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보다 더 이쁜 박 대통령 구속시키고 편안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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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1.14. 오후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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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박정희 101회 탄신제’ 구미 생가 스케치

태극기·성조기 가득…보수단체 회원 1500명 참석

김진태·윤상현 등 한국당 의원 ‘눈도장’ 찍기 분주



‘박정희 대통령 101회 탄신제’가 열린 14일 오전 11시께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주차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진이 풍선에 매달려있다.
‘미스코리아보다 더 이쁜 박근혜 대통령님을 이렇게 구속시키고 국민 여러분들은 편안하십니까’.

‘박정희 대통령 101회 탄신제’가 열린 14일 오전 11시께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주차장에 한 참가자가 이렇게 적힌 팻말을 목에 걸고 서 있었다. 주차장 상공에는 풍선에 매단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이 펄럭였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대한민국은 박정희·박근혜 대통령의 나라 사랑과 업적을 잊을 수가 없다,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적힌 펼침막을 내걸었다. 곳곳에 태극기와 성조기, 새마을기를 든 노인들이 가득했다. 감옥에 있는 박 전 대통령에게 보낼 엽서를 쓰는 천막도 등장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태극기를 든 노인 수십명이 자유한국당 소속 이철우 경북지사에게 달려들었다. 이들은 이 지사에게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오느냐”, “탄핵 배신자는 물러가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 지사는 “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지 않았다. 알고 이야기하라”며 맞섰다. 동상 앞에서 “문재인 빨갱이”라고 외치며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 101회 탄신제’가 열린 14일 오전 11시께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주차장에서 한 남성이 목에 팻말을 걸고 서 있다.
“저보고 탄핵했다고 고함치고 그러는데 제가 지난 2년 동안 여러 번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늘도 그런 분들이 와서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이건 보수·우파 분열의 원인이 됩니다. 앞으로 절대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사람을 정확하게 알고 연구를 하세요.” 이 지사는 축사를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날 탄신제는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숭모제와 기념식으로 나눠 치러졌다. 숭모제에서 초헌(첫 술잔을 올림)은 원래 구미시장이 해왔다. 하지만 이날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시장의 불참으로 지역구 국회의원인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구미갑)이 초헌을 대신했다. 장 시장은 탄신제 대신 이 날 오전 구미시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제21회 농업인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해 농민들을 만났다.

탄신제에는 한국당 김진태·윤상현·김석기·장석춘·백승주·강효상 국회의원 등 모두 1500여명이 참석했다. 강효상 의원은 “저는 비례 국회의원이고 대구 출신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 시절에 제가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지냈다. 누구보다도 나라 발전과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서 신문을 열심히 만들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제 비대위 체제 빨리 끝내고 전당대회 통해서 제대로 된 선명 야당 만들어 좌파사회주의 독재에 맞서 열심히 싸우겠다. 여러분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박정희 대통령 101회 탄신제’가 끝난 14일 오후 2시30분께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앞 도로를 보수단체 회원들이 행진하고 있다.
이날 탄신제가 끝났지만 보수단체 회원 700여명은 오후 1시부터 생가 주차장에서 다시 모여 ‘제90차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석한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은 “구미시에 이상한 시장이 나왔다”며 장 시장을 비난했다. 그는 또 “구미시의 국회의원들이 ○짓을 해놨다. 구미시 국회의원 두 사람 다 책임지고 물러나야 된다”며 한국당 백승주·장석춘 의원도 함께 비판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 생가 주차장에서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구미시청까지 행진하며 ‘박정희 대통령 각하와 김일성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펼침막과 ‘문죄인 사형’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구미시청을 향해 몰려간 뒤 조용해진 생가 추모관 방명록에는 ’박근혜 대통령님 건강하세요‘, ’김대중 졸개 문제인‘ 등과 같은 글이 가득했다.

글·사진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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