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계좌추적” 주장했던 유시민 ‘침묵’…진보 인사도 “거짓말했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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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1.11. 오후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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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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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유시민 “檢, 노무현재단 계좌추적”…내역 조회 시 늦어도 작년 말 통보

유시민, 1년 지났지만 침묵…진중권·김경율 등 진보 진영서도 맹비판

최경환 65억 투자 오보 논란…신라젠 전 경영진 “이철에 말한 적 없다”


“작년(2019년) 11월 말, 12월 초순쯤 대검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계좌를 들여다본 것 같다.”

검찰이 노무현재단 계좌 거래내역을 들여다봤다고 주장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침묵을 두고 진보 진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만약 검찰이 재단 계좌를 들여다봤다면 금융기관에서 통보를 해주게 된 만큼, 유 이사장도 현재 조회 여부를 인지했을 것이란 비판이다. 유 이사장의 침묵은 결국 검찰이 재단 계좌 거래내역을 조회한 적이 없음을 시인한 것이란 지적이다.

◆유시민 “檢, 노무현재단 계좌추적”…조회 시 늦어도 작년 말 통보=11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19년 11월 말, 12월 초순쯤 검찰이 노무현재단 계좌 거래내역을 조회했다고 주장한 유 이사장의 침묵을 두고 법조계에선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침묵하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그는 2019년 12월 유튜브를 통해 “검찰이 (11~12월) 노무현재단 은행 계좌를 들여다본 것을 확인했다. 제 개인 계좌도 다 들여다봤을 것으로 짐작한다”며 “내 뒷조사를 한 게 아닌가 싶다. 제 처의 계좌도 다 들여다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조국 수사에 대해 검찰 행위를 비판해 왔다”며 “검찰을 비판하는 개인에 대해 불법적 사찰을 하고 검찰이 이래도 되는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의 주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7월 24일 검찰의 ‘채널A 사건’ 수사심의위원회 당일 오전에도 MBC 라디오를 통해 “한동훈 검사가 있던 (대검)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사실이 아니다”란 검찰의 반박엔 되레 “억울하다면 사실을 확인해 나를 혼내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상황이 변했다. 수사기관에서 개인·단체의 계좌 거래내역을 조회했다면 금융기관은 늦어도 조회 시점으로부터 1년 내엔 당사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기본 6개월에 규정상 통보를 유예할 경우 6개월이 더 연장돼 최대 1년 내에 의무적으로 통보해야 한다. 유 이사장 주장대로 2019년 11월 말, 12월 초순쯤 검찰이 노무현재단 계좌 거래내역을 조회했다면 아무리 늦어도 1년 후인 지난해 12월엔 통보가 이뤄진다.

◆유시민, 1년 지났지만 침묵 유지…진보 진영 “거짓말 했나” 비판=현재 유 이사장은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난달 25일 유튜브에서 “강력한 부동산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방송을 했지만, 정작 모두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검찰의 재단 계좌 거래내역 조회에 대해선 침묵했다. 이와 관련, 김경률 회계사·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은 유 이사장이 재단 계좌 거래내역 조회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한다. 만약 그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허위 주장을 통해 검찰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흔든 것이란 지적이다. ‘조국흑서’(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공동 저자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지난 1일 SNS를 통해 “한때 명민한 지식인이었던 유시민이 계좌추적에 관해 허위 사실을 퍼뜨리고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한때 그의 팬이었다는 옛정 때문에 그의 사과문을 대신 작성해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경률 회계사는 지난 7일 경제민주주의21 유튜브에서 ‘유시민과 계좌추적’이란 영상을 통해 “유 이사장은 검찰이 노무현재단 계좌를 들여다본 것을 확인했다고 했지만, 1년이 넘은 지금까지 이에 따른 증거를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는다”며 “아주 쉽게 보여줄 수 있는데도 묵묵부답이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교수도 이날 한 언론 기고문을 통해 “그의 말은 검찰이 자신과 노무현재단에 대한 수사로 4·15총선에서 야당의 압승을 이끌어 내 대통령을 탄핵하려 했다는 허황한 음모론의 토대가 되어 주었다”며 “그의 거짓말 때문에 유능한 엘리트 검사는 한직으로 좌천되는 수모를 겪었다. 응답하라 유시민. 금융기관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는가”라고 지적했다.

◆최경환 65억 투자 오보였나?…신라젠 전 경영진 “이철에게 말한 적 없다”=MBC가 채널A 사건과 함께 보도한 ‘최경환 전 부총리의 신라젠 65억 투자’ 의혹도 허위 가능성이 커졌다. 해당 의혹을 보도한 MBC 기자는 지난달 23일 MBC ‘시선집중’ 라디오에 출연해 “12월 21일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검찰이) 불러 조사했다”며 “‘검언유착’ 의혹 보도를 하면서 신라젠과 관련해 ‘최경환 전 부총리 측에서 오히려 차명으로 돈을 투자했다’란 보도를 함께 했었다. 최 전 부총리 쪽이 명예훼손으로 (MBC를) 고소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이철 대표가 이야기했던 것은 ‘내가 (신라젠에) 돈을 투자하려고 했는데 최 전 부총리 쪽에서 돈이 들어온 걸 신라젠 경영진들한테 들었다. 그래서 내가 돈을 투자를 많이 못했다’란 내용이었는데, 그제 (검찰) 조사에서 신라젠 전 경영진을 불러서 (이철과) 대질을 했다고 한다”며 “신라젠 전 경영진은 ‘난 (이철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래서 이철 측 변호인은 ‘(검찰이 이철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할 것 같다’. (검찰이) 명예훼손 혐의로 (이철을) 기소한다고 하면 그 보도를 한 MBC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했다.

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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