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 YOURSELF
이 소란스러운 세상에 ‘하모니’라는 달콤함을 안겨주는 네 남자. 포르테 디 콰트로의 고훈정, 김현수, 손태진, 이벼리.
editor 이민정, 김은아 photographer ROBIN KIM
hair(위드뷰티) 권예나 makeup 정수경(위드뷰티) stylist 김선미 space 소셜베뉴 라움
두 갈래 길이라는 필연
- 고훈정
새로운 사람이 필연적인 사랑임을 확신했는데, 옛 연인과 운명적인 재회를 했다고 할까. 고훈정이 <팬텀싱어>에서 우승할 당시의 상황을 보면 90년대 유행가 가사가 떠오른다. 뮤지컬 배우가 자신의 천직이라고 확신했을 때 성악도로서의 첫사랑 ‘음악’이 다시 찾아왔으니까.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었던 꿈이었기에, 두 가지 톱니바퀴를 동시에 빠르게 굴려야만 했다. “지금 돌아보면 어떻게 지나왔나 싶을 정도예요. 당시 뮤지컬 배우로서 에너지가 굉장히 좋았던 때예요. 의욕적으로 좋은 작품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고, <어쩌면 해피엔딩><비스티><더 데빌>까지 세 편의 작품을 병행하고 있었고요. 그런데 포르테 디 콰트로의 앨범 녹음과 공연 준비까지 동시에 진행하면서 정말 세네 달을 하루도 쉬지 않고 보냈어요. 말 그대로 맨몸으로 부딪히며 버틴 거죠.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는지 이겨내게 되더라고요”. “그 시간을 통해 평생 노래를 하기 위해 어떻게 관리하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깨달은 것 같다”는 그의 말처럼 이 숨가쁜 시간은 가수로서, 또 뮤지컬 배우로서의 기초 체력을 탄탄히 하는 트레이너가 되어주었다. 그 이전에는 연습에서 시간의 양을 중요시했다면, 이제는 그보다 밀도에 중점을 맞추는 것. 이를 위해 새롭게 고안해낸 방법이 ‘녹음’이다. 뮤지컬이든 포르테 디 콰트로 음악이든, 자신만의 스튜디오에서 실제 공연처럼 녹음을 진행해보는 것.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도 노래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는 오는 3월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10주년 공연에서 드라큘라 백작 역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짧게는 두 시간, 길게는 세 시간을 다른 캐릭터로 서있어야 하는 뮤지컬은 좀 더 많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것이 사실이다. “작품마다 장르와 배경이 다르니 그만큼 준비하는 시간이 더 길 수밖에 없죠. 작품의 정서와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해야 하니까요. 공연 전 연습 시간도 길지만,같은 공연을 몇 달에 걸쳐 반복적으로 하는 것 역시 만만치 않은 에너지 분배를 필요로 합니다.그것이 바로 뮤지컬만의 묘미기도 하지만요.” 뮤지컬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긴장감에서 포르테 디 콰트로의 무대는 숨 쉴 틈이 되어준다. “뮤지컬보다 쉽다는 이야기는 절대로 아니에요. 그렇지만 노래를 잘 부르는 것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인 것 같아요. 세 명의 멤버와 화음을 맞춰서 하나의 노래를 만들어내는 것도 재미있고요. 상대적으로 마음이 편하다고 할까요. ‘힐링’이라는 단어가 딱인 것 같아요.”
오롯이 음악으로 감동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포르테 디 콰트로의 무대가 주는 선물이다. 고훈정이 올해 가장 기대되는 무대로 세 번째 ‘언플러그드 콘서트’를 꼽는 것 또한 같은 의미에서다. 이는 마이크 등 음향기기의 이용을 최소화해서 이들이 가진 목소리로만 음악을 전하는 자리다. 다른 공연보다 목의 컨디션을 철저히 관리해야 하고, 모든 곡을 새롭게 편곡해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마약 같은 매력이 있다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으로서 목소리로만 승부를 한다는 것은 남다른 기분이죠. 저희 목소리가 어떤 음향의 도움도 없이 그대로 홀을 울리는 건 정말 짜릿한 경험이거든요. 지난 언플러그드 콘서트에서도 경험했지만, 연주가 미니멀해질수록 포르테 디 콰트로의 색은 진해지더라고요. 올해도 ‘찐한’ 공연을 기대하고 있어요.”
