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하반기 공채 안뽑는다…조직개편으로 재도약 '시동'

입력
수정2019.09.16. 오전 11:20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개발자 '전환배치' 우선 · '선택과 집중' 군살빼기 단행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이민우 기자] 국내 1위 게임사인 넥슨이 올해 하반기 공개채용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연초부터 추진됐던 매각이 무산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넥슨의 사업 구조개편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올해 하반기 공개채용을 하지 않고 부서별 특성에 맞춰 수시로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마다 상당수의 공개채용을 실시해온 그간의 행보에 비춰보면 대단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작년 이맘때도 6개 법인이 동시에 공개채용에 돌입하면서 채용시장에 훈풍을 몰고 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공개 채용 때 전년 대비 2배 이상 많은 인력을 뽑은 넥슨이 올해 하반기 공개채용을 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주목할 대목"이라며 "그만큼 넥슨 내부 분위기가 복잡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개발자 '전환배치'가 우선 = 현재 넥슨은 신규 인력 충원보다는 기존 인력의 재배치가 급선무인 상황이다. 넥슨은 올 들어 9개 서비스 게임과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업무가 사라진 개발부서 직원이 200여명에 달했다. 이 중에서 전환 배치가 마무리된 이들은 140명(70%)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60여명은 전환 배치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게다가 추가로 게임 프로젝트를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신규 프로젝트들에 대해 9월 중 선별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회사가 우선 집중해야 할 프로젝트에 대한 신중한 선별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모든 의사결정의 전제이자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프로젝트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추진하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넥슨의 올 하반기 인사정책이 중단된 프로젝트의 인력을 재배치하는 데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원투수' 허민..구조개편 속도 =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의 행보도 주목된다. 형식적으로 허 대표는 넥슨의 외부 고문직을 맡는다. 그럼에도 게임 개발 뿐만 아니라 조직 개편과 운영 등 전 영역에 걸쳐 쇄신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대표가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만큼 단순한 '구원투수'를 넘어 상당한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넥슨 실적은 던전앤파이터 등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던전앤파이터는 허 대표가 네오플 시절 개발한 것으로, 2008년 넥슨이 네오플을 인수한 이후 해매다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던전앤파이터의 누적 매출이 100억달러(약 12조원)를 돌파하기도 했다. 반면 네오플을 제외한 넥슨코리아의 실적은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넥슨코리아는 매출 9468억원, 영업손실 128억원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첫 적자다.

업계에선 허 대표가 넥슨의 군살빼기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험적인 작품들도 다양하게 개발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돈이 되는' 게임에 선택과 집중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8년 간 600억원을 들여 개발하던 '페리아연대기'를 중단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페리아연대기 프로젝트를 진두 지휘하던 정상원 개발총괄 부사장은 넥슨을 떠난다고 했다. 김 대표의 '복심'이자 매각 작업을 주관했던 박지원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사의를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김정주 대표는 넥슨 조직이 다소 비대해졌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성공작 위주로 체질을 개선한 뒤 다시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 신강재강(身强財强) 해야 부자사주라고? 나는?
▶ 경제 감각을 키우고 싶다면? ▶ 재미와 지식이 가득한 '과학을읽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IT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