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times] 출근+재택 `하이브리드 근무`…수다의 중요성을 깨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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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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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클라우드 서비스 `드롭박스` 올리비아 노테봄 COO

재택근무에도 사무실은 있어야죠…회의도 보고서도 클라우드서 해결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기업들은 전례 없이 빠른 변화에 직면했다. 공급망이나 소비 환경 변화뿐 아니라 일하는 방식까지도 순식간에 바꿔야 했다. 지난 몇 달간 기업들은 이러한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이 곧 기업의 미래 성패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배웠다. 팬데믹 시대에 딱 맞는 비즈니스를 준비하며 조금 이르게 변화를 준비한 기업들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특히 원격 근무와 협업을 지원하는 기업들은 유례없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클라우드 저장 공간과 협업 도구를 서비스하는 기업인 '드롭박스'의 올리비아 노테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매일경제 비즈타임스와 서면으로 인터뷰하면서 "모든 기업이 완전히 분산될 것을 예상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대다수 기업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채택해 분산형 조직의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전면적인 원격 근무를 지속하지는 않겠지만 일부를 유지함으로써 다양한 근무 형태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테봄 COO는 이어 "오늘날 전 세계 기업은 갑작스럽게 전례 없는 분산 환경에 처하게 됐는데, 어떤 기업에는 '분산'이 혼란과 분열 또는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을 의미할 수 있다"면서 "이제는 지금처럼 어쩔 수 없는 환경 때문에 선택한 방식이 아니라 애초부터 지금 같은 환경을 의도해 분산형 인력을 구축했다면 그 진정한 모습은 어땠을지, 그리고 적합한 기술은 어떠한 것일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드롭박스는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지난해부터 '디지털 협업 공간'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본격 전환하면서 큰 기회를 맞이한 기업이다. 국내에는 클라우드 기반 파일 공유 서비스를 초기에 제공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올해 영상회의 애플리케이션(앱)이나 각종 클라우드 기반 협업 도구의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해 드롭박스는 예상보다 빠르게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그는 분산형 근무의 성공적 활용을 위해 고려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감정적 교류를 포함한 유기적 상호작용을 꼽았다. 앞으로 관련 기술의 개발도 이러한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봤다.

노테봄 COO는 "방해 없이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협업 공간을 조성하는 기술은 물론 사람과 사람이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는 기술, 우리가 모두 그리워하는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구현하는 기술의 필요성이 크다"면서 "'어떻게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키고, 감정을 표현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다음은 노테봄 COO와의 일문일답.

―성공적인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 조성의 키포인트가 있다면.

▷이번에 갑자기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전망해볼 수 있었던 한 가지는 더욱 유연한 근무환경의 정착이다. 기업들은 임직원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그들이 집에서 더욱 생산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터득했음을 알게 됐다. 이러한 것들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기업들에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분산형 근무 모델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운영 구조와 기술 투자 부분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몇몇 특별한 조직뿐 아니라 기업의 모든 조직이 유연성과 민첩성, 위기 대응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기업 내 구성원이 쌓은 '상호 신뢰'는 업무 방식 전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드롭박스가 전망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업무 방식은 무엇인가.

▷기업들은 완전히 분산돼 원격으로 일하지 않겠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을 적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방식의 장점은 기존에는 포용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사고와 인재를 보다 많이 접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궁극적으로는 '더 높은 자율성' '대면에 대한 작은 부담감' '거리상 출근이 불가능한 인재들에 대한 접근성 향상' '결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원격·유연 근무에 대한 개방적인 사고' 등이 직장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긍정적인 예측을 해보자면, 미국의 경우 샌프란시스코나 뉴욕 등 주요 중심지 밖에서도 경제적 기회를 열어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장소에 상관없이 어디서든 근무할 수 있다면 중심지에 거주하는 근로자가 아니라도 훨씬 더 많은 선택권을 갖게 된다. 동시에 기업은 더 많은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 사실 1년 뒤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드롭박스는 예측하기보다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고, 다른 미래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을 가지며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를 경험하면서 개인적으로 새롭게 깨달은 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직장 동료들과의 상호 작용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 크게 와닿았다. 함께하는 저녁 식사, 나들이(work outing)나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친 동료와의 대화를 매우 그리워하고 있다.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들마저 잃게 된 것이 매우 아쉽다.

하지만 협업 기술이 재택근무의 단점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알게 됐다. 드롭박스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적합한 기술을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감정 교류와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구현하는 기술이 보다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드롭박스는 '만약 코로나로 인해 갑자기 원격 근무를 해야만 했던 상황이 아니라면?' '우리가 이 업무 환경을 애초에 의도하고 설계한 거라면?' '어떻게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키고, 감정을 표현하도록 준비했을까?'라는 질문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업무 방식을 고민하는 회사인 드롭박스가 코로나19 시대에 일하는 방식이 궁금하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해 전 세계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정책을 발 빠르게 시행했다. 드롭박스는 전사적인 재택근무를 가장 먼저 도입한 기업 중 하나다. 현재로서는 적어도 8월 말까지 전 세계 임직원이 재택근무할 계획이다. 원하는 임직원은 연말까지도 재택근무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할 것이다. 이 기간에 임직원은 유연하게 근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고, 필요한 지원이 있으면 거리낌 없이 회사에 요청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온라인 해피아워'나 티타임, 점심시간을 활용한 업무 외 근황 공유를 권장하는데, 회의와 업무에서 벗어나 인간관계를 쌓기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서비스에 어떤 변화를 시도했나.