2009년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뮤지컬에 데뷔한 그는 지난해 뮤지컬배우로서의 10주년을 맞았다. 이는 포르테 디 콰트로 맏형 고훈정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뮤지컬 배우로 10년이라는 시간을 지내보니까 약간은 감이 와요. 어떤 부분에 공부와 내공이 더 필요한지, 내 강점은 무엇인지, 어떻게 관리를 해야할지 등에 대해서 말이죠. 포르테 디 콰트로도 10년 정도 활동하다 보면 음악에 대해서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멤버들에게 항상 이야기해요. ‘우리 10년은 해보고 이야기 하자’고요. 그러니까 저희 팀은 이제 겨우 시작인 셈이죠.” editor 김은아
균형을 만드는 낙관주의자
- 김현수
사소한 한 마디만으로도 어색한 공기를 풀어내는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포르테 디 콰트로의 김현수처럼. 촬영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스태프가 아직은 살짝 굳어있던 찰나, 카메라 앞에 선 그가 분위기를 금세 바꾸어냈다. 그는 의자와 와인잔, 그릇, 테이블, 심지어 자신이 입은 롱 재킷의 허리끈까지 자신 옆의 모든 사물을 활용해 촬영장의 모든 이들의 입꼬리를 올리는 데 여념이 없었다. 덕분에 이어지는 촬영은 웃음 가득한 가운데 물 흐르듯 진행되었다. 그에게서 의외의 모습을 발견한 것은 그 다음이었다. 팀으로서 인사말을 담아야 하는 영상 인터뷰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이전의 장난기와 수다스러움으로 가득 찬 김현수는 온데간데 없고, 맏형 고훈정이 진행하고 막내 이벼리가 중간 중간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틈새에서 미소로 응답해주는 김현수가 그곳에 있었다.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멤버들이 조화롭게 어울리기 때문에 오래갈 수밖에 없다”던 그의 말이 생각났다. 그가 말한 ‘균형’이란 자신의 노력이 만든 결과구나 싶었다. 김현수가 그간 착실하게 쌓아온 3년이라는 세월에 대한 공을 멤버들에게 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처럼 느껴진다. “멤버들이 모두 현명한 덕분이에요. 갑자기 큰 성공을 만나면 괜히 마음을 급하게 먹게 되고, 괜한 욕심을 부리다가 분쟁이 나는 경우도 많잖아요. 그런데 우리 멤버들은 다들 천천히, 길게 보고 가자는 것에 동의해요. 한 번씩은 고생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일까요(웃음). 아마 지금의 기회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잘 알고 있어서겠죠.”
