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心 잡아야 실적 잡는다” 기업들 사활 건 빅모델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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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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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시는 BTS, 안마하는 김태희
기업마다 잇따르는 빅모델 기용
경제활동 적극적인 팬덤 덕택에
모델파워가 기업 매출까지 좌우
빌보드 1위 기록을 경신한 BTS와 ‘트로트계의 히어로’ 임영웅, ‘깡 신드롬’에 이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비, ‘역주행 신화’를 쓴 브레이브걸스까지….

대규모 K-팝 무대나 연말 시상식의 출연자리스트가 아니다. 최근 주방, 가전용품 업계에서 내세운 모델들. 한때 B급 코드를 앞세운 이색광고나 입소문·가성비 중심의 마케팅에 밀려 보이지 않았던 ‘빅모델’들이 최근 속속 소환됐다.

청호나이스 모델로 활동중인 가수 임영웅[제공 청호나이스]


청호나이스(대표 오정원·정휘동)는 지난해 4월 임영웅을 모델로 발탁한 이후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에서 ‘임영웅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해 매출은 4187억원으로 전년보다 4.5% 늘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성장폭은 더 컸다. 영업이익은 426억원으로 전년보다 22.8%, 순이익은 37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6.1% 증가했다. 임영웅 효과는 지난 4월 재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이어졌다.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얼음정수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코웨이가 글로벌 모델로 선정한 BTS[코웨이 제공]


코웨이(대표 이해선·서장원)는 지난 3월 초 BTS를 글로벌 모델로 선정했다. BTS가 모델로 참여한 정수기와 매트리스 광고는 유튜브 업로드 17일만에 조회수가 1000만뷰를 넘어서면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지난달 가정용 얼음정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하는 등 실적에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코웨이는 모델 기용이 해외진출 전략과도 잘 맞은 경우다.

지난해부터 코웨이 해외법인 중 성장을 견인한 곳이 미국과 말레이시아인데, 두 곳 모두 BTS의 인기가 독보적. 특히 말레이시아는 BTS가 음원차트 톱3에서 떨어지지 않는 곳이다. 코웨이는 렌탈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2006년 말레이시아에서 시장을 개척해 지난해 정수기 시장점유율 61.1%를 차지했다.

바디프랜드의 매트리스 브랜드에 이어 안마의자까지 모델을 겸하게 된 김태희[바디프랜드 제공]


안마의자도 빅모델 전략이 필수가 됐다. 후발주자로 분류되는 복정제형(대표 이혜성)이 코지마 브랜드 모델로 장윤정을, 휴테크산업(대표 주성진)이 정우성을 모델로 내세웠다. 그러자 바디프랜드(대표 박상현)는 지난해 BTS에 이어 올해 4월부터는 김태희, 비 부부를 모델로 발탁했다. 김태희와 비는 바디프랜드의 매트리스 브랜드 라클라우드 모델로 활동하다 안마의자까지 범위를 넓힌 경우. 바디프랜드는 지난 4월 출시한 신제품 ‘더파라오’에 여자 골프 국가대표 감독 박세리를 따로 모델로 내세우기도 했다.

주방용품 기업 해피콜은 ‘롤린’으로 인기가 뜨거운 브레이브걸스를 모델로 발탁했다.[해피콜 제공]


유명 셰프가 모델로 많이 나왔던 주방용품 분야에는 ‘아이돌 바람’이 뜨겁다. 해피콜(대표 박소연)이 4년 전 곡 ‘롤린’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걸그룹 브레이브걸스를 모델로 낙점하면서 매출 급성장 효과를 보고 있는 것. 해피콜이 지난달 24일 브레이브걸스가 출연한 브랜드 광고영상을 사회관계망(SNS)에 공개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하자 일주일만에 온라인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00% 늘었다. 프로모션을 계기로 해피콜 온라인몰 회원수는 697%나 늘기도 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빅모델에 열중하는 배경에는 팬심(fan心)이 있다. 좋아하는 스타를 위해 적극적으로 팬덤활동에 참여하고, 지갑까지 여는 팬들이 기업의 매출을 좌우할 정도가 된 것. 브레이브걸스 팬들은 ‘꼬북좌’라는 별명이 있는 멤버 유정을 ‘꼬북칩’ 모델로 뽑아달라며 요청글을 수 백건 올리고, 꼬북칩 제조사 오리온의 주식을 앞다퉈 매수하기도 했다. 팬심에 힘입어 유정은 실제 꼬북칩 모델로 발탁됐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이에 대해 “MZ세대는 소비를 공기와 같이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선물도 현금을 선호하는 등 실용적이고 직접적”이라며 “스타에 대해서도 예전에는 선물을 주던 것에서 지금은 ‘내 스타의 주가를 올리겠다’는 실용적인 면을 고려하는 소비로 활동이 바뀌고 있다. 이런 팬덤이 기성세대로 확장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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