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원천의 전설

백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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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문학 > 원형 소재관 > 문학자료 > 백두산 설화

• 단편명 : 삼강원천의 전설
• 구술자 : 리용득
• 수집지점 : 미상
• 수집시기 : 미상

옥황상제에게는 딸 셋이 있었는데 장녀는 송화, 차녀는 압록, 막내딸은 도문이라 불렀다. 천하일색인 그녀들은 아침노을처럼 염려하였고 신월처럼 아련하였다. 옥황상제는 딸들이 문밖을 나서지 못하게 하였고 그저 어화원에서 꽃구경이나 하며 놀게 하였기에 세 자매는 적막하기 그지없었다.

어느 하루, 셋째딸 도문이 창가에 앉아 멀리 바라보다가 홀연 하계에서 반사되여 온 이상한 빛을 보았다. 그녀가 하계를 굽어보니 깎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에워싼 거울같이 맑은 호수가 한눈에 안겨왔다. 그녀는 볼수록 그곳에 반하여 얼른 두 언니를 불러와 함께 대지를 굽어보았다. 아닌 게 아니라 수풀 같은 산들의 복판에 은빛을 뿌리는 호수가 있었다. 세 자매는 저도 모르게 호수에 들어가 목욕하고픈 욕망이 움텄다.

이튿날 세 자매는 몰래 오색상운을 타고 천지 가에 서서히 내렸다. 이날 천지 물은 유난히 푸르고 맑았다. 그녀들은 씻고 또 씻고 놀고 또 놀아도 싫증나지 않았다. 큰딸 송화는 석양이 기울게 되자 급급히 여동생들더러 옷을 입고 천장으로 돌아가자고 하였다. 그런데 급하게 설치다보니 작은 여동생 도문의 한 짝신이 절벽아래에 떨어질 줄을 뉘 알았으랴. 도문이가 신을 찾아 신기를 기다려 그녀들이 총망히 구름을 타고 돌아갈 때는 이미 모색창연하였다.

그녈 들이 남천 문에 들어서려는데 탁탑이천왕 이정이 태자 나타를 데리고 문을 지키고 있었다. 그들은 즉각 옥황상제의 성지를 전한후 천병에게 영을 내려 세자매를 천궁에 가두어 넣게 하였다. 맏딸 송화와 둘째딸 압록은 겁에 질려 울다보니 불성모양이였지만 막내딸 도문이는 아무 일도 없은 듯이 언니들을 권고하였다. 《운다고 무슨 소용 있나요. 아무튼 몰래 하계에 내려갔으니 천리를 어긴 건데요. 부왕께서 우리를 어찌는가 보자요.》

둘째 압록이 입을 열었다. 《부왕께서 우리를 인간계로 펌출할거야.》
《여자 몸으로 사사로이 인간계로 갔으니 얼마나 낯이 깎일 일이니.》 송화도 동을 달았다.
《펑하하여 인간계로 가면 더 좋겠어요. 새처럼 조롱에 갇히지 않게 말이에요.》 도문이는 두 언니를 불러놓고 맺고 끊은 듯이 말하였다. 《명일 부왕을 찾아가 인간계로 내려 가겠다고 하자요. 그이께서 응낙하시지 않으면 우리는 단식하자요. 부왕께서 어쩌시나 어디 보자요.》

세 자매가 단식한지 스무하루가 되자 옥황상제는 과연 딸들에게 숙어들고 말았다. 그는 탁탑이천왕에게 영을 내렸다. 《인간 세상에 내려가서 착한 사람을 찾아 그 애들을 데려가도록 하되 그 애들더러 인간계에 복을 마련하면서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게 하여라.》

탁탑이천왕이 승사하에 이르렀다. 승사하는 하늘과 통한 강이다. 승사라는건 신화중에 뗏목을 타고 상천에 오른다는 뜻이다. 탁탑이천왕은 작은 나무배를 강에 띄웠다. 그는 만약 착한 사람이 이 나무배에 앉으면 천지와 동해가 이어져 있기에 동해에 들어갈 수 있다 는걸 알고 있었다. 이천왕은 배를 띄운 후 동해에 가서 동해용왕에게 뜻을 알렸다. 장백산아래에는 서호호라는 사냥군이 있었는데 일생동안 그는 착한 일만 하였다. 이날 그는 장백산에 올라가 월귤(들쭉)이라는 과일을 따게 되였다. 전설에 의하면 이 과일은 백병을 치료한다고 한다. 승샤하에 이른 서호호는 동쪽 강변에 나무배 한척이 있는 것을 보고 이상야릇해 하였다. 이곳에 몇 번 다녀왔어도 강에 배가 있는 것은 처음 보았던 것이다. 호기심에 배에 오른 그는 이 작은 배가 그를 싣고 저절로 강물을 거슬러 천지에로 올라갈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겁에 질린 나머지 그는 눈을 감았고 작은 배는 쏜살같이 미끄러나갔다. 배가 멈추어 눈을 뜨고 보니 웬걸 자기가 으리으리한 궁전에 들어와 서 있지 않겠는가. 용태자가 서호호를 불러 만나보고 입을 열었다. 《여기는 동해용왕전이오. 부왕께서 임자를 데려다 옥황상제를 만나 뵙게 하라고 영을 내렸소.》 말소리가 끊자 서호호는 날개라도 돋친 듯 어디론가 날아갔다.

옥황상제가 입을 열었다. 《서호호, 짐은 임자가 착한 사람이기에 세 딸을 맡기는 거네. 임자는 그 애들을 인간 세상에 데려간 후 그 애들의 옥치마띠를 천지에 매여 놓게. 그러면 그 애들은 인간세상의 복을 마련해 줄 거네.》 인간계에 돌아온 서호호는 옥황사제의 뜻대로 세 선녀의 치마 띠를 천지에 매여 놓고 입을 열었다.

《가시죠. 인간 세상에 가 노니시죠.》 세 선녀는 무등 기뻐하였다. 큰 언니 송화는 북쪽으로, 둘째 언니 압록은 남쪽으로 갔다. 막내인 도문은 워낙 속궁리가 많은 처녀였기에 땅 밑에 몸을 감추고 얼마간 가다가 다시 솟아난 동쪽으로 흘러갔다. 세 자매가 떠난 길은 다르지만 필경 동해에 이르러 용태자의 도움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그녀들은 기쁜 나머지 서로 얼싸안았다.

큰일을 이룩해 놓은 서호호가 급급히 집에 돌아와보니 미상불 하늘의 하루가 땅위의 십년 맞잡이였다. 손자가 백발노인으로 되었고 사람들도 그가 누구인줄을 모르고 있었다. 서호호는 어이없이 한숨을 짓다가 묵묵히 집문을 나섰다. 장백산에 오른 그는 천지에 뛰어들었다.… 그 후 사람들은 동북에 세 갈래의 강을 개척한 그를 기념하려고 그가 등천한 승사하 동쪽기슭에 나무로 작은 괘형절을 만들어 놓았다. 오늘 이 절도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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