그는 음반 판매, 공연 관객수 등 포르테 디 콰트로가 세운 화려한 기록 대신 멤버들과 쌓은 추억을 가장 소중한 재산으로 꼽는다. 특히 2집 준비를 위해 체코 프라하에서 보냈던 며칠간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오래된 거리를 산책하며 마신 맥주 한 잔, 화려하지 않은 조그만 녹음실, 할머니가 에스프레소와 쿠키를 팔던 수수한 카페. “멤버들과 함께 보낸 시간들이 자연히 음악에도 반영되는 것 같아요. 녹음할 때도 그 흔한 갈등 한 번 없거든요. 서로 욕심을 부리다 부딪히는 일은 상상도 못 하죠. 그렇게 평소에는 오랜 친구들처럼 편하게 지내다가, 무대 위에 함께 서서 많은 분들의 환호성을 듣는 경험을 하고. 어떤 친구와 이런 추억을 쌓을 수 있겠어요.” 마냥 털털해보이는 그이지만 포르테 디 콰트로의 음악에 대해서 말할 때만큼은 단호해진다. “포르테 디 콰트로만의 색을 분명히 지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한국의 ‘일 디보’를 만들겠다 취지의 프로그램에서 탄생한 만큼 클래식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 또한. “사실 저희는 어떤 장르든 자신 있어요. 심지어 랩마저도요(웃음). 아마 경계를 한정 짓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한다면 더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겠죠. 그렇지만 1기 우승팀으로서 우리의 색을 지키는 것이 곧 후배들이 활동해나갈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주는 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선’을 지키는 게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그의 책임감은 비단 후배들뿐 아니라 함께 프로그램에서 경쟁했던 동료 출연자들을 향해 있다. “정말 매력 넘치고 실력도 좋은 친구인데도 방송 후에 마땅한 무대를 찾지 못해 활동을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아마 그들에게 매력을 느꼈던 시청자분들이 저희에게 애정을 보내주시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저희가 활동할 수 있는 것 역시 그 친구들의 노력이고 도움인 거죠.” 그의 ‘천천히, 오래, 조화롭게’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이겨내야 할 한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가사부터 곡까지 저희 손으로 만들어낸 앨범을 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이 창작의 과정이 쉽지 않다면 한계를 느낄 수도 있겠죠.” 금세 예의 밝은 미소로, 더 없는 낙관주의자로 돌아온 그가 덧붙였다. “그런데 저희, 잘 안 될 리가 있을까요?(웃음)” editor 김은아
어쩌면 운명
- 손태진
다른 사람이 인정하기 전 스스로에 대해 확신을 갖기란 퍽 어려운 일이다. 베이스 파트의 손태진도 그랬다. 자신의 목소리에 줏대가 없었다. 우리는 대개 천장을 뚫고 나갈 것 같은 고음과 화려한 기교를 들으며 갈채와 환호를 보내곤 하니까. “우리 팀이 우승한 건 여전히 꿈만 같은 일이지만 개인적으로 화음의 가장 밑바닥 소리를 알아봐주셔서 감사했어요. 낮은 음이 주는 매력과 감동에 동참해주신 덕분에 제 목소리에 확신이 생겼죠.” 나아가 지난 3년간 포르테 디 콰트로의 왕성한 활동은 목소리에 대한 확신을 ‘성숙’으로 다듬고 있었다. 틈틈이 자신의 목소리를 ‘저작권화’하는 작업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무대가 선생이다’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무대 울렁증이 심해서 심리적인 상태에 따라 몸과 목이 다르게 반응했었는데 지금은 기복도 심하지 않고요. 무엇보다 노래와 춤, 말주변 같은 여유와 경험은 둘째치고, 근본적으로 놓치면 안 되는 것들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진정성없게 부르면 바로 티 난다는 걸 깨달았다고 할까요. 가정을 꾸려서 아이를 키우기 전까지 부모의 심정을 모르는 것처럼, 무대에 올라와 보니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 증폭됨을 느낍니다. 그래서 더욱 신중하게 되고요.”
그래서일까. 공연을 위해 전국을 몇 바퀴 돌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 그는 <팬텀싱어>의 1차 결승전을 꼽았다. 포르테 디 콰트로가 처음 만들어진 뒤 5백 명의 관객 앞에 섰던 그 떨리고 설렜던 무대. “내 목소리를 듣고 싶어 달려온 이들을 만족시켰을 때의 눈빛과 행복에 가득한 표정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요. 관객은 저희를 통해 기쁨을 얻고, 저는 고군분투한 시간을 한번에 돌려받는 느낌… 그야말로 충격이었습니다.”
