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년새 수억원 껑충' 신길뉴타운, 더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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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9.26. 오전 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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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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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0월 입주 예정인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부지의 2017년 철거 당시 모습. /사진=김창성 기자

서울의 대표 노후주택가로 꼽히던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일대가 ‘환골탈태’ 분위기다. 신길뉴타운은 여의도와 광화문 업무지구가 가까운 입지에 주변 초·중·고교 등의 풍부한 교육여건을 갖췄지만 노후주택으로 둘러싸여 인기가 없었다. 

그렇지만 내년이면 수천가구 브랜드아파트타운으로 변신한다. 재래시장을 걸어서 갈 수 있고 차로 10~20분이면 닿을 거리에 대형마트, 백화점, 병원 등도 있다. 낡은 이미지를 벗고 인기 주거지역으로 기대를 모으는 신길뉴타운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내년 1월 입주 예정인 보라매 SK뷰. /사진=김창성 기자


◆아파트타운 기대감에 시세 '껑충'

신길뉴타운은 아직 전체 구획상 절반가량이 노후주택이다. 경기 광명시 철산동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을 잇는 왕복 4~6차선 가마산로를 기준으로 남쪽은 대부분 새 아파트이지만 북쪽은 여전히 노후주택 비율이 높다. 준공 20여년차의 노후아파트도 더러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지금보다 노후주택이 즐비하고 새 아파트 수가 적었다. 그러나 지금은 곳곳에 대형건설업체의 새 아파트가 들어섰거나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곳의 변화는 지하철 7호선 신풍역과 보라매역 사이에 들어선 브랜드아파트들이 주도했다. 재개발 철거가 진행되던 2017년 하반기에는 인근 신축 아파트가 ▲신길뉴타운 한화꿈에그린(284가구, 2008년 입주) ▲래미안 프레비뉴(949가구, 2015년 입주) ▲래미안 에스티움(1722가구, 2017년 입주) 등에 불과했다.

지금은 ▲신길센트럴아이파크(612가구, 2019년 2월 입주) ▲보라매SK뷰(1546가구, 2020년 1월 입주 예정) ▲신길센트럴자이(1008가구, 2020년 2월 입주 예정) ▲힐스테이트 클래시안(1476가구, 2020년 10월 입주 예정) ▲신길파크자이(641가구, 2020년 12월 입주 예정) 등이 차례대로 완공됐거나 준공을 준비하고 있다. 신길뉴타운 일대가 총 8238세대의 브랜드아파트타운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대형건설사의 브랜드아파트가 들어서자 신길뉴타운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했고 시세도 덩달아 뛰었다. A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신축 아파트인 래미안 에스티움은 전용면적 112㎡의 시세가 11억~12억5000만원선이다.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단지 뒤쪽 힐스테이트 클래시안과 신길파크자이 부지의 철거가 한창이던 2년 전보다 시세가 4억원가량 뛰었다”며 “신풍역·보라매역 더블역세권인 데다 가장 규모가 큰 대단지라는 점이 부각돼 문의가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새 아파트 분양권도 수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어서 거래된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82㎡의 경우 2년 전 6억8000만~7억원이었는데 최근에는 9억8000만~10억원까지 올랐다”며 “인근에 초·중·고교가 많고 노후환경이 정비되자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분양권에도 수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다”고 말했다.




내년 12월 입주 예정인 신길파크자이 부지의 2017년 철거 당시 모습. 뒤쪽은 2017년 입주한 래미안 에스티움. /사진=김창성 기자


◆“미래가치 상승” vs “너무 비싸”

아파트값이 뛰자 부동산시장도 주목했다. 대단지 브랜드아파트 준공이 가시권인 데다 이미 갖춰진 교통·교육·편의시설 등 삼박자 인프라를 입주와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기존 인프라에 추가 개발호재도 예상돼 미래가치는 더 올라갈 수 있다. 신길뉴타운은 입지상 동서로 뻗은 1·7호선 사이에 있다. 남북 이동을 위한 대중교통은 버스가 유일했지만 앞으로 신안산선·신림경전철이 뚫리면 이런 불편은 사라질 전망이다.

신림경전철은 서울대를 출발해 2호선 신림역-7호선 보라매역-1호선 대방역-9호선 샛강역 등을 운행하는 노선이다. 신림경전철이 2021년 개통되면 신길뉴타운은 최대 수혜지역이 될 전망이다.

내년 10월 입주 예정인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공사현장. /사진=김창성 기자


신안선선은 신림경전철보다 개통이 3년 정도 더 소요될 것으로 관측되지만 벌써부터 분위기가 들썩인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림경전철과 신안산선이 뚫리면 신길뉴타운이 지하철 5개 노선 사이에 위치하게 된다. 그야말로 사통팔달의 입지”라며 “현재 시세가 미래가치를 많이 반영했다고 해도 개통이 임박할수록 더 뛸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만 너무 높은 가격은 실수요자에게 부담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각종 호재로 시세가 뛰면서 기대감이 커진 한편 실수요자의 다소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인지도에 비해 시세가 과하다는 것.

결혼을 앞둔 직장인 C씨는 “직장인의 심리적 피로감이 출퇴근 거리에 비례하는데 교통이 편리하다는 입지적 장점 외에 전통적인 부촌도 아니면서 10억원가량 하는 시세는 부담이다. 아무리 개발호재가 있다고 해도 현재 시세는 너무 과한 측면이 있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사를 계획 중인 주부 D씨도 비슷한 입장. 그는 “단지 주변으로 초·중·고가 많아 교육여건이 우수하지만 명문학군이 아니면서 시세가 너무 비싸다”며 “같은 값이면 다른 지역의 면적이 더 넓은 아파트를 사거나 대출을 더 받아 명문학군으로 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1호(2019년 9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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