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성전환 합격자 "등록 여부 고민···혐오 말고 이해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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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생활에 대한 두려움 커"
입학 반대 연서명 1만명 넘겨
숙대 동문은 지지 연서명 진행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2020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숙명여대에 합격한 A씨가 자신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데 대해 “자신이 잘 모르는 것에 대한 반응은 혐오가 아니라 이해와 존중이어야 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A씨는 5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커 학교 등록을 할지 말지 고민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보면 나를 두고 ‘내시’라고도 한다”며 “말도 안 되는 혐오 논리를 가지고 와서 괴롭힌다”고 말했다. 자신의 숙명여대 합격을 옹호하는 이들을 향한 비난에도 “‘페미니즘이면 여성의 인권을 챙겨야지 왜 남성의 인권을 챙기냐’며 괴롭힌다”면서 “성전환을 해서 여자가 됐지만 나를 여전히 남성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A씨는 “(나에게) 남성이라고 하든, 뭐라고 말하든 무뎌지는 나 자신을 보면 슬프다”며 “이제는 (비난에) 익숙해져 ‘트젠남’이라 불리든 ‘트젠녀’라고 불리든 상관이 없을 정도”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등록 여부를 놓고 고민이 깊다는 그는 “(앞으로)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면서 “아직까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앞서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서울 지역 6개 여대의 21개 단체는 전날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 변경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온라인을 통해 ‘법원의 성별정정 반대 연서명’을 받아 이를 국회와 각 여대 측에 보낼 예정이다. 단체 측은 “성명서를 올린 지 12시간 만에 1만명을 돌파했다”면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을 정정한 트랜스젠더가 여대에 입학하는 것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혐오자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그저 여성들의 안전한 공간을 지키기를 원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일부 숙명여대 동문들은 ‘성전환자로 숙명여대 최종 합격한 학생을 동문의 이름으로 환대한다’는 제목의 연서명을 진행 중이다. 동문들은 “성전환 과정을 거친 여성은 입학에 필요한 점수와 절차적 조건들을 갖춰 당당히 통과했다”면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고정관념을 근거로 ‘진짜 여성’과 ‘가짜 여성’을 나누려는 시도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동문들은 6일까지 서명운동을 진행한 후 해당 내용을 학내 게시판에 올릴 예정이다./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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