이 땅의 많은 성악가들이 교회 성가대 출신이듯, 목청도 좋고 음정도 좋았던 손태진 역시 교회에서 노래를 불렀다. 음악은 언제나 그의 옆에 있었지만 음감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탤런트인지 모르는 상태로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러다가 대학 입시를 앞두고 성악을 시작하게 됐다. 클래식 음악은 소위 천재들만 하는 건 줄 알았는데, 가곡도 몇 개 모르는 상태에서 짧은 시간 겨우 준비해서 성악과에 들어갔다. “클래식 음악에 푹 빠져 있으면서도 뭔가 허전했어요. 오래 전 누군가에 의해 작곡됐고 시가 붙여진 곡을 지금 내가 여기서 부르고 있다는 것, 음표 하나 쉼표 하나 허투루 넘기지 않으면서 남의 음악을 내 목소리로 한다는 사실이 뭐랄까, 아쉽게 느껴졌죠. 그러다가 군대에 가서 이런저런 노래를 부르게 됐어요. 하루는 ‘최진사댁 셋째 딸’을 부르는데 신기하게도 사람들의 피드백이 너무 좋은 거에요. 어렵지 않으면서 성악만의 힘과 에너지가 살아있으니까. 클래식을 쉽게 풀어냈을 때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충족감에 희열을 느꼈어요.”
이쯤이면 <팬텀싱어>는 손태진에게 운명이고 필연이었을지 모르겠다. 노래를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한데 성악이 결코 어렵지 않다는 걸 대중에게 끊임없이 증명하고 있으니까. 그는 포르테 디 콰르토가 결성 이후 단 한번도 언성을 높이거나 의견의 불일치가 없었던 것도 4명 모두 그저 감사하고 간절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공연, 녹음, 연습을 반복하며 정신 없이 달려온 3년이지만 저희는 늘 얘기해요. 튀지 않게 오~래 가자고요. 음악하는 사람은 끝내 고독할 수밖에 없다고 해도 들어줄 사람이 없으면 더욱 외롭지 않나요. 이제는 부담감도 생기고 말과 행동 모두 조심스럽지만 저희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는 팬들을 위해서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고 싶어요. 아마 저는 <팬텀싱어 1>에서 떨어졌다면 2, 3에 계속 나갔을 거에요. 공교롭게도 오늘이 <팬텀싱어 3>의 첫 녹화날인데, 지금 제가 여기 없었다면 아마 녹화장에서 잔뜩 떨고 있지 않을까요.(웃음) 앞으로도 초대 우승팀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끝까지 첫 마음을 잃지 않지 않겠습니다.” editor 이민정
찬란하게 성장 중
- 이벼리
포르테 디 콰트로의 막내 이벼리는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면 시인이 됐을 것 같다. 질문을 듣고 상대가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뜸을 들이다 내뱉는 언어들은 하나같이 아름다운 비유가 되어 날아왔으니까. 가령 이런 것이다. ‘포디콰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라는 다소 건조한 물음에 그는 ‘나무’라는 단어를 꺼냈다. “여기 정말 멋진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어요. 태진이 형이 뿌리라고 하면 제가 줄기, 현수 형은 가지, 훈정이 형은 잎사귀에요. 저희는 그저 자기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걸 했을 뿐인데, 합쳐졌을 때 ‘아름드리 나무’라는 객체가 되는 거에요. 이때 뿜어져 나오는 하모니와 시너지가 저는 너무 좋아요.” 지난 겨울 발매된 3집 앨범에 대해 물었을 때도 그의 표현은 신선했다. “클래식과 팝을 아우르는 1집과 2집의 스펙트럼은 넓었어요. 3집에도 팝과 민요가 있긴 하나, 포르테 디 콰르토에 온전히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컸죠. 물을 뿜는 분무기로 비유해 볼까요. 앞선 작업들이 손잡이를 눌렀을 때 스프레이처럼 넓게 분사된다면 3집은 분무기의 입구를 살짝 돌렸을 때 나오는 물처럼 하나로 모아 강하게 모아 쏘는 것과 같아요. 똑같이 눌러 같은 양의 물이 분사되는 건데, 넓게 흩뿌려지는 것과 레이저처럼 나갈 때의 느낌은 엄격히 다르잖아요.”
