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차등의결권’ 인정하는 美
韓증시보다 경영권 방어 유리 판단
신고 때 매출 급증·적자 감소 강조
홍남기 “韓기업 경쟁력 인정받아”
온라인으로 ‘쇼핑의 축’ 이동 큰 수혜
유통가, 합종연횡 등 대격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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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으로 가는 길… 그린라이트 켜질까 서울 송파구 신천동 쿠팡 본사 모습. 쿠팡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1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상장될 보통주 수량과 공모 가격 범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쿠팡은 보통주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종목 코드 ‘CNPG’로 상장할 계획이다.
쿠팡이 미 SEC에 제출한 상장 신청 서류에 따르면 지난해 총매출액은 119억7000만달러(약 13조2500억원)로 전년(7조1000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순손실은 4억7490만달러(약 5257억원)로 전년(7205억원)보다 1500억원가량 줄었다. 이 같은 급성장 배경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비대면으로 쇼핑의 축이 급격히 이동하면서 쿠팡이 큰 수혜를 입었다는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의 투자 열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점도 지금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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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나스닥보다 상대적으로 상장요건이 까다로운 NYSE를 선택한 것은 이어지는 적자로 인한 시장의 불안을 지우기 위한 자신감으로 분석된다. 2010년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쿠팡은 직매입과 자체 배송인력을 활용한 ‘로켓배송’을 도입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왔다.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30억달러를 투자받아 로켓배송에 필요한 물류 인프라 등에 과감히 투자해 왔지만 한편으로는 적자규모가 크게 불어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 같은 불안요소를 해소하기 위해 매출이 늘었다는 점과 영업적자가 빠르게 줄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쿠팡은 또 상장 신청 서류에서 2025년까지 5만명을 추가 고용하겠다고 했으며, 배송 직원을 포함한 현장 직원에게 쿠팡 주식을 나눠 주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다른 유통업계도 쿠팡의 공격적인 행보를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 쿠팡의 투자성과가 바로 빛을 발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는 지난해 CJ그룹과 주식 맞교환을 통해 제휴관계를 맺고 그간 약점이었던 물류 극복에 나섰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손 잡고 글로벌 유통 플랫폼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쿠팡의 미 증시 도전 소식에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다면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벤처투자 활성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고 밝혔다.
이우중 기자, 세종=박영준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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