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의 전쟁' 국제사회에 선언한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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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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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中까지 끌어들인 첫 비축유 방출 국제공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전략비축유(SPR) 방출 계획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가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미국이 유가 폭등에 대처하고자 중국까지 끌어들인 국제 공조 속에 전략비축유(SPR)를 푸는 초강수를 뒀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을 통해 미국의 SPR 5000만배럴의 방출 소식을 알리면서 “한국과 일본, 영국, 중국, 인도가 SPR을 푸는데 함께 한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만간 주유소에서 기름값이 떨어지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주도한 자율적인 국제 공조를 통한 첫 SPR 방출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발표 직후 420만배럴을 풀기로 했고, 한국 정부는 “국제유가 급등에 대한 공조 필요성과 한·미 동맹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미국의 제안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RBC 캐피털 마켓츠에 따르면 이번에 시중에 풀릴 SPR 규모가 6500만~7000만배럴로 추정된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맞닥뜨린 바이든 대통령의 입지가 급격히 좁아지고 있는 탓이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전역의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403달러를 기록했다. 근래 1년간 60% 이상 폭등했다. 이에 그의 지지율은 취임 이후 최저로 떨어진 상태다.

다만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초강수가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늘리지 않을 경우 SPR 방출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더해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미국의 계획을 무력화하고자 증산 속도를 늦추는 식으로 맞대응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있다.

이를 방증하듯 이날 국제유가는 오히려 뛰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2.3% 오른 배럴당 78.50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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