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뒤 ‘변이 감염’ 이스라엘 접종자들…백신 맞고 여행 꿈 ‘흐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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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04. 오후 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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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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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칠레 변이 감염 확인…전문가들 “접종자도 변이 감염 조심해야”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인도 교민들이 1터미널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노쇼’(예약부도) 백신을 접종하면 올여름 외국여행을 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이 출국했다가 귀국할 때 2주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조처가 5일부터 시행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여행 자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에선 접종자가 외국여행을 다녀온 뒤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례가 잇따라 나왔다. 전문가들은 접종 완료자도 여전히 변이 바이러스 감염 등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스라엘 언론 <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The Times Of Israel)은 자국 보건부가 최근 접종 뒤 외국여행을 다녀온 이들에게서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 2건, 칠레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 1건을 확인했다고 지난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들이 어느 나라로부터 입국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에서 브라질과 칠레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사례에 비춰 볼 때 백신 접종을 마치면 바이러스에서 해방될 것이란 기대는 섣부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자가격리 면제 혜택을 주기로 한 ‘접종 완료자’란 국내에서 허가받은 백신을 접종한 뒤 2주가 지나 면역이 형성됐다고 보는 사례에 해당된다. 다만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나와야 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 유행국 입국자는 이런 면제 조처에서 제외된다.

앞으로 세계에서 변이 바이러스 유행국이 점차 늘어난다면 접종률이 높아져도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여행은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세계적으로 예방접종률이 높아짐과 동시에, 자국 내에서 여행은 보다 자유로워지고 국외여행에도 일정한 자유 부여를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완벽하게 결정내린 것이 없다”며 “(향후 방침은) 우리나라와 다른 세계 상황을 보고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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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백신만 접종하면 끝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백신만 접종하면 끝’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백신을 접종해도 여전히 마스크나 방역수칙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100% 예방효과를 보이는 백신은 없고, 두 번을 맞는다고 해도 면역이 항구적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항체 값이 떨어지기 때문에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명돈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접종 뒤 시간 경과에 따른 면역력 감소와 면역 회피 변이 바이러스 출현 등을 이유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를 근절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전 세계에서 접종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모더나와 얀센 등의 백신은 코로나19 초기 중국 우한에서 유행한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전파력과 치명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남아공, 브라질 변이는 전파력뿐 아니라,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이 영국 변이보다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는 영국, 남아공, 브라질 변이를 포함해 인도 변이 등 모두 10종의 변이 바이러스를 주시하고 있다.

다만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백신 접종 뒤엔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하더라도 중증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줄어들게 된다”며 “또 변이 바이러스에 효능이 있는 ‘업데이트’ 백신이 만들어진다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자유로운 외국여행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앞서 백신 개발 제약사인 모더나가 인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백신의 도입에 대해선 다방면으로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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