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무너뜨린건 삼성 아닌 일본정부" 김현철 서울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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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5.11.26. 오전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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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에 남은 시간은 2년", 국회 강의에서 언급
- "생산선 향상 위해 정년연장 철회하고 포퓰리즘 줄여야"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한국은 과거 일본이 걸어왔던 길과 같이 인구절벽으로 인한 장기적 저성장 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포퓰리즘 정책을 거두고 기업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김현철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제1기 국회 최고위 경제분석과정 강의’에서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를 살릴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제1기 국회 최고위 경제분석과정 강의에서 “수출 부진과 가계부채 증가로 한국 경제는 파국에 접어들고 있다”며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살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한국경제가 90년대 중반 버블이 꺼지기 시작한 일본경제와 닮았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당시 어려워진 재정을 메우기 위해 일본정부는 기업에 40% 법인세율을 적용했다. 많은 사람들이 소니가 삼성 때문에 쓰러졌다고 생각하지만 소니는 삼성이 아니라 일본정부가 무너뜨린 것”이라며 “지금 정부에서도 당장 법인세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는데 이는 결국 국내 기업을 망가뜨리게 되고 더 나아가 한국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인구절벽으로 인한 생산성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고령화가 되고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생산성의 극격한 저하가 예상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생산성이 높은 청년들의 취업을 저해하는 정년연장 정책은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일본이 55세였던 정년을 65세까지 높였는데 이는 정부가 해야 할 복지를 기업에 떠넘기겠다는 속셈이었다”며 “한국 역시 노인층의 표심을 사기 위해 정년 연장을 계획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기업들의 부담은 증가할 것이고 청년 채용은 점점 줄어 생산성이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상황이 계속 되면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 기업들이 한국을 탈출하는 ‘기업탈출’ 시대가 도래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무작정 포퓰리즘 정책을 내놓으면서 기업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행태를 이어가는 것은 결국 자멸의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게 마지막 남은 기간은 2년에서 길어야 4년이라고 내다보면서 일본의 아베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같이 기업을 살려야만 경제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아베 총리가 실질적으로 한 것은 기업 살리기”라며 “법인세를 30%까지 낮추고 향수 20%까지 낮출 계획을 발표했다. 거기다 노동규제와 환경규제를 풀어 기업들이 마음 놓고 경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 일본 경제를 되살리는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통일 대박론’에 공감했다. 그는 “통일이 되면 북한에 있던 인구와 기간산업으로 지금 우리 경제가 처해있는 생산성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게 된다”며 “초기 비용은 많이 들겠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히든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교수는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일본 명문대인 게이오 비즈니스 스쿨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나고야 상과대학 조교수와 츠쿠대 대학 부교수, 서울대 일본연구센터장을 역임하며 일본경제에 대한 국내 대표적 전문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강의하며 한국 자동차산업 학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채상우 (double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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