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벤처대부' 이민화 떠나고…남겨진 몫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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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05. 오전 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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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처업계 큰별'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3일 오전 별세
-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빈소, 6일 발인 후 에덴추모공원에 영면
-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첫날 빈소 찾아
- "아직 할일 많은데 너무 빨리 떠나, 벤처업계 손실 크다" 한목소리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영정사진 (출처=벤처대부, 이민화의 벤처에세이)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벤처업계 큰 별이 졌습니다.”(남민우 다산네트웍스(039560) 회장)

“(이민화 회장의 별세는) 벤처업계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입니다.”(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036930) 회장)

3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 마련한 고(故)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빈소. 우리나라 ‘벤처업계 대부’를 갑작스레 떠나보낸 벤처기업인들의 표정에선 비통함이 느껴졌다. 평소 등산을 하며 건강을 유지했던 이민화 회장. 지난 7월 말 낙산해수욕장 등에서 여름휴가를 마친 그는 하루 전만 해도 대전 카이스트에서 ‘4차산업혁명’을 주제로 학생들에 강의를 하고 서울로 올라온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병이었던 부정맥에 의해 결국 이날 아침에 깨어나지 못한 채 영원히 잠들었다.

장례식장엔 빈소가 차려진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크루셜텍(114120) 대표)을 비롯해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 구관영 에이스테크(088800)놀로지 회장,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정준 쏠리드(050890) 회장,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등 우리나라 벤처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함께 했다. 한정화 한양대 교수(전 중소기업청장)와 임태희 전 노동부 장관,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 등 정계와 학계 인사들도 빈소를 찾았다.

페이스북을 통해 가장 먼저 이민화 회장 비보를 벤처업계에 알린 남민우 회장은 “이 회장이 아직 할 일이 많은데 너무 빨리 떠나서 벤처업계 손실이 너무나 크다”며 “남은 벤처기업인들이 이 회장 뜻을 받들어 벤처업계 발전을 위해 몇배 열심히 뛰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회장과 함께 1995년 벤처기업협회 창립멤버로 참여한 조현정 회장은 “비보를 전해 들었을 때 놀라기보다 황당했다. 아직도 그가 떠났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과거 이 회장과 함께 협회를 일구던 당시를 떠올리며 “이 회장과 함께 3가지를 실천하고자 협회를 만들었다. 첫째는 벤처기업은 ‘패스트펄로워’가 아닌 ‘퍼스트무버’가 돼야 한다. 둘째는 벤처기업을 위한 금융은 융자가 아닌 투자가 돼야 한다. 셋째가 벤처기업 직원은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실천한 대표적인 것이 벤처기업 자금 조달을 위해 출범한 코스닥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안건준 회장 역시 이 회장을 회고하며 “이 회장은 ‘과거의 명성’이 아닌, 늘 벤처기업인들 곁에서 함께 했던 ‘현존하는 큰 별’이었다”며 “벤처기업협회를 비롯해 벤처와 연관한 모든 협·단체가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고 말했다. 최근 이 회장과 나눈 이야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회장은 4차산업시대에 걸 맞는 벤처생태계에 대해 늘 고민했다. 이를 위해 데이터 활용 등에 있어 정부가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이 1985년 창업한 의료기기 업체 메디슨(현 삼성메디슨) 직원 출신 기업인들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 김진태 유투바이오 대표는 “이 회장은 나에게 있어 스승이었다. 늘 기업가정신을 강조하고 직원들의 창업을 독려했다”고 말했다. 김진태 대표는 메디슨 직원이었던 1992년 당시 사내벤처인 유비케어를 창업했다. 유비케어는 병의원용 전자차트 분야에 주력하면서 창업 5년 만에 코스닥에 입성했다. 김 대표는 이후 2009년 체외진단 검사업체 유투바이오를 창업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한편, 이 회장 장례식은 유족과의 협의를 통해 벤처기업협회 장으로 진행한다. 안건준 회장과 황철주 회장, 남민우 회장 등 10여명이 공동 장례위원장이다. 발인은 6일 오전에 예정한다. 장지는 에덴추모공원이다.

강경래 (but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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