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남해안 ‘마이삭’ 피해 속출
고리 원전 멈추고 사상자 16명
기상청은 3일 하이선이 오후 3시 기준 괌 북서쪽 110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2㎞의 속도로 서북서진 중이라고 밝혔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65hPa, 강풍반경은 340㎞, 최대풍속은 강한 수준인 초속 37m다. 하이선은 4일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해 일본 오키나와 동쪽 해상을 지나는 6일에는 최대풍속이 초속 53m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바비(초속 45m), 마이삭(초속 49m)보다도 위력이 세다. 역대 가장 바람이 셌던 2003년 태풍 매미의 최대풍속은 초속 51.1m였다. 하이선은 일본을 지나 7일 새벽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대구, 춘천 부근 지역을 지나며 한반도 중앙을 남에서 북으로 관통하는 게 현재 가장 가능성이 큰 이동 경로다.
하이선이 부산 부근을 지나는 7일 오후 3시쯤 최대풍속은 정점을 지나 다소 약해진 초속 39m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전히 강한 수준인 데다 상당수 지역이 태풍의 중심 주변에 놓이면서 피해 규모는 바비나 마이삭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도 태풍을 직접적으로 맞게 될 수 있다. 하이선이 서울과 가장 가까워지는 시점은 7일 오후 7시, 거리는 80㎞로 예상됐다.
마이삭이 할퀴고 간 한반도 동쪽 곳곳에선 피해가 속출했다. 부산에서는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날 오전 1시35분쯤 부산 사하구 한 아파트에서 60대 여성 A씨가 흔들리는 베란다 창문에 테이프를 붙이려다 유리가 깨지면서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부산 기장군에서는 70대 남성이 오전 2시 40분쯤 태풍으로 흔들리는 지붕을 고정하다가 추락사했다.
부산에서는 경찰 추산 부상자도 14명에 달했다. 오전 2시17분 부산 해운대 미포선착장에서 50대 남성이 방파제에 들어갔다가 파도에 휩쓸려 왼쪽 다리가 부러졌다. 울산에서도 이날 오전 1시55분쯤 남구 선암동의 집 창문이 파손되면서 1명이 다쳤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일 오후 4시30분 현재 전국에서 1550건의 시설피해가 보고됐다. 공공시설 피해가 825건, 사유시설 피해가 725건이다. 사유시설 피해는 주택침수 40건, 주택파손 76건, 차량침수 16건, 간판파손 146건, 건물외벽 파손 44건, 선박 침몰·파손 24건 등이었다. 벼 쓰러짐, 낙과, 밭작물 침수 등 농경지 피해면적은 5151㏊로 잠정 집계됐다.
천권필 기자, 부산·제주·경남·울산·전북=이은지·최충일·위성욱·백경서·김준희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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