▷드롭박스 제품은 분산된 업무 환경에 맞춰 설계됐다. 애초부터 사용자가 어디에 있든 연결성과 협업 효율성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도 전 세계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면서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지난 몇 개월 고객들을 관찰해보니 직장과 가정이 뒤섞여 혼재된 정도가 그 어느 때보다 심했고, 이로 인해 혼란을 겪는다는 걸 알게 됐다. 또한 직장과 가정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 어느 정도 유사함을 발견했다. 최근 발표한 신제품과 기능이 이러한 고민과 발견의 결과다. 일단 사람들이 집에서 생활하거나 일하는 동안 체계적으로 움직이도록 지원하기 위해 모든 디바이스에서 암호 저장 및 동기화를 지원하는 '드롭박스 패스워드'를 추가했다. 추가 보안이 필요한 민감한 문서를 집에서도 안전하게 보관하는 '드롭박스 볼트', 윈도 PC나 맥(MAC)의 긴밀한 통합을 위한 '자동 폴더 백업', 가족과 함께 디지털 허브를 구축하는 '드롭박스 패밀리' 요금제 등 새로운 제품과 기능도 발표했다.

특히 새로 발표한 '드롭박스 앱 센터'는 최근 원격 근무로 인해 사용량이 급증한 줌(Zoom), 슬랙(Slack), 구글(Google) 등 협력사가 제공하는 협업 툴을 한데 모아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기회의 시기를 맞았다. 드롭박스에는 어떤 영향들을 미쳤나.

▷드롭박스가 제공하는 스마트 협업 공간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우리는 오늘날 기업에서 일어나는 여러 변화를 예상했지만, 팬데믹이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시켰다. 드롭박스는 기록적인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 1분기에 순이익 393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2018년 나스닥 상장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경쟁사들도 비슷한 추세를 경험하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드롭박스 비즈니스 제품 이용은 40%, 개인 사용자의 드롭박스 이용은 25%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협업용 데스크톱 앱은 올해 3월 이후 신규 주간활성사용자(WAU)가 약 60% 늘었다.

―현재 가장 성장성이 눈에 띄는 분야는 무엇인가.

▷드롭박스 플랫폼에서 다른 협업 툴들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 기능이다. 여기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목격했다. 구체적으로 영상 회의 앱인 줌과 드롭박스를 통합하는 기능 사용량은 2000%나 증가했다. 이외에 협업 도구인 슬랙이나 아틀라시안(Atlassian)을 통합하는 기능 사용량도 기록적으로 높아졌다. 고객들이 통합 기능을 긍정적으로 여긴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원격 근무와 분산 업무가 심화되면서 기능을 통합해 사용하고자 하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음을 체감했다.

―통합 기능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세상에는 수많은 협업 도구가 존재한다. 드롭박스는 이런 도구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협업 플랫폼'을 지향한다. 드롭박스가 제시하는 '스마트 협업공간(스마트 워크스페이스)'은 사용자가 즐겨 이용하는 업무 도구와 업무 콘텐츠를 한데 모은 디지털 환경이다. 모든 도구와 콘텐츠를 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면 창을 여러 개 띄우거나, 업무에 따라 도구를 옮겨다녀야 하는 번잡함을 없앨 수 있다. 스마트 협업공간은 개방형 생태계 플랫폼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조직이 보유한 콘텐츠뿐 아니라 줌, 슬랙,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365처럼 널리 사용되는 업무 도구가 연결된다.

―그 어느 때보다 활용할 수 있는 협업 도구가 많아졌다. 드롭박스만의 강점이 있다면.

▷말씀하신 대로 사용자에게 주어진 도구와 방해요소가 너무 많은 상황에서 어떻게 고객들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기업이 여럿 있다. 앞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업이 더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업무 도구를 중립적인 공간에 공존시키는 환경은 드롭박스의 스마트 워크스페이스가 유일하다. 여기에서 사용자는 여러 응용프로그램을 번갈아 가며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구축하고 있는 협업 네트워크 규모도 중요한 경쟁력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 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방법이 있나.

▷코로나19가 미친 대규모 경제 여파로 일부 고객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자금난이 주요한 문제인데,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결제 기간 연장' '인보이스 주기 변경' 등 고객이 유연한 구독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랜 시간 고객과 함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드롭박스 서비스를 당장 필요로 하는 교육기관이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힘쓰는 200개 이상 비영리단체(NGO)에 무료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 She is…

올리비아 노테봄 드롭박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드롭박스 합류 전에는 구글 클라우드에서 GTM(Google Tag Manager) 운영 부문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글로벌 컨설팅사인 맥킨지의 파트너로도 활동했다. 올해부터 드롭박스에 합류해 매출, 고객 경험, 비즈니스 개발, 전략,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인사에 이르기까지 드롭박스 비즈니스 전반의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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