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손’ 팬들 피 튀기는 예매전쟁
공연계도 예상밖 출연 반겨
“공연계가 코로나로 어렵고
제작사와 의리로 출연 결심한듯”
소극장, 중극장을 거쳐, 올해는 처음으로 대극장(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하지만, 코로나19로 동반자 외 띄어앉기가 적용돼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조승우가 2016년 이후 <헤드윅>에 출연하지 않았기에, 이번이 아니면 다신 못 볼 수도 있다는 조바심에 팬들의 경쟁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또 다른 조승우의 팬은 “1차 티케팅에 실패했다. 2차 때 성공하기 위해 피시방에 가서 열심히 연습할 것”이라고 했다.
제작사 쇼노트의 송한샘 부사장은 “매번 <헤드윅>을 할 때마다 조승우씨에게 가장 먼저 요청했다. 그가 거절해도 늘 문은 열어놓고 있다고 말한다”고 했다. 처음에는 거절했던 그가 마음을 돌린 이유는 뭘까. 송 부사장은 “승우씨는 원래 공치사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제가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 작년부터 코로나 때문에 힘든 공연계와 자신이 사랑하는 작품인 <헤드윅>이 힘들어지면 그의 마음도 아플까봐,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조승우는 <헤드윅>이 새로운 장을 열 때마다 그 첫걸음을 함께했다. 대학로 라이브극장과 클럽에스에이치(SH)에서 강남 백암아트홀로 옮겼을 때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첫 공연도 그가 맡았다. <헤드윅>은 올해 대극장에서 또 한번 점프를 한다. 그 중요한 시작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를 움직였을 것이다. 송 부사장은 그를 두고 “전체적인 산업이나 대의를 생각하는 배우인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조승우는 잡지 <더 뮤지컬>이 휴간 전 마지막 호를 준비할 때도 기꺼이 표지모델이 돼줬다. 배경희 당시 <더 뮤지컬> 편집장은 “휴간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어렵게 시간을 내서 마지막을 장식해줬다”며 “공연계를 아끼고 사랑하는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헤드윅>은 조승우의 연기 인생에도 영향을 줬다. 그는 2006년 영화 <타짜> 개봉 무렵 영화 잡지인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헤드윅>이 내 안의 신파적인 요소들을 깨고 달라지게 했다. 누르고 있는 뭔가를 무장해제시키고 쿨한 감성 연기를 드러내게 했다”고 말했다. ‘조드윅’은 7월30일부터 10월31일까지 관객을 만난다. 조승우 말고도 오만석·이규형·고은성·렌이 헤드윅을 연기하는데, 이들의 무대도 모두 매진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