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4대강 저지'에 불협화음…"당 꼴이 이게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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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09.12.14. 오후 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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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정치부 김정훈 기자] 4대강 사업 예산안 저지에 나선 민주당 내에서 불협화음이 터져 나왔다.

발단은 14일 열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전체회의로, 이 자리에서 민주당 소속 이낙연 농식품위원장은 정부안보다 5천 236억 원이 순증된 17조 6천 854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겼다.

문제는 상임위를 통과한 예산 안에 4대강 사업과 관련된 '농업용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예산 4천 66억 원이 포함된 것으로, 이 때문에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위원장의 의사봉을 빼앗으려 하는 등 야당 의원끼리의 갈등도 빚어졌다.

'민주당이 야합한 것'이라고 비난의 포문을 연 민노당의 우위영 대변인은 "민주당 스스로 헌법에서 보장한 국회의 예산 심의, 의결권을 무색하게 만들어버린 오늘의 행태에 대해 우리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반대를 무릅쓰고 예산안을 강행 처리해야 할 말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와서, 민노당의 한 관계자는 "이낙연 위원장 등이 지역구 예산을 챙기기 위해 밀어붙인 것 아니겠느냐"고도 말했다.

하지만 농식품위 민주당 측 간사인 김우남 의원은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예산 중 700억 원은 4대강이 아닌 다른 저수지에 쓰여지도록 했다"면서 "우리도 이 정도 성과에 만족할 수는 없지만 정치는 타협일 수밖에 없고, 타협하지 않는다면 원안 그대로 통과됐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지역구 챙기기' 논란에 대해서도 "소위에서도 지역구 예산은 전혀 언급된 바 없고, 해당 예산 중 단 한푼도 자기 지역구에 들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그런데 민주당 원내지도부마저 같은 당 소속의 이낙연 위원장 등을 공개 비판하고 나서 갈등은 증폭됐다.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농림식품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 무관한 예결안이 처리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민주당은 문제의 4대강 예산은 예결심사소위에서 전액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이어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 위원장이 원내지도부와 상의했어야 했는데, 4대강 사업의 중요서와 민감성을 놓친 것 같다"면서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림수산위 상황을 보고 받은 지도부에서는 "당의 꼴이 이게 뭐냐"는 질타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낙연 위원장은 상임위에서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미 원안이 예결위에 제출된 상황에서 원안보다 조금이라도 더 삭감하는 편이 낫다고 봤다"면서 "고심 속에 상임위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당이 공개 비판한 데 대해서는 "당은 당의 입장이 있을 것"이라며 "상임위는 예비심사일 뿐이고, 예결위에서 어떻게 하느냐는 또다른 문제"라고 언급했다.

repor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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