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부활의 주역' 조니 아이브, 애플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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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6.28. 오전 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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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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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가 '영혼의 단짝'으로 여긴 디자이너…애플 제품 디자인 지휘

조니 아이브(왼쪽)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애플 제품의 고유한 디자인 정체성을 확립한 조니 아이브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회사를 떠난다고 CNBC, CNN 방송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아이브가 올해 하반기 애플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그는 오랜 친구이자 동료 디자이너였던 마크 뉴슨과 함께 내년에 '러브프롬'(LoveFrom)이란 독립 디자인 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애플도 이 신설법인의 주요 고객이 될 예정이다.

아이브는 "나는 이제 더 이상 (애플의) 직원이 아닐 테지만 나는 여전히 (애플에) 깊이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브는 30년 가까이 애플에서 일하며 이 회사의 간판 제품인 아이폰과 맥 등의 디자인과 외관, 느낌 등을 책임져온 중추적 인물이다.

군더더기 없는 단순하고 간결한 디자인에 세련미와 기능성, 사용 편의성 등을 결합한 애플의 독특한 디자인 정체성은 아이브의 지휘 아래 확립된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에서 쫓겨났다가 다시 경영에 복귀한 고(故)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는 '애플 부활'의 동반자로 아이브를 선택하고 회사를 관두려던 그를 1997년 산업디자인 수석부사장으로 앉혔다.

그는 곧이어 산업디자인팀 팀장을 맡게 됐고, 첫 작품으로 혁신적인 디자인의 아이맥을 선보인 데 이어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줄줄이 내놨다.

애플의 산업디자인팀은 잡스의 강력한 지원 아래 아이폰 등의 제품 개발에서 최종 결정권을 행사해온 막강한 조직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잡스는 사내에서 'ID'란 약칭으로 불린 이 조직을 제품 개발 과정의 중추에 놓고 거의 매일 이 팀을 찾아 성과를 챙겼다.

여기에는 잡스와 아이브 사이의 찰떡궁합도 한몫했다.

잡스의 전기를 집필한 월터 아이작슨은 책에서 두 사람이 매일 점심을 같이한 뒤 오후에는 디자인에 대해 대화했다고 밝혔다. 또 잡스는 아이브를 '영혼의 단짝'으로 여겼다.

아이브도 잡스에 대해 "우리가 사물을 볼 때면 우리 눈이 물리적으로 보는 것과 우리가 마음에 품는 생각은 정확히 똑같았다. 그리고 우리는 똑같은 질문을 던지고 똑같은 호기심을 품곤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브는 최근에는 미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50억 달러짜리 본사 사옥인 '애플 파크'의 건설에 시간의 대부분을 투자해왔다.

팀 쿡 애플 CEO는 "조니는 디자인 업계에서 빼어난 인물이며 애플의 부활에 기여한 그의 역할은 결코 과장될 수 없다"며 "획기적인 1998년의 아이맥부터 아이폰, 그리고 애플 파크에 담긴 전인미답의 야심에 이르기까지 그는 너무도 많은 에너지와 관심을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아이브가 퇴사함에 따라 앞으로 디자인팀 리더이자 산업디자인 부사장 에번스 행키와 휴먼 인터페이스 디자인 부사장 앨런 다이가 디자인 책임자 역할을 맡게 된다.

이들은 앞으로 애플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제프 윌리엄스에게 보고한다. 아이브는 그동안 쿡 CEO에게 직보해왔다.

애플은 또 사비 칸을 운영 수석부사장에 임명했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을 책임지면서 제품의 품질 관리를 맡게 된다. 또 계획과 부품 조달, 제조, 물류 등도 감독하게 된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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