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과 DC를 위협할 핫한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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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 코믹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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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10:532,750 읽음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전 세계를 한바탕 휩쓴 이 히어로들은 대부분 듣도 보도 못한 히어로들이었는데요, 어벤저스 영화 하나로 단숨에 세계적 인기 캐릭터로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마블’이라는 브랜드까지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전까지만 해도 마블은 스파이더맨과 헐크 정도가 유명할 뿐, 슈퍼맨, 배트맨 같은 DC의 히어로들이 더 잘 알려져 있었죠. 그러나 마블 코믹스의 세계가 스크린으로 옮겨지면서 지각변동을 일으켰습니다. ‘슈퍼히어로 영화’ 장르가 탄생하고, 이제는 누가 마블의 히어로이고 누가 DC의 히어로인가를 구별하기 시작했죠

영화의 엄청난 인기는 코믹북의 독자들을 영화로 이끌고, 영화에 깊이 빠져버린 관객들을 코믹북으로 이끄는 선순환을 낳고 있습니다.

 

여기에 DC 코믹스까지 후발주자로 가세하면서 일 년에 4~6편씩 꾸준히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까지 마블과 DC 모두 2020년까지의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마블의 판권을 구입한 20세기폭스도 엑스맨 라인을 별도로 제작하고 있죠. 대체로 일정 수준의 관객수를 기본적으로 보장한다는 것이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틴에이지 뮤턴트 닌자터틀> 등등 다른 코믹북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의 제작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뿐만 아니라 슈퍼히어로 장르는 TV로까지 침투해서 마블과 DC의 코믹스들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로도 활발히 제작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다른 제작사들도 코믹북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슈퍼히어로 장르에 뛰어들고 싶다면 마블과 DC, 이 양대 산맥을 제외하고 다른 쪽을 발굴해야만 하는 입장입니다. 물론 마블과 DC말고도 다른 곳이 여럿 있습니다. 다소 생소하지만 여러 출판사에서 각자의 슈퍼히어로들을 찍어내고 있고, 그중에는 꽤 성공한 유명 히어로들도 있습니다. 이 중에서 옥석을 가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다양한 코믹북을 내놓고 있는 이미지 코믹스는 회사 차원의 세계관을 만들어내지 않고 작가 소유의 세계관을 출판해주는 역할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DC와 마블에서 활동하던 스토리작가 겸 작화가 토드 맥팔린은 이미지에서 지옥을 다녀온 <스폰>이라는 안티히어로를 탄생시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여러 스핀오프 시리즈를 내면서 스폰버스라는 하나의 세계관이 만들어져 애니메이션과 영화, 게임, 피규어 산업까지 모두 진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미드 <워킹데드>의 원작자로 유명한 로버트 커크먼 역시 <인빈서블>이라는 어린 슈퍼히어로를 이미지에서 데뷔시켜 큰 인기를 끌었죠. 이 작품 역시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했습니다 

 2016 뉴욕 코믹콘에서 공개된 닌잭 VS 밸리언트 유니버스  

이미지에서 발표한 것 중엔 제법 큰 규모인 와일드스톰 유니버스가 있었습니다

와일드스톰은 DC에서 인정을 받은 작화가인 재미교포 짐 리가 설립한 스튜디오로, 롭 라이펠드, 워렌 윌리스 등의 인기 작가들과 함께 와일드스톰 유니버스를 구축했습니다. 이들은 <어소리티>, <와일드캐츠>, <스톰워치> 등의 폭력적이고 독특한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아폴로와 미드나이터, 그리프터와 질럿 같은 캐릭터들 덕분에 한때 마블과 DC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였죠.


<데우스 엑스 마키나> <아스트로> 등 같은 유니버스에 속하지 않은 슈퍼히어로물도 인기를 얻었고, 현재 코믹스 계에서 큰 역할을 하는 작가들을 여럿 키워냈습니다. 와일드스톰은 이미지 코믹스와의 관계를 끝내고 DC로 옮겨서 발표를 계속 해나갔으나, 결국엔 모든 권리를 DC에 팔고 해체하였습니다.

 

와일드스톰에서 나온 마크 실베스트리는 탑카우라는 새로운 출판사를 만들어, 위치블레이드와 다크니스라는 어둡고 성적인 매력을 강조한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세계관을 만들었습니다.

배트맨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캐릭터 디자인을 하고 마블과 DC에서 작업을 해오던 마이크 미뇰라는 다크호스 코믹스에서 <헬보이>로 대단한 반응을 얻어냈습니다. 헬보이는 <B.R.P.D.> 같은 여러 스핀오프 작품들을 파생시키며 헬보이 유니버스를 탄생시켰고, 역시 영화로 만들어져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작가 개인의 독자적인 작업이거나 영세한 출판사의 프로젝트이다보니, 세계관 자체가 크지 않거나 연재가 꾸준히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단연 눈에 띄는 곳이 밸리언트 코믹스(Valiant Comics)입니다.

