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조 순익’ 투자 대박난 손정의 “이제 막 수확기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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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2.09. 오후 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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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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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8일 열린 소프트뱅크 온라인 실적 설명회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빗대 설명하고 있다.

“3조엔(약 32조원)의 순이익은 그런대로 의미가 있는 숫자이지만 이 정도로 만족할 생각은 없다.”

소프트뱅크그룹을 이끄는 손정의 회장이 지난 8일 온라인 실적 설명회에서 한 말이다. 소프트뱅크그룹이 지난해 4분기 역대 최고 순이익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드디어 황금알을 낳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소프트뱅크는 8일 도쿄 증시 장 마감 뒤 열린 실적 설명회에서 “지난해 4~12월 연결결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배 넘게 늘어난 3조551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10~12월에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배 늘어난 1조1719억엔에 달했다.

손 회장은 이날 실적 설명회에서 “비전펀드는 지금까지 131개 회사에 투자했으며 이 가운데 15곳이 기업공개(IPO)를 했다”면서 “비전펀드는 이제 막 수확기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가 본업인 통신 이외에 지나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소프트뱅크는 정보를 모아 황금알을 제조하는 회사”라고 반박했다.

손정의 비전펀드의 V자 반등

그는 향후 투자 계획과 관련해서는 “인공지능(AI)은 인류가 창조한 최대의 진화”라며 “교통사고, 암, 기후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과제를 AI의 힘으로 혁신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초기인 지난해 1~3월에 일본 기업 역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1조4381억엔(약 15조312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손 회장이 비전펀드를 통해 투자한 회사들의 기업공개가 연기되고 상장 기업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공유경제 기업들인 위워크·우버 등이 대규모 손실을 냈던 것이 뼈아팠다. 업계에서는 “성공 가능성이 낮은 기업에 투자하며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바로 다음 분기부터 V자 반등에 성공했다. 2019년 4~12월 1317억엔이었던 펀드 투자 이익이 지난해 4~12월에는 3조7994억엔으로 30배 가까이 급증했다. 투자 업종별로 보면 물류·소비자 서비스 분야에서 성공을 거뒀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음식 배달 앱 회사 도어대시가 지난해 12월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소프트뱅크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줬다. 현재 소프트뱅크가 가진 도어대시 주식의 가치는 115억달러에 이른다. 비전펀드가 투자한 회사 중 지난 분기에 상장한 기업만 8개이다. 손 회장은 “앞으로 연간 20곳 정도씩 상장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장형태 기자 shap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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