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예술을 꽃피우다] 메세나가 키운 K아티스트…세계를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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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1.29. 오전 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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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메세나 대상

금호영재 출신 피아니스트 신창용
한예종 발레영재 민세연·이준수
국제콩쿠르서 잇달아 수상
작년 문화예술 1943억 지원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솔직히 우승을 기대했어요."

'2018 지나 바카우어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쥔 피아니스트 신창용의 당당한 소감이다.

한국 차세대 아티스트들은 이처럼 솔직하고 자신만만하다. 풍족한 지원을 받고 자란 세대이자 어릴 때부터 세계 무대를 마음껏 누빈 세대이기 때문이리라.

올 한 해도 많은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이 전 세계에서 낭보를 알려왔다. 신창용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지나 바카우어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밴 클라이번' '클리블랜드'와 함께 북미 3대 피아노 콩쿠르로 꼽히는 이 대회의 첫 한국인 우승자다. 그리스 출신 피아니스트 지나 바카우어를 기리며 1976년 시작된 전통의 콩쿠르에서 그는 정상에 올랐다. 신창용은 서울예고 수석 입학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커티스음대를 거쳐 지난 5월 줄리아드음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아티스트 디플로마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2016년 힐튼헤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그랑프리 아니마토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 등 국제경연대회에서 꾸준히 실력을 증명해왔다. 공교롭게도 지난 1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신창용을 비올리스트 김계희, 첼리스트 제임스 김과 함께 '올해의 차세대 클래식 스타'로 꼽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거둔 성과다. 10월 22일에는 국내외 기업들이 후원을 아끼지 않는 한국예술영재교육원의 발레 영재 민세연과 이준수 등이 러시아 바가노바 국제발레콩쿠르 1·2위를 나란히 수상하기도 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이 콩쿠르에서 울리야나 로팟키나(1990년 1위), 스베틀라나 자하로바(1995년 2위) 등 세계적 스타들이 이 대회 출신이다.

이처럼 한국을 빛낸 젊은 아티스트들의 활약은 기업들의 든든한 메세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메세나(MECENAT)란 고대 로마제국의 정치가로 문예 보호에 크게 공헌한 마에케나스의 이름에서 유래된 말이다.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 활동이나 지원자'란 의미의 프랑스어로 계승돼 널리 쓰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마에케나스 후손들의 온정으로 이처럼 예술가들이 세계 무대로 뻗어나가고 있다. 오늘날 메세나 활동은 국내 기업들의 중요한 사회공헌활동(CSR)으로 자리 잡았다. 감성과 창의성이 기업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시대를 맞아 기업은 예술과 손을 잡고 날개를 달고 있다. 기업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문학·클래식·미술 등 순수예술 분야에서도 한류는 심상치 않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메세나협회(회장 김영호)가 지난 7월 27일 발표한 '2017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는 2016년 대비 4.1% 감소한 1943억1200만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가 감소한 건 6년 만이다. 지원 규모뿐 아니라 지원 건수도 2016년 대비 3.3% 감소한 1415건으로 나타났다.

지원 주체별 현황을 살펴보면 기업 부문에서는 홍대, 춘천, 논산 등에서 상상마당을 운영하고 있는 KT&G가 1위를 차지했고,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중공업이 2~5위를 차지했다. 개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총액은 1078억3500만원(55.5%)이다.

기업 출연 재단 부문은 삼성문화재단이 1위를 기록했고, 롯데문화재단, LG연암문화재단,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두산연강재단이 2~5위에 올랐다. 기업 출연 재단을 통한 총 지원 금액은 864억76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대비 6%(54억7000만원)가 감소한 수치다.

지원 분야별로는 인프라스트럭처 지원액이 전년 대비 5.8% 줄어든 1116억6300만원으로 집계됐음에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미술·전시(177억6700만원)와 클래식(177억5900만원) 분야는 전년 대비 지원 금액이 늘어났다. 문화예술교육 분야는 112억2600만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 수상 기업 이렇게 뽑았다

매일경제신문과 한국메세나협회가 함께 선정하는 '한국메세나대상'은 1999년부터 국내 기업 중 문화예술 분야에서 최고로 기여한 기업들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올해로 19회를 맞은 메세나대상은 우리나라 문화예술 발전에 공헌한 기업·기업인을 발굴해 공로를 시상하고, 문화예술에 대한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지원 홍보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올해 제19회 메세나대상 후보 기업에 대한 심사 기준으로는 공헌도·지속성·독창성·효율성 등 네 가지를 채택해 엄격하게 심사했다. 공헌도 평가에서는 사회 기여도와 사회 반응, 참여 등이 고려됐다. 지속성에서는 소외 영역과 특성 등을 감안했으며 문화예술 지원 금액에 관한 건도 예년보다 진지하게 논의됐다.

손진책 심사위원장은 "문화와 기업이 함께 발전하는 것은 문화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며 "어려운 여건에서 문화를 통한 사회공헌활동에 나선 기업들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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