밸리언트는 마블과 DC 다음가는 방대한 규모의 밸리언트 유니버스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비교적 최근인 2012년에 유니버스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어렵게 기원을 찾아가며 볼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밸리언트 유니버스의 다양한 캐릭터들

밸리언트의 대표적 히어로들은 조금씩 누군가가 연상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뻔하다거나 흔하지 않은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최고의 인간병기인 블러드샷을 보면 울버린의 재생능력과 무자비한 전투실력의 퍼니셔가 엿보이고, 고대의 전사가 외계인에게 납치되어 활약하는 X-O 맨오워의 최첨단 아머에서는 아이언맨의 아머를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퀀텀과 우디, 이 콤비의 좌충우돌 모험기에서는 데드풀의 향기가 납니다. 미국식 화장실 유머라는 점도 그렇구요.


사회부적응자인 소년소녀들로 이루어진 레너게이즈라는 초능력 그룹은 엑스맨의 현실적인 버전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서양인들이 좋아하는 닌자 캐릭터 닌잭도 빼놓을 수 없죠. 그리고 렉스 루터와 매그니토를 합친 것 같은 글로벌 대기업의 회장인 토요 하라다가 밸리언트의 대표 악역을 맡고 있습니다

국내 정발된 밸리언트 코믹스 작품들

 이렇게 2000명 이상의 캐릭터와 하나의 통일된 세계관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 인터넷을 뒤적이거나 다른 작품까지 찾아볼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이 밸리언트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하나의 타이틀만으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두어 처음 접하는 독자들은 물론, 영화제작사측에서도 부담이 적은 구조인 것이죠.

 

밸리언트의 이런 면모는 위기와 변화 덕분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밸리언트는 원래 1989년에 마블의 전설적인 편집장이었던 짐 슈터가 설립한 회사입니다. 그러나 회사는 5년 뒤에 다른 곳으로 팔렸고, 2004년에 결국 도산하고 말았습니다.


그 동안 나름대로 여러 캐릭터들을 선보이면서 자체적인 세계관을 형성해왔기에 밸리언트의 운명을 아쉬워하는 독자들이 많았죠. 그 중 디네쉬 샴다사니라는 사람은 어린 시절 자신을 지탱해준 세계가 그대로 사라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서 제이슨 코타리와 함께 밸리언트를 인수해버립니다. 그리고 밸리언트의 기존 세계관을 없애버리고 치밀하게 고안한 새로운 세계관을 시작하게 된 것이죠. 또한 차별성을 위해 비교적 리얼함을 강조하며 어딘가 있을 법한 상황들로 스토리를 기획되었습니다

 

밸리언트의 이런 방향에 자유로운 스토리를 갈구하던 마블이나 DC의 작가들이 화답을 보내왔습니다.

마블의 CEO였던 피터 큐니오가 밸리언트의 회장으로 취임한 것을 시작으로, 마블의 편집자 워런 사이먼스가 편집장으로, DC <슈퍼보이>, 마블의 <올 뉴 호크아이>, <올드 맨 로건> 등을 집필한 제프 르마이어를 비롯, 아이즈너 어워드를 수상하고 마블의 주요 작품들을 그린 파올로 리베라, DC <수어사이드 스쿼드>, 마블의 <울버린 앤드 더 엑스맨> 등을 썼던 매트 킨트 등 많은 작가들이 기꺼이 참여했습니다.

이런 과정은 필연적으로 밸리언트 유니버스를 ‘밸리언트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이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하빈저> <블러드샷>을 시작으로 벌써 십여 편이 영화와 TV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으로 기획단계에 들어가 있는 상태입니다. 웹드라마와 오디오 드라마도 제작되고 있죠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그리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로 탄탄한 입지를 다진 감독 루소 형제는 차기작으로 밸리언트의 <퀀텀 앤드 우디!>를 결정했습니다. 개그물인 <퀀텀 앤드 우디!>는 코미디를 제작한 경력이 있는 루소 형제의 재능과 만나 빛을 발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밸리언트 코믹스는 현대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다룸으로써 많은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절재적인 선도 절대적인 악도 없으며, 어느 세대에서 읽어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설정이 많습니다. 슈퍼히어로 장르를 재정의했다고나 할까요.

독자들로부터 최고의 평점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평단 및 각종 시상식에서 올해의 출판사, 올해의 코믹스 등에 선정되고 있습니다.

슈퍼히어로의 본고장 미국에서 새롭게 뜨고 있는 밸리언트 코믹스를 이제 독자 여러분도 레진코믹스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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