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에 형성된 세균덩이 바이오필름을
플라스마로 제거하는 기능과 원리 밝혀
바이오필름 속 미생물 99.99%까지 멸균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물리학과 최원호 교수 연구팀은 23일 “플라스마를 이용해 페트병이나 음식물에 존재하는 대장균·박테리아 등으로 이뤄진 바이오필름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원리를 정량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플라스마는 제4의 물질 형태로 강한 힘에 의해 전자, 이온 등으로 입자들이 나뉜 상태 곧 이온화된 기체를 말한다. 네온사인, 형광등, 피디피(PDP) 등에 활용되고 있다. 번개도 일종의 플라스마다. 바이오필름은 박테리아 군집체로 한번 형성되면 필름으로 보호막이 생성돼 제거하기 어렵다. 필름 내부에서는 지속적으로 박테리아가 증식돼 위생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생수병을 단지 물로만 씻어 재활용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다. 플라스마로 살균을 하면 바이오필름이 제거된다는 것은 알려져 있어, 최근 활용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어떤 원리로 얼마만큼의 살균 효과가 있는지 정량적인 분석은 미흡한 상태다.
연구팀은 우선 플라스마를 처리할 때 발생하는 활성종을 측정했다. 활성종에는 수산기(하이드록시기, -OH), 오존(O₃), 과산화수소(H₂O₂), 아질산이온, 활성산소 등이 있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수산기에 주목하고 있다. 수산기는 다른 활성종에 비해 100배에서 1만배 농도가 낮음에도 산화력이 높아 바이오필름 제거에 큰 구실을 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이 플라스마 활성종 별로 바이오필름 제거 효과를 측정한 결과 과산화수소는 25%, 오존 14%, 아질산 이온 11%, 수산기 10% 등으로 나왔다. 연구팀은 수산기의 살균 효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하고 후속 연구를 통해 플라스마로 수산기를 최대한 많이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의 논문은 미국화학회(ACS)가 발간하는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인터페이시스>에 실렸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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