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대 전파진흥원 투자 받아 낸 '옵티머스 로비스트' 정영제 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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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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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착수 후 도주했다가 25일 지방 펜션서 체포
검찰, 옵티머스 초기 금융권 로비 등 규명 방침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 27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
수천억원대 피해를 남긴 환매 중단 사태를 야기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 모습. 서재훈 기자


검찰의 수사 착수 무렵 도주했던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의 핵심 로비스트 중 한 명인 정영제(57)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가 잠적 5개월여 만에 검거됐다. 검찰은 정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그가 옵티머스 초기 자본을 끌어모은 구체적인 과정을 파악하고, 금융당국 및 금융권 관계자들에 대한 로비 의혹을 규명할 방침이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형사부(부장 원지애)는 전날 오전 8시30분쯤 지방의 한 펜션에서 검거한 뒤, 법원에서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정 전 대표는 옵티머스 수사 초기부터 김재현(50ㆍ구속기소) 옵티머스 대표 등과 범행을 공모한 핵심 당사자로 지목됐지만, 그 당시엔 이미 잠적한 상태라 그동안 소재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서울중앙지검은 강력범죄형사부 수사관 등으로 전담 검거팀을 꾸려 그의 행방을 추적해 왔다.

옵티머스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사기방조,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정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전 대표는 옵티머스가 2017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으로부터 1,06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이끌어내는 김 대표 등과 범행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그가 "전파진흥원 관계자 등에게 투자 유치 로비를 하겠다"는 명목으로 옵티머스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아낸 다음 이를 가로챈 혐의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대표는 옵티머스 운영 초기에 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 투자 결정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는 등 옵티머스 측 핵심 로비스트로 활동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 대표도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옵티머스 부실이 커지던 시기, NH투자증권을 (펀드 판매사로) 연결해 준 인물은 정 전 대표”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대표는 전파진흥원 투자 외에도, 금융권을 상대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옵티머스 사업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전ㆍ현직 옵티머스 관계자들의 공통된 진술이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 착수 이후 잠적에 들어갔고, 그 결과 옵티머스 펀드 불법 운영 및 금융권 및 관계 로비 의혹 등에 대한 수사의 맥이 끊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검찰은 정 전 대표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그를 상대로 옵티머스가 전파진흥원의 거액 투자를 이끌어낸 과정의 구체적인 사실 관계 등을 확인하고 금융권 등에 불법 로비를 벌였는지 등을 캐물을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영장에 청구한 범죄사실 외에, 또 다른 여죄가 더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7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 최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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