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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따라, 입맛따라 골라먹자

2022.04.18. 오전 12:00
by 옥이네

청산 생선국수 식당 7곳 이야기

이전부터 저마다의 요리법으로 전수돼왔기에, 식당마다 그 맛이 조금씩 다른 것도 청산 생선국수의 매력이다. 청산에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생선국수 전문식당은 총 7곳. 선광집, 금강식당, 찐한식당, 청양식당, 뿌리식당, 청산추어탕, 칠보국시다. 그야말로 진~한 민물고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부터 생선국수와 다소 ‘낯가림'을 할 수 있는 초보자에게 추천할 수 있는 곳까지, 이들의 다채로운 매력을 만나보자.

(위쪽부터) 금강식당, 뿌리식당 / 청양식당, 찐한식당 / 칠보국시, 청산추어탕 / 선광집


생선국수 만든 선광집

선광집

옥천군 청산면 지전1길 26

043.732.8404

지금의 청산 생선국수를 있게 한 식당이다. 1962년 처음 문을 열었으니 올해로 60년, 환갑을 맞이했다. 서금화(95) 씨를 이어 딸 이미경(57) 씨가 2대째 맛을 책임지고 있다. 선광집의 시작은 청산의 미식가였던 이미경 씨 아버지가 천렵국에 밥 대신 국수를 넣어 먹어본 것부터였다. 술술 넘어가고 맛이 좋아 마을에 입소문이 났고 가정집 손님상으로 차려내던 것이 지금의 식당으로 발전했다.

선광집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1980년대, 청주 방송사에서 식당을 방문한 이후부터다. 청산고등학교 취재를 위해 청산을 찾은 제작진이 우연히 선광집에서 식사를 했던 것. 이를 계기로 맛집으로 방송에 소개됐고, 이후 다른 방송에도 여러 차례 소개되면서 전국에서 찾는 식당이 됐다.

생선살이 잔잔해 부담스럽지 않고 먹기 편한 것이 선광집 생선국수의 특징. 고추장 양념만을 사용해 국물 맛이 깔끔한데, 한번 맛보면 칼칼하고 담백한 국물이 자꾸 생각난다. 95세인 서금화 씨가 때때로 부엌에 들어가 “음식할 때에는 오로지 요리에만 집중, 정성으로 만들 것”을 강조할 만큼 애정을 담아 요리한다. 그 때문일까, 생선국수를 찾는 손님의 발길이 오늘도 끊이지 않는다.

“생선국수는 저보다도 나이가 많지요. 지금껏 저와 함께해온 동반자 같은 존재예요. 제가 식당을 이어 하는 것처럼, 손님 중에도 부모님을 이어 자녀분들이 찾아오시기도 하는데 이럴 때 가장 뿌듯합니다.” (이미경 씨)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추억의 음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금화 씨)

도리뱅뱅이 만든 금강식당

금강식당

옥천군 청산면 지전길 48-1

043.732.8083

선광집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식당이자, 또 하나의 향토음식인 ‘도리뱅뱅이’가 있게 한 곳이다. 피라미가 많이 잡히던 시기, 프라이팬에 동그랗게 피라미를 둘러 바삭하게 튀긴 음식인 ‘도리뱅뱅이’는 그 모양을 본 따 신금옥 씨가 지은 이름이다. 이곳이 처음 문을 연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신금옥(88) 씨가 돌아가신 시어머니 뒤를 이어 운영했고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방송에 다수 소개된 역사가 있다. 신금옥 씨가 여전히 부엌을 지키며 식당을 운영한다. 작은 간판에는 ‘금강집’이라고 쓰여있지만 ‘금강식당’이 맞는 이름이다.

이곳 생선국수는 담백한 듯 얼큰하면서도 생선국수 본연의 느낌이 강한 맛이다. 생선살이 어느 정도 느껴지는 편이고 국수 양이 푸짐하다. 식당 앞 마당 한쪽에는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자리잡고 있다. 300년 넘은 조각자나무라고 전해진다. 신금옥 씨는 “시어머니가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나무 앞에서 제를 지내기도 했다”면서 “그 때문인지 내가 6형제를 낳았다”며 웃는다.

국물이 진한 찐한식당

찐한식당

옥천군 청산면 지전길 14

043.732.3859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3대 천왕’ 등 방송에 소개되면서 ‘줄 서서 먹는 집’이 된 찐한식당이다. 이곳 역시 천렵에 대한 추억에서부터 시작됐다. 청산이 고향인 고복순(66) 씨는 어릴 적 가족과 천렵을 나가 생선국수를 만들어 먹곤 했다. 같은 추억을 지니고 있던 친언니와 형부가 먼저 생선국수 식당을 열었고 3년 뒤, 고복순 씨가 타지에 머물다 고향에 돌아왔을 때, 언니는 그더러 식당을 이어 나갈 것을 제안했다. 그렇게 식당을 운영한 지 어느덧 33년째다.

‘찐한식당’이라는 상호는 ‘원재료를 아끼지 않고 넣어 진한 국물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긴 이름이다. 과거에는 형부가 직접 잡아온 민물고기를 원재료로 사용했는데, 메기·빠가사리·쏘가리·누치·가물치·붕어·칠어 등 7가지가 넘는 민물고기를 넣어 끓였으니 그 이름에 걸맞게 걸쭉하고 진한 국물의 생선국수였다. 민물고기가 과거에 비해 많이 잡히지 않아 그때만큼 원재료를 사용할 수는 없지만, 찐한식당 생선국수는 여전히 진한 국물로 유명하다.

이름 그대로 국물이 진한 생선국수다. 밥 말아먹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맛. 국수 식감이 살아있고 도리뱅뱅이와 생선튀김 역시 바삭바삭, 입맛을 자극한다. 고복순 씨는 “영원한 달인은 없다”며 “손님이 기분 나쁘거나 실망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항상 신경 쓰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 고복순 씨가 그랬듯 얼마 전 그의 아들 이석훈(41) 씨도 고향에 돌아왔다. 앞으로 이석훈 씨가 어머니에게 음식을 배워 찐한식당의 맛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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