입사하고 1987년 노조 창립을 주도한 이 전 위원장은 올 연말 퇴임한다. 회사를 떠나기 전 현대차 발전을 위해 노조가 변해야 한다는 글을 남겼는데 여기에 노조가 격분한 것이다.

최근 현대차 울산공장에 돌고 있는 이상범 전 노조위원장을 향한 반대 메시지

이 전 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2015년 현대차 해외공장을 방문한 뒤 느낀 '해외공장 보고서'를 올렸다. 국내공장보다 생산성이 높은 현장을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는 그는 "그제야 국내보다 해외에 공장을 늘리려는 경영자 심정을 이해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동반자적 노사관계가 구축돼야 회사가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전 위원장은 "우리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강제당하거나 퇴출이 기다리고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노조 지도자들은 동반자적 노사관계를 지향해야 하며 사람들의 '망해봐야 정신 차린다'는 말을 충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2010년 이경훈 3대 노조위원장도 노조의 변화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이 전 위원장은 2010년 2월 노조 집행부와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디트로이트 등을 돌아본 뒤 그해 3월 노조신문에 '디트로이트와 도요타가 주는 교훈'이라는 글을 실었다.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의 몰락과 대규모 리콜사태를 맞은 도요타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결과적으로 7년 후에도 노조는 변하지 않은 모습이다. 이상범 전 위원장은 "노사 어느쪽을 편들거나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상생과 공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고심끝에 퇴직을 앞두고 전체 구성원 모두에게 남기고자 하는 쓴소리요, 충언이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 광명시 소하리 기아차 공장 <사진= 연합뉴스>

기아자동차 노조도 회사 사정을 생각하지 않는 모습은 비슷하다. 통상임금 지급여부를 놓고 사측과 맞붙고 있는 노조는 지난 8월31일 1심 재판에서 4000억여원의 임금 소급 지급 판결이 나왔음에도 더 받아야 한다며 항소에 나섰다. 그러는 사이 회사는 10년 만에 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기아차 노조의 막가파식 행보에 '노조원이 보기에도 노조가 해도 너무한다'는 지적도 일어 노노갈등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항구 한국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노사 이해 당사자간의 협력으로 경쟁력 회복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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