예상대로 그는 생각하기, 걷기, 책 읽기를 즐겨 한다. 일정이 없을 때는 집에서 책을 읽거나 가벼운 게임을 하고, 머릿속에 추상적인 이미지들이 뒤죽박죽 생길 때면 무작정 나와 정처 없이 걷는다. 걷다 보면 어느새 말끔하게 정리되곤 한다고. 과묵하다 못해 화난 것 같은 표정 때문에 오해도 많이 샀지만 그는 포르테 디 콰트로 생활을 통해 낯가림이 줄었고 성격이 밝아졌으며 상대를 편하게 해주는 방법도 배웠다. “지난 3년 동안 형들의 보살핌을 받았는데 이제는 돌려드려야 해요. 제가 ‘포디콰’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웃음) 혹시 지금 제가 화난 것 같나요? 저 오늘 기분 아주 좋습니다!” 음악적인 변화도 그는 고백처럼 얘기한다. “일년 전, 그러니까 2.5집 앨범을 낸 뒤 한창 활동하고 있던 겨울이었어요. 이 팀에서 저는 고음을 맡고 있는데 어느 날부턴가 목소리가 부서지는 거에요. 이대로 계속 하면 망하겠구나 싶어서 교정을 받기 시작했어요. 그 전까지 저는 레슨 한 번 받아본 적이 없었거든요. 혼자 다 알아서 했죠. 그게 장점도 있지만 큰 단점이라는 걸 자각했어요. 지금은 다행히 8시간 노래해도 목이 아프지 않은 발성법을 따르고 있어요. 대신 그 전에 지녔던 제 스타일을 90% 버렸죠. 선생님도 놀라셨어요. 대개는 교정을 하되 자기 스타일을 버리기 어려워한다면서요. 저는 그냥 똥처럼 버렸어요.” 그는 자신의 고집을 밀어부치는 대신 현명하게도, 이 팀에서 완성시켜야 하는 소리와 완성시켰을 때 빛나는 소리를 먼저 생각했다. 자신의 스타일을 버리는 게 두려운 대신 누구도 자신에게 “네 목소리 이상해”라고 말하지 않은 형들이 한없이 고마웠을 뿐이었다. 나를 존중하고 나를 믿어주고 기다려준 그들이.
음악은 여전히 신비로운 분야라 무대에 서기 전에는 엄청난 강박이 짓누르곤 하지만 스스로를 끊임없이 살피게 되고 노력하게 되니 오히려 좋은 에너지원이 되기도 한다. 요즘은 ‘자아성찰’이라는 꽤 거창한 음악적 고민도 하게 되고 말이다. 음악 자체에 대한 발전과 완성도는 물론 그 안에 메시지를 담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고민. 콜드 플레이의 픽스 유(Pix You)처럼, 마이클 잭슨의 힐 더 월드(Heal the World)처럼.
“놀랍게도 포르테 디 콰트로는 아직까지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어요. 저희가 노래를 잘해서 사랑 받는 게 아니에요. 그랬다면 이 사랑은 조건적인 사랑이고 금세 사라져버릴 사랑이겠죠. 스타와 팬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어요. 그럼에도 계속 응원하고 서포트해주시는 건 우리의 존재 자체를 사랑해주시는 덕분일 거에요. 저희는 지금의 모습 그대로, 따뜻하고 젠틀한 아저씨가 되어서도 계속 노래를 부를 테니 지켜봐 주세요.” editor 이민정
★가장 빠르게 공연 소식을 만나는 방법★
시어터플러스 네이버 포스트와 SNS를 팔로잉하세요!
네이버 포스트 상단 +팔로우 버튼 클릭!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heatreplus.official/
트위터 https://twitter.com/theatreplus_twt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theatreplus.official/
*기사의 저작권은 '시어터플러스'가 소유하고 있으며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무단 편집 및 재배포 하실 수 없습니다. 해당 기사 스크랩 시, 반드시 출처(theatreplus.co.kr)를 기재하시기 바랍니다.
이를 어기는 경우에는 민·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