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反 카카오의 역설…카풀 서비스 이용률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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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2.21. 오전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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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카풀' 사회적 관심에 타다 등 이용자 급증…카카오 반감에 티맵택시 '반사이익' ]

“다음에 티맵택시(SK텔레콤)로 호출하면 택시 요금 할인받을 수 있어요”

직장인 이정택(32·사당거주)씨는 최근 종로에서 모임 후 귀가 길에 호출한 택시기사로부터 티맵택시를 사용해달라는 권유를 받았다. 택시기사는 이씨의 통신사까지 물어보며 홍보에 나섰다. 아직 택시기사 수나 이용자가 적어 배차가 늦게 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요즘은 택시기사들이 카카오 택시 앱과 티맵 택시가 동시에 오면 티맵택시부터 잡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요즘 ‘티맵택시’ 홍보요원을 자처하는 택시 기사들이 늘고 있다.

◇택시기사 지지 얻은 티맵택시, 이용률 '껑충'=택시업계의 반대로 카카오 카풀(카카오T 카풀) 서비스 상용화 일정에 급제동이 걸렸지만, 이 틈에 반사이익을 보는 곳들도 있다. 카카오의 경쟁 서비스들로, SK텔레콤 티맵택시가 대표적이다. 가입자 수 3만명에서 최근 1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300%를 웃도는 단기 성장률이다. 지난달 티맵택시 호출건수도 6월 기준보다 무려 10배 이상 늘었다.

티맵택시의 인기가 급상승한데는 택시기사들의 자발적 홍보지원이 한몫했다. 카풀 서비스 진출로 카카오에 대한 반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택시업계는 카카오의 택시앱 독점이 결국 카풀 서비스 출시로 이어졌다고 본다. 서울, 경기, 인천, 강원도 등지의 주요 택시 단체들이 카카오T 호출 거부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틈타 SK텔레콤도 ‘T맵 택시’를 통한 모바일 택시 서비스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었다. 국내 간판 모바일 내비게이션 ‘티맵’을 기반으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카카오T(카카오택시)’에 밀려 사실상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티맵 택시’로서는 더없는 반격의 기회다. SK텔레콤은 ‘티맵 택시’ 요금을 10% 할인해주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또 서울시와 손잡고 연말까지 금요일과 토요일, 월요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2시간 동안 귀가 수요가 몰리는 3곳에 T맵 택시 300대를 전면 배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T맵 택시’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카카오T에 맞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카풀 갈등이 촉매제?…타다·풀러스 등 반사이익=카풀 서비스를 해온 다른 경쟁사들도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지난 10월 ‘타다’ 서비스를 출시한 쏘카 자회사 VCNC는 최근 호출 수가 200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타다는 11인승 승합차 승차공유 서비스로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만건을 돌파했다. 국내 카풀 서비스의 원조격인 풀러스 역시 최근 한 달 사이 카풀 호출 수가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카카오T 카풀’에 반대하는 택시 업계의 대규모 파업 등으로 ‘카풀’ 서비스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오히려 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이용률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경전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간 택시산업이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승차난에 시달리던 이용자들이 조금 더 소비자 중심적인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을 자각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카풀업계는 오히려 20일 카풀 서비스에 반발하는 택시업계 총파업을 마케팅 기회로 활용하는 분위기다. 풀러스는 20~21일 정오까지 무료로, 1월 말까지 여정거리, 소요시간에 관계없이 2000원의 연결비만 내면 카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이날 자정부터 카풀 이용자 모두에게 무료 쿠폰(1회, 3만원 한정)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가 오후 1시쯤 조기 중단하는 소동을 빚었다. 택시업계와 카풀 서비스 논의를 위해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택시업계를 자극시킬 소지가 다분하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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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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