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나는 희극" 점심대접한다며 위안부 할머니들 참여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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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6.07.26. 오후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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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 "재단 발족식 참여 유도"하며 "할머니들 기만"
"점심대접하겠다"
"돈이 나오니 받으러 오라"
"다른 할머니들도 다 오는데 안 나오느냐"

위안부 할머니들이 정부주도 위안부 피해자 지원재단 발족식에 참여를 유도당했다며 정부를 강하게 질책했다 / 출처=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오는 28일로 예정된 정부 주도의 위안부 피해자 지원재단 발족식에 참여하도록 유도당했다고 주장했다.

위안부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정부 부처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두고 “눈물 나는 희극”이라며 ‘할머니들을 기만’한 정부를 강하게 비판함과 동시에 정부 주도의 지원재단에 반대의사도 다시금 밝혔다.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나눔의 집 등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양국 정부가 맺은 굴욕적인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원천 무효로 하고 ‘화해·치유재단’ 설립 진행을 즉각 중단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다수의 피해자 할머니들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가 점심 대접을 하겠다며 할머니들에게 연락해왔고 ‘다른 할머니들도 다 오는데 안 나오느냐’·‘돈이 나오니 받으러 오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실제로는 28일 화해·치유재단 발족식에 참석하게끔 할머니들을 기만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외교부와 여성가족부가 모두 모르는 일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데 이는 ‘눈물 나는 희극’이다”라고 비꼬았다.

이어 “한국 정부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서 손을 떼겠다는 심산이 아니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당신들은 어디 정부냐’고 또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옥선·이용수·김복동·김원옥 할머니가 참여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나에게는 4명이나 전화를 했다”며 “20년을 넘게 버텨왔는데 전화로 우리를 꾄다고 넘어가겠나”고 말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우리는 위로금 10억엔이 아니라 100억엔을 줘도 필요없다”며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우리가 한 짓이니까 잘못했다. 용서해 달라’라고 사죄해 우리들의 명예를 회복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이날 지원재단 출범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이 지원재단을 설립하면 일본 정부가 10억엔을 출연키로 한 12·28 합의를 맺은 바 있다. 그러나 합의 이후 소녀상 철거나 위안부 동원 강제성 인정 등과 관련한 일본 측 태도에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이 잇따르며 국내에서는 12·28 합의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효정 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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