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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듀48’ 연습생 고유진 “‘루머’ 공연 보면서 많이 울었죠” [인터뷰]

오디션 프로그램 Mnet <프로듀스48(이하 <프듀48>)>은 걸그룹 결성으로 막을 내렸다. 최종 선발자 12명은 글로벌 걸그룹 ‘아이즈원’의 일원으로 활약이 시작된다. 그들의 반짝이는 모습이 공개될 때마다 무대 뒤로 퇴장한 84명 연습생의 근황이 궁금해진다.

<프듀48>이라는 숨막히는 경쟁에서 탈락했지만 84명의 소녀들도 각자의 삶 속 주인공이 분명하다. ‘굿 퍼포머’로 안무가 배윤정에게 극찬을 받았던 31등 탈락자 고유진이 그랬다. 그는 <프듀48>은 가슴 속 추억으로 담고 자신의 꿈을 향해 쉼없이 달리고 있다.

블록베리 크리에이티브 연습생 고유진. 사진 이경섭 작가
“고유진의 ‘루머’를 보고 싶었다”. <프듀48>의 애시청자라면 누구나 해봤을 생각이다. ‘경연곡 루머는 고유진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으며 대중들은 그의 무대에 대한 기대를 한껏 드높였다. 그러나 경연 무대 직전 고유진은 31등으로 중간 탈락하고 말았다. 그는 다른 연습생들의 루머 무대를 밑에서 봐야했다.

“루머 무대 세트가 들어오는 것을 보는 순간부터 너무 슬펐어요. 결국 선발자들의 무대를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30등만 했어도 내가 저 무대에 있었을 텐데’라고 생각하니 너무 아쉽더라구요. 원래 남을 부러워하는 성격이 아닌데 그때는 정말 부럽고, 정말 하고 싶더라구요.”

<프듀48>의 일부 탈락 연습생들은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정신적 후폭풍을 겪었다. 고유진은 공허함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다른 일에 몰두하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끝나자마자 제가 해야 할 것을 찾았어요. 올해 절반을 넘게 <프듀48>에 올인했는데 떨어지고 나니 상실감이 크더라구요. 그렇다고 그 감정에 안주할 수 없는 게 제가 올해 대학 입시를 준비하거든요. 바로 연기 학원을 등록했어요. 연극영화과 입학을 목표로 연기 개인레슨을 받고 있어요.”

완벽한 안무와 수준급 랩, 보컬 실력을 보여준 고유진의 꿈은 컸다.

“제 꿈은 가수를 넘어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는 거예요. 노래와 춤도 계속 레슨을 받고 있지만 연기도 꼭 공부하고 싶어요.”

블록베리 크리에이티브 연습생 고유진. 사진 이경섭 작가
<프듀48> 방송 내내 백발에 가까운 긴 머리, 빨간 립스틱으로 고유진은 ‘걸 크러시’ 이미지를 고수했다. 여성 팬들에게는 크게 어필했지만 남성 팬들의 결집은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무대 뒤 비하인드 영상에 나온 화장끼 없는 얼굴과 질끈 묶은 머리에 ‘고유진이 저렇게 청순했어?’라며 남성 팬들은 때늦은 반응은 보였다.

“화장을 조금만 해도 진해보이는 얼굴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연습할 때는 화장을 거의 하지 않았더니 그렇게 찍힌 거예요. 저도 그런 반응을 보고 놀랐어요. ‘화장을 덜 할 걸’ 후회가 됐어요. 첫인상이 세고 차가워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실제 성격은 순둥이에 가까워요.”

아이즈원이 되지는 못했지만 <프듀48>은 좋은 동료과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실제로 안무가 배윤정은 방송을 통해 ‘고유진’ 등을 언급하며 “탈락한 친구들 중 안타까운 이들이 있다”라고 소감을 밝힐 정도로 그의 실력을 인정했다.

“떨어지고 나서 우연히 카페 화장실에서 윤정 쌤을 만난 적이 있어요. 그때 ”왜 떨어졌어. 너무 아쉬워“라며 쌤다운 위로를 해주셨어요. ‘그래도 인정 받았구나’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어요. 초연, 은재, 나영 같은 좋은 동료를 만난 것도 큰 수확이에요. 초연이와 은재는 방송 전부터 얼굴만 알고 있는 사이라 친해지기 쉬웠고 나영이는 ‘언니 왜 그렇게 예뻐요?’하면서 다가온 동생이에요. 정말 귀여워요.”

그가 연습생으로 있는 블록베리 크리에이티브는 최근 걸그룹 ‘이달의 소녀’를 론칭했다. 고유진의 팬들은 ‘당분간 걸그룹 결성이 어려운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항간에는 그가 ‘소속사를 나왔다’는 소문도 들렸다.

“방송에서 자기소개를 할 때 실수로 소속사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 이름만 말한 것 때문에 그런 소문이 난 것 같아요. 사실무근이구요. 소속사의 기존 걸그룹 론칭과 상관없이 열심히 하다보면 저에게도 좋은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찾으려 해요. 지금 이 귀중한 시간을 걱정만 하면서 보내고 깊지 않아요. 가장 코 앞에 둔 건 대학 진학이죠.”

<프듀48>이 그의 삶을 바꿔놓을 정도로 큰 계기가 된 건 아니지만 길거리를 지날 때마다 알아보는 이들이 있어 자신감을 얻었다.

“알아봐주시는 것에 감사드려요. 스스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제가 뭔가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머리색을 갈색으로 톤다운할 예정인데요. 그래도 길에서 알아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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