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파업 막판 협상 진통…부산 노조 “정부 대책 실효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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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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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14일 오후 조정회의…15일 첫차부터 파업
경남 협상 진통…밤 늦게까지 회의 진행될 듯
“정부 대책 경기도에 초점…지자체 여건 반영 안돼”
버스 파업 예정일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부산 한 공영차고지. [연합뉴스]
버스 파업을 하루 앞두고 노사가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진통을 겪고 있다.

부산 버스노조는 14일 정부가 전날 밝힌 버스 대책은 실효성이 없다며 파업 강행 의지를 재차 밝혔다. 정부는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 확대, 교통 취약지역 주민 교통권 보장·버스 관련 인프라 확충 등에 대한 지자체 지원, 수도권을 서울과 이어주는 광역버스(M-버스) 준공영제 도입 등을 내놓았다. 부산 버스노조 관계자는 “부산은 마을버스 회사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데 정부가 마을버스에 대한 대책이 하나도 없다”며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 또한 현실에 맞지 않는 미봉책”이라고 말했다.

부산 버스노조는 오는 7월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맞춰 하루 9시간을 일하는 주 5일제 근무와 10.9%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용자 측은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396억원가량의 비용이 증가한다며 주 52시간 내에서 격주로 주 6일을 일하는 ‘격주 시프트 근무’ 안을 고수하고 있다.

부산 버스 노사는 이날 오후 3시 30분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회의를 갖는다. 이 회의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버스노조는 파업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부산은 운전기사 5566명이 144개 노선에서 시내버스 2511대를 운행하고 있다. 파업이 강행될 경우 시내버스 모두 멈춰선다. 마을버스 571대도 파업에 동참할 예정이다.

경남은 창원시에서 7개 시내버스 노조가 14일 오후 4시부터 경남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회의에서 막판 임금과 단체협상을 벌인다. 창원 버스 노조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15일 오전 4시 첫차부터 운행 중단을 예고한 상태여서 이날 조정회의는 밤늦게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은 18개 시·군의 노선버스 업체 중에서 창원시 시내버스 업체 노조 7개사가 지난 9~10일 파업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결의했다. 창원시에는 9개 시내버스 회사의 버스 760대가 있다. 이 중 720대가 하루에 투입되는데 파업에 참여하는 회사 버스는 560대 정도여서 노조가 파업하게 되면 창원 시내버스의 약 80%가 멈추게 된다.

울산 버스 노사는 14일 오후 2시 울산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를 진행한다. 울산에는 전체 7개 버스 회사에서 110개 노선, 749대를 운행 중이며 이번 파업에는 66%가 참여하게 된다.

파업 참여를 결정한 충북 청주 시내버스 4개사 역시 이날 오후 2시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 노사가 만나 합의를 할 예정이다. 이들 업체 노동조합은 지난 8일 파업 찬반 투표 결과 94%가 찬성하면서 파업을 가결했다.
대구 시내버스 노조와 사측, 대구시 관계자가 지난 13일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에 합의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지난 13일 대책을 내놓았지만 각 지역 버스 노조마다 요구사항이 달라 일괄 타결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지역 버스노조 관계자는 “정부 지원대책이 500인 이상 사업장이 많은 경기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다른 지역 버스 업계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각 지자체는 버스 파업으로 인한 교통 대란을 막기 위해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부산을 비롯해 경남, 울산, 충남 등은 전세 버스와 렌터카를 투입하고 택시부제와 승용차 요일제를 해제할 예정이다. 도시철도가 있는 지역은 증편과 연장 운행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한편 대구 버스노조는 지난 13일 오후 사용자 측과 합의해 파업을 철회했다. 파업을 가결한 11개 지자체 중에서 처음이다. 노조는 애초 요구안인 호봉별 시급 7.67% 인상에서 한발 물러나 3.67%p 줄어든 4% 인상에 합의했다. 사용자 측은 노조가 요구한 정년 연장안(61세→63세)을 수용했다.

부산·창원·충청·대구=이은지·위성욱·최종권·김윤호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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