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코오롱, 슈퍼섬유·수소사업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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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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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울산공장 생산량 3배로 증설
코오롱, 2023년 세계 점유율 20% 목표
사업영역 겹쳐… ‘협의체’ 속 맞대결
조현준 효성 회장
섬유소재 분야 오랜 경쟁 기업인 효성과 코오롱이 미래 신사업을 놓고도 맞붙었다. 최근 5G(5세대 이동통신) 인프라 확대와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의 영향으로 아라미드 소재의 생산·판매 경쟁이 후끈 달아오른 데 이어 앞으로 수소사업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효성은 ‘3세’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이끌고 있고, 회장이 공석인 코오롱은 ‘4세’ 이규호 부사장이 미래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재계 서열은 올해 기준 효성이 29위, 코오롱이 40위다.

9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는 울산 아라미드 공장 증설에 612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하반기 증설이 완료되면 아라미드 생산량은 기존 1200t에서 3700t으로 3배 이상 늘어난다. 효성은 공장 증설을 통해 생산 원가를 절감하고 품질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규호 코오롱 부사장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3년까지 2370억원을 투자해 경북 구미 아라미드 공장의 생산량을 기존 7500t에서 1만 5000t까지 늘린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현재 10%대에서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현재 세계 아라미드 시장은 미국 듀폰과 일본 테이진이 80%의 점유율로 독점하고 있다.

‘아로마틱 폴리아미드’ 줄임말인 아라미드는 섭씨 500도의 불에도 타지 않는 내열성과 강철보다 5배 강한 강도를 지닌 합성섬유로 일명 ‘총알받이 섬유’ 혹은 ‘슈퍼 섬유’로 불린다. 전기차 타이어 코드와 광케이블, 방탄 소재, 우주항공 소재 등 미래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효성과 코오롱은 지난 8일 출범한 수소기업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협력을 위해 모이긴 했지만 사업 영역이 서로 겹치다 보니 미래 수소·전기차 소재와 수소 생산을 놓고 두 기업 간 맞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효성은 2023년까지 독일 린데그룹과 함께 울산에 연 1만 3000t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짓는다.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적용한 블루수소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에 맞서 코오롱은 수소연료전지 부품(코오롱인더스트리), 그린수소(코오롱글로벌), 수소 저장·운송 압력용기(코오롱글로텍) 등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은 수소 생산과 공급, 저장, 활용 등 수소 생태계를 망라하고 있다”면서 “미래 에너지 소재와 부품 사업에도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호 부사장도 “코오롱은 2000년대 초부터 수소 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핵심 소재를 개발해왔다”면서 “수소경제 전반에서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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