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성이 벌써부터 방 배정을 고민하는 이유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의 기억 때문이다.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투손 전지훈련에서 강진성은 이명기와 룸메이트였다. 한 달 반 동안 숙식을 같이 해결하면서 강진성은 이명기로부터 ‘틀을 깨는 법’을 배웠다. 매일 밤마다 조언을 얻는가 하면 타석에서의 마음가짐, 외야 수비시 첫 발을 떼는 법 등 이명기의 노하우도 틈틈이 전수받았다.
그때의 몇 마디는 강진성의 자산이 됐고 올해 ‘1일1깡’ 신드롬으로 올라서는 디딤돌이 됐다. 강진성은 “전지훈련지에서 명기형과 룸메이트였던 것이 내게는 정말 좋았던 기억이다. 밤마다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털어놨었고 명기형이 해주는 말들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었다”면서 “투손 숙소에서의 기억들이 이번 시즌을 치르면서도 도움이 되고 있다. 어쩌면 그때 대화하면서 심리적으로 여유를 찾은 것이 지금 활약의 원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해마다 전지훈련지에서 선배들로부터 받은 조언은 모두 뼈와 살이 됐다. 코칭스태프와 함께 수정한 타격시 앞발과 테이크백 동작도 지금의 강진성을 만든 비결 중 하나다. 그런데 여유와 안정을 찾은 것은 이명기와의 대화가 시작이었던 것. 결과까지 나오니 금상첨화다. 강진성은 “지금도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종종 명기형을 찾는다. 명기형에게 묻고 답을 들으면 괜히 안정되는 기분”이라며 “통산 3할 타자가 해주는 조언인데 얼마나 영광인가. 기술도 배우고 심리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성은 이명기 덕에 새로운 목표도 설정했다. 스프링캠프에서 ‘80안타-10홈런’을 약속했는데 이제 고지가 눈앞이다. 그래서 최근 100안타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강진성은 “이렇게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서 80안타-10홈런을 치면 명기형에게 소고기를 사기로 했었다”면서 “이번에 100안타까지 상향 조정했는데 한 계단씩 올라가는 게 좋다고 얘기해주더라. 소고기로는 부족하지 않을까 싶어 메뉴를 고민하고 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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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유망주 틀을 깨고 있는 강진성은 2021 스프링캠프 방 배정에서 이명기의 옆방을 노리고 있다. 사진은 강진성이 이명기와 하이파이브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