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 안보브레인들 ‘트럼프 탄핵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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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前 안보부장관 등 50인 성명 “역대 가장 무모한 대통령될 것”
대통령 기본 자질-경험 부족… 헌법 기초지식-신념도 없어
동맹국 위협 등 안보 문외한… 독불장군식 국정운영 예고
힐러리, 많은 의구심 있지만 트럼프는 결코 해답 아니다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미국 역사상 가장 무모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70)에 대해 역대 공화당 정부에서 국가안보 부문 최고위직을 지낸 인사 50명이 공개성명을 내고 지지 거부를 공식 선언했다. 안보 분야 거물로 지금까지 나온 공화당계 인사들의 트럼프 지지 거부 선언 중 가장 강도가 높고 구체적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워싱턴 정가에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는 이들의 성명에 대해 CNN은 “트럼프에 대한 전직 국가안보 올스타들의 정치적 탄핵”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클 처토프, 톰 리지 전 국토안보부 장관, 마이클 헤이든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존 네그로폰테 초대 국가정보국장(DNI), 윌리엄 태프트 4세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대사 등은 8일 공개성명에서 트럼프의 문제점을 낱낱이 지적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도 참여했다.

이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의 기본 자질과 가치, 경험 등이 없다고 결론 냈다. “트럼프는 종교 및 언론 자유, 사법권 독립 등 미 헌법이나 정부 구성에 대한 기초 지식이나 신념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외교안보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트럼프는 미국의 근본적 이익, 복잡다기한 외교적 과제, 필수불가결한 동맹의 가치에 대한 이해가 없다”며 “적을 이롭게 하고 이상한 행동으로 동맹과 친구를 위협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더욱 큰 문제는 트럼프가 국가안보 이슈를 잘 모르면서도 자기 고집을 부린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전에도 외교안보 분야를 잘 모르는 대통령은 있었지만 트럼프는 이들과 달리 부족한 분야를 공부하기보다 오히려 국제정치에 대해 “경악스러운 수준으로 기본 사실조차 무시하는 모습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유세에서 “내가 이슬람국가(IS)에 대해 현역 장군들보다 더 많이 안다”고 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역대 대통령을 보좌했던 이들은 트럼프의 독불장군식 국정 운영 가능성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대통령은 참모들 의견을 경청하고 서로 의견이 다른 참모들 간의 토론을 격려해야 한다. 그리고 감정을 조절하고 깊은 통찰 후에 행동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 트럼프는 이런 자질 중 어떠한 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는 사실과 거짓을 구별하지 못하거나 구별하려 하지 않는다. 자제력이 부족하고 자신에 대한 비판을 참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미국인들이 ‘트럼프 바람’에 휩쓸리지 말고 차분히 대선에 임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많은 미국인이 각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에 좌절하고 있으며 우리처럼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 많은 의구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트럼프가 미국이 직면한 엄중한 도전을 해결할 답이 될 수는 없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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