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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니언, 이런 북극곰 같은 여우를 봤나

입력2020.07.18. 오전 12:38
수정2020.07.18. 오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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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원 게이밍 ‘캐니언’ 김건부는 곰처럼 푸근한 인상으로 여우처럼 게임한다.

담원은 17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정규 시즌 2라운드 첫 경기에서 아프리카 프릭스를 세트스코어 2대 0으로 이겼다. 8승2패(세트득실 +14)를 기록한 담원은 단독 2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2세트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상대 바텀을 쉴 새 없이 맹폭한 라이너들이었지만, 그들을 위해 판을 깔아준 김건부의 활약 또한 대단했다. 경기 후 김건부에게 질문한 것을 토대로 그의 초반 게임 설계를 복기했다.

상상 속의 올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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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직후의 장면이다. 김건부(올라프)는 블루 스타트를, ‘스피릿’ 이다윤(트런들)은 레드 스타트를 했다. ‘클템’ 이현우 해설이 설명했듯 이 판의 전략적 요충지인 바텀에 힘을 주기 위한 동선 선택으로 풀이된다. 김건부는 블루 버프, 두꺼비, 늑대 순으로 사냥한 뒤 아래쪽 정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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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부가 위쪽 캠프를 비우는 동안 이다윤은 자신들의 레드 버프만 사냥한 뒤 담원 레드 버프로 뛰었다. 그리고 이 사실은 ‘베릴’ 조건희(오공)가 라인전 시작 전 미리 설치해둔 노란 와드를 통해 김건부의 귀에도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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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윤은 담원의 칼날부리 옆에 노란 와드를 설치한 뒤 레드 버프를 카정했다. 상대 정글러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한편 김건부는 자신의 레드 버프를 빼먹은 뒤 빠져나가는 이다윤이 장신구로 빨간 렌즈가 아닌 노란 와드를 들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김건부는 이다윤이 칼날부리에 와드를 설치하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다윤이 노란 와드를 들고 있다는 점, 칼날부리 쪽에 들렀다가 레드 버프로 향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그가 칼날부리에 와드를 설치했을 것이라 확신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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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부가 트릭쇼를 시작했다. 칼날부리를 사냥 중인 김건부를 향해 무수히 찍히는 아프리카의 핑(왼쪽 사진). 김건부가 칼날부리 캠프를 비운 뒤 아래로 내려가는 움직임을 취하자 다시 한번 핑이 연달아 찍힌다(오른쪽 사진).

당시 아프리카의 팀 보이스를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아마 “올라프 내려간다” “올라프 돌거북 먹는다” 등의 얘기가 나오지 않았을까? 그러나 김건부가 아래쪽으로 움직인 건 전부 상대를 의식한 연기였다. 그는 그대로 미드 2차 포탑 뒤로 빙 돌아가 아프리카 칼날부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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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바텀 듀오는 혹시나 모를 김건부의 갱킹에 대비하기 위해 바텀 삼거리에 와드를 설치했다. 이다윤이 역갱도 봐주는 듯하다. 아프리카가 상상 속의 올라프를 경계하는 동안 김건부는 아프리카 칼날부리를 야무지게 먹고, 위쪽 바위게를 사냥했다.

올라프가 왜 거기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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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어지는 바위게 사냥 직후의 장면이다. ‘기인’ 김기인(라이즈)이 라인을 푸시한 뒤 갱킹 방지용 와드를 설치하다가 김건부와 마주쳤다. 와드 설치가 조금만 늦었어도 킬을 내줄 뻔했다.

그런데 여기서 김기인의 와드 위치를 확인한 김건부가 다시 한번 트릭쇼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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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부는 자신의 위치를 일부러 노출시켜 아프리카에 ‘나 아래로 내려가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오른쪽 미니맵을 보면 아프리카가 퇴각 핑을 찍은 걸 볼 수 있다. 그러나 김건부는 다시 탑쪽으로 회전했고, 내셔 남작 둥지에 딱 달라붙어 탑 삼거리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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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프가 비전이동이라도 썼나?’

당황한 라이즈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어떻게 이런 갱킹이 가능했을까?

김건부는 김기인이 와드를 박은 위치를 보고 이 갱킹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저 위치에 와드를 하면 벽에 붙어 탑으로 올라오는 정글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탑라이너들이 흔히 하는 실수”라고 귀띔했다. 탑라이너 독자 여러분은 미니언 하나를 포기하더라도 더 아래쪽에 와드를 하는 게 좋겠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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