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꿰찬 박성훈 … “경선 최대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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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3.05. 오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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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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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신인’ 불구 이언주 제쳐
단일화 제안 뿌리친 소신 돌풍
“선대위 합류해 미력 보태겠다”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부산일보DB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국민의힘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내 경선에서 '보수 여전사'로서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이언주 전 의원을 누르고 최종 2위에 오르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그가 '정치 신인'으로서 낮은 인지도와 조직세와 50일 간의 짧은 선거운동 일정에도 불구하고, 쟁쟁한 국회의원 출신 당내 경쟁자들을 꺾는 놀라운 저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번 국민의힘 경선 최대 승자는 박성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부산시장 보궐선거 최종 후보자를 발표했다

박성훈 전 부시장은 지난 2~3일 100% 일반 시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경선투표 결과 28.63%의 최종 득표율을 기록해 박형준 동아대 교수(54.40%)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경선 내내 각종 여론조사의 '국민의힘 부산시장 적합도'에서 줄곧 2위 자리를 내주지 않던 이언주 전 의원은 최종 투표에서는 21.54%의 득표율로 박 전 부시장에 밀려 3위에 그쳤다.

박 전 부시장과 이 전 의원은 각각 10%의 신인·여성 가산점을 받았다.

지난 1월 박 전 부시장이 공직을 던지고 부산시장 선거에 뛰어들 때만 해도 그가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젊은 경제 전문가'라는 참신한 이미지에다 당내 계파 갈등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 '다크호스'로 부각되긴 했지만, 정치 경험이 전무한데다, 인지도와 조직세도 약해 '정치 정글'에서 과연 버틸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다.

이 때문에 그가 '정치 신인'이라는 인센티브에 힘입어 신인트랙을 적용 받아 4명의 후보가 오르는 본경선에 진출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경선 일정이 진행될 수록 독주가도를 달리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에 지지세가 쏠리는 '밴드웨건' 효과가 강화되는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선거 운동이 극도의 제한을 받는 다는 점도 낮은 인지도가 아킬레스인 그를 옭아매는 난관이었다.

박 전 부시장은 당 예비경선을 3위로 자력 통과하는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지만, 본경선에서 이언주-박민식 후보간 단일화라는 '돌발 변수'를 맞닥뜨리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선판이 한층 험난해지기도 했다.

'강한 경제 시장'을 내세운 그가 시장이 되면 1년 내 영도와 기장에 삼성 계열사 3개 사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것도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당 안팎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출마 선언에서 "낡은 여의도 문법을 버리겠다"며 정치의 세대교체를 앞세운 그는 '정치공학적 단일화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소신을 지키며 이언주 전 의원의 단일화 제안을 뿌리치고 경선을 완주했다.

그는 결국 박민식 전 의원과의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한 이언주 전 의원을 누르고 당내 경선에서 최종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박 전 부시장이 출마를 결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박수영(남갑) 국민의힘 의원도 물밑 지원을 통해 그의 선전에 힘을 보탰다.

그는 신인 정치인으로서 소신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대이변에 가까운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촉망 받는 정치인으로서 차기를 도모할 동력을 얻게 됐다.

박 전 부시장은 이날 당내 경선 최종 결과에 대해 "부산 시민의 선택을 존중하고 결과를 수용한다"며 "부산 경제와 부산 시민의 삶을 위한 박성훈의 새로운 길을 결코 뒤돌아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출마선언 이후 50일간 부산 시민만 바라보고 부산 경제를 살리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며 "결과에 대한 모든 아쉬움과 후회는 박성훈 개인의 부족함 때문일 뿐이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과가 경제 중심의 새 정치를 열망하는 부산 시민들의 멈춤이 아니라 또 다른 전진을 위한 잠시 동안의 숨고르기가 될 수 있도록 절대 좌절하지 않고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겠다"며 "절망적인 부산 경제, 부산 시민의 삶이 다시 한 번 힘차게 부산갈매기처럼 날아오를 수 있도록 언제나 부산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이언주 전 의원은 이번 경선 패배로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전국적 인지도와 강성 보수층의 확고한 지지를 바탕으로 ‘보수 여전사’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상징적인 인물이었으나 총선에 이어 경선 패배까지 두 차례의 연이은 패배로 지역에서의 활동 영역은 더욱 좁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태우·이은철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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