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맨, 플라스마로 제거해주마!…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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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1.23. 오전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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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카이스트 연구팀 미화학회 저널에 논문

페트병에 형성된 세균덩이 바이오필름을

플라스마로 제거하는 기능과 원리 밝혀

바이오필름 속 미생물 99.99%까지 멸균



국내 연구진이 페트병 등에 생기는 세균덩이인 바이오필름을 플라스마로 제거하는 기능과 원리를 밝혀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연구진이 페트병이나 음식물 등에 형성되는 세균 덩어리인 ‘바이오필름’을 플라스마로 제거하는 기능과 원리를 밝혀냈다. 플라스마 살균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물리학과 최원호 교수 연구팀은 23일 “플라스마를 이용해 페트병이나 음식물에 존재하는 대장균·박테리아 등으로 이뤄진 바이오필름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원리를 정량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플라스마는 제4의 물질 형태로 강한 힘에 의해 전자, 이온 등으로 입자들이 나뉜 상태 곧 이온화된 기체를 말한다. 네온사인, 형광등, 피디피(PDP) 등에 활용되고 있다. 번개도 일종의 플라스마다. 바이오필름은 박테리아 군집체로 한번 형성되면 필름으로 보호막이 생성돼 제거하기 어렵다. 필름 내부에서는 지속적으로 박테리아가 증식돼 위생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생수병을 단지 물로만 씻어 재활용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다. 플라스마로 살균을 하면 바이오필름이 제거된다는 것은 알려져 있어, 최근 활용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어떤 원리로 얼마만큼의 살균 효과가 있는지 정량적인 분석은 미흡한 상태다.

연구팀은 우선 플라스마를 처리할 때 발생하는 활성종을 측정했다. 활성종에는 수산기(하이드록시기, -OH), 오존(O₃), 과산화수소(H₂O₂), 아질산이온, 활성산소 등이 있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수산기에 주목하고 있다. 수산기는 다른 활성종에 비해 100배에서 1만배 농도가 낮음에도 산화력이 높아 바이오필름 제거에 큰 구실을 하는 것이 확인됐다.

플라스마와 플라스마 활성수로 바이오필름이 제거되는 비율. 카이스트 제공
연구팀이 플라스마와 플라스마로 활성화된 물로 실험한 결과 플라스마 자체로는 바이오필름이 최대 3.9 log CFU/㎠가 제거되고 플라스마 활성수로는 1.9 log CFU/㎠가 제거됐다. 논문 제1저자인 박주영 연구원(박사과정)은 “log CFU는 세균 숙주가 줄어드는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2 로그는 세균 숙주가 99%, 4로그는 99.99%가 제거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플라스마 활성종 별로 바이오필름 제거 효과를 측정한 결과 과산화수소는 25%, 오존 14%, 아질산 이온 11%, 수산기 10% 등으로 나왔다. 연구팀은 수산기의 살균 효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하고 후속 연구를 통해 플라스마로 수산기를 최대한 많이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의 논문은 미국화학회(ACS)가 발간하는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인터페이시스>에 실렸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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