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이라는 말대로 여긴 민간인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잖아요. 솔직히 궁금증도 있었지만 두려움과 불안감이 더 컸습니다.”
백석교회 청년 백승훈(20)씨는 지난 주말 처음 방문한 민통선 북쪽에 대한 느낌을 이렇게 표현했다. 내비게이션에도 표시되지 않는 곳이었다. 그러나 해마루촌과 통일촌을 돌아보면서 “‘우리가 사는 곳과 다르지 않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가 19∼20일 경기도 파주 해마루촌에서 사도학교를 열었다. 사도학교는 기장 청년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 교육이지만 이번엔 기독청년들로 범위를 넓혔다. 기장 청년 임원 2명과 일반 기독청년 7명이 참석했는데 백씨는 7명 중 1명이었다.
사도학교를 준비한 박재현 간사는 21일 “남북 화해 기류에 따라 한반도 평화 이슈가 부각됐다”면서 “기독청년들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1박2일간 많은 대화를 나눴다. 백씨는 이곳에 오기 전까진 북한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컸다. 북한에 대해 관심 자체도 많지 않았지만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고 고백했다. 김제영암교회 안주현(29·여)씨는 북한에 대한 편견과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사도학교 강사로 함께한 오덕렬 남북평화재단 연구위원이 도움을 줬다.
오 위원은 남북문제는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일상 속에 있다며 이곳 민통선 지역 역시 남북문제가 일상화된 예라고 설명했다. 또 “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이나 포카혼타스 캐릭터는 모두 북한 디자이너가 그렸는데 이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며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북한의 이미지와 너무 다른데 이런 편견을 깨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도학교의 마지막 일정은 비무장지대 탐방이었다. 안씨는 분단의 아픔이 무엇인지 체감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백씨 역시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참가자들은 준비해온 현수막을 꺼내들었다. 거기엔 ‘서로 너, 나 하고 부르며 터놓고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너나들이’가 쓰여 있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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