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노노재팬’ 지원… 더 강경해지는 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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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 코리아’펀드 직접 가입

한일관계 지속적 악화 우려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이 다시 강경해지고 있다. 청와대가 한국의 계속된 외교적 해법 모색에 일본이 무대응으로 일관했다고 강조하면서 지난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26일 “국내 부품·소재 산업을 지원해 일본을 뛰어넘자”고 홍보해 온 펀드에 공개적으로 가입했다.

문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은 그만큼 꼬인 한·일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문 대통령이 강조해 온 외교적 해법과는 거리가 먼 것이어서 향후 한·일 관계의 지속적인 악화 등 가능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1960년대 이후 한·미·일 안보와 경제 분야 공조 속에서 압축적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면서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점을 방문, ‘필승코리아 펀드’ 상품에 직접 가입했다. 농협 임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언급하면서 “필승코리아 펀드는 기업의 미래 발전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고, 얻어지는 수익의 절반은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지원하는 아주 착한 펀드”라면서 가입 취지를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펀드 가입을 독려하며 “제2, 제3의 펀드가 만들어지도록 해달라”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이 펀드운용사가 ‘애국 마케팅’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는 펀드에 직접 가입하고 국민에게 가입을 독려까지 함으로써 민간의 반일 불매운동을 지원하는 듯한 모양새다.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라며 우리 경제가 일본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강조했던 지난 2일 임시 국무회의 모두발언과 궤를 같이하지만, 민간의 ‘노노재팬(일본산 불매운동)’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시작으로 일본에 대한 강경한 입장으로 완전히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반발을 우려해 훈련 시점을 고민해왔던 독도방어훈련도 25∼26일 실시했다. 이는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와는 확연히 달라진 기조라는 게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관련 원칙이 흔들린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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