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투자 열풍에…'年 15% 금리' 카드론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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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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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패닉바잉', 주식 '빚투'에..
은행권 신용대출 이어 2금융권 대출 몰려
카드론 7월 이용액 3.9조..전년比 8.5%↑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카드사 장기대출 상품인 카드론 이용액이 갈수록 늘고 있다. 반면 단기 급전대출 성격이 강한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줄어드는 추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등 불확실성 장기화에 따른 유동 자금을 각 개인들이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패닉 바잉’(공포에 따른 매수)과 주식 ‘빚투’(빚내서 투자) 등의 신용대출 수요까지 몰리면서 카드론 증가 폭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15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비씨카드 제외)의 지난 7월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이용액은 3조989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약 8.5%(3130억원) 증가한 규모다. 카드론 이용액이 두 자릿수로 급증했던 전월(6월)보다도 약 1.2%(476억원) 늘었다.

반면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이용액은 1년 사이 4조5110억원에서 3조8440억원까지 약 14.8%(6670억원) 줄었다. 올 들어 코로나19가 처음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확진자 수가 급증하던 지난 3월 한 달 간 가장 많았다가 이후 감소세를 타고 있다.

통상 카드론은 급전 성격을 가지는 현금서비스에 비해 대출 기간은 길고 금리는 낮다. 6개월 만기 등 상대적 단기간 카드론 이용도 있지만, 1년 이상 장기 대출 이용자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7월말 기준 7개 카드사의 표준등급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기준가격)는 연 14.57~16.73% 수준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장기 대출인 카드론 이용 증가는 최근 은행권 가계 신용대출 급증세와 무관하지 않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이 길어지고 있는데다, 잇따른 부동산 규제 정책 실패로 서울 등 주요지역 아파트 가격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신용대출을 통해 자금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하는 움직임이 전 금융권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이달 10일 기준 총 125조4172억원으로, 지난달 말에서 8영업일 만에 1조1425억이 늘었다.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8월 한 달 동안에만 4조원 이상 늘면서 월간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에서도 중금리 대출 등 가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저축은행업계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27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1조7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가계에서는 부동산 규제에 따른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사실상 막히면서 신용대출이 ‘우회로’로 떠오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권 신용대출 뿐 아니라 카드론 등 제2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는 이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감독당국은 카드사의 카드론과 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 등을 포함한 제2금융권 전체 가계 신용대출도 올 들어 지난 6~8월 3개월 동안에만 4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조원 가량 늘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정부가 은행권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돈이 필요한 차주들을 중심으로 카드사 카드론 등 제2금융권을 통한 대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비(非)은행인 제2금융권의 대출 DSR 상한선은 올해까지 60%를 적용하면서, 제1금융권 시중은행(40%)에 비해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달 광복절 연휴기간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영업에 제한을 받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빚내서 버티는 사례가 늘면서 카드론 이용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롯데카드 등 일부 카드사는 아예 일정 기간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이용액을 개인 신용카드 이용 실적에 포함해주는 프로모션 마케팅을 실시하고 나서는 등 대출 수요를 적극 끌어당기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권 신용대출 급증세와 맞물려 카드사 장기대출인 카드론 수요도 늘고 있다”면서 “대출이 늘어나면 수익에 도움이 되지만, 자칫 연체율 급등으로 이어지진 않을까 리스크 관리를 살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범준 (yo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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