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에 2019년은 ‘시련의 해’였다. 2019년 1월 2일 기준 4만5900원에서 시작했던 주가는 대표 아티스트인 보이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가 ‘버닝썬 게이트’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양현석 당시 YG 대표까지 탈세·성접대 등 혐의를 받으며 반 토막이 났다. 승리와 양 대표가 나란히 경찰의 소환조사를 받게 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2019년 8월 26일, 주가는 상장 이래 최저가인 장중 1만9300원을 기록했다.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것에 더해 YG는 경영 지표도 악화됐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YG는 지난해 약 7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빅뱅이 군복무로 공백기를 맞은 데 더해, 콘텐츠 제작·외식업 등 사업을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도 2017년 3499억원에서 지난해 2854억원(추정치)으로 2년간 645억원이 줄었다.
그러나 ‘빅뱅 리스크’로 추락했던 YG는 역설적으로 빅뱅 컴백을 계기로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YG는 최근 빅뱅이 오는 4월 미국에서 열리는 ‘코첼라 밸리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 페스티벌)’ 출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YG와 빅뱅의 ‘재계약 청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일본 돔 투어를 성황리에 진행 중인 걸그룹 블랙핑크도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주요 동력이다. 블랙핑크는 일본 도쿄·오카사 양대 돔 콘서트에서 3일간 약 15만 관객을 동원하며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또 YG는 적자의 주범이었던 신사업을 정리하고 본업인 매니지먼트에 집중하기로 했다. 외식 부문 계열사인 YG푸즈를 매각하고, 방송 프로그램 제작도 중단하면 연간 100억원의 영업이익 회복 효과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잇따른 호재에 힘입어 YG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최근 한 달간 꾸준히 반등했고 1월 6일 3만원을 회복했다. 유안타증권, 하나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은 목표 주가를 각각 4만3000원, 3만7000원, 3만3000원으로 설정하며 ‘매수’ 투자의견을 냈다. 빅뱅·블랙핑크 쌍끌이에 힘입어 K팝 명가의 위상을 회복하고, 2021년에는 영업이익 4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포인트 1│"BigBang is Back"
빅뱅은 일본과 동남아 지역에서 높은 티켓 파워를 보유한 글로벌 톱 아티스트다. 2017년 한 해에만 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YG가 지드래곤·탑·태양·대성과 재계약하고, 승리를 제외한 4인조 빅뱅으로 재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빅뱅은 오는 4월 코첼라 페스티벌을 계기로 글로벌 투어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지드래곤과 탑은 마약 논란이, 대성은 본인 소유 건물에서 불법 유흥업소가 운영됐다는 논란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논란이 해외 팬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빅뱅은 2017년 글로벌 콘서트 모객 201만 명을 달성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 비중이 크다. 지 연구원은 "엔터 주 특성상 해외 성장이 중요하다"며 "일본 현지에서는 벌써 빅뱅 콘서트를 유치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
물론 빅뱅 재계약이 YG 실적의 대폭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업계에 따르면 YG는 빅뱅과 계약 기간, 수익 배분율 등 세부 항목을 합의하는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 계약보다 수익 배분율이 YG에 비우호적인 조건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YG를 대표하는 그룹인 빅뱅의 상징성이 크다"며 "상장사의 네임밸류를 반영하는 시가총액의 상향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포인트 2│글로벌 진출 성공한 블랙핑크
빅뱅 공백기에 ‘소녀 가장’ 역할을 톡톡히 해온 걸그룹 블랙핑크는 본격적인 글로벌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지수·제니·로제·리사 4명으로 구성된 블랙핑크는 최근 일본 투어에서 티켓 파워를 입증했고, 고가의 굿즈(goods·상품)도 완판됐다. 중심 팬층이 남성인 타 걸그룹과 달리 블랙핑크는 충성도와 소비 성향이 가장 높은 10~20대 여성이 중심 팬층이라 매출 창출력이 크다.
글로벌 아티스트의 척도인 유튜브 지표에서도 블랙핑크는 독보적이다. 블랙핑크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월 7일 기준 3240만 명으로 방탄소년단(2450만 명)보다도 많다. 최근 1년간 누적 조회 수는 40억 회에 이르며, 일본과 동남아뿐만 아니라 미국·브라질 등 다양한 국가에 골고루 트래픽이 분포됐다.
YG에 따르면 블랙핑크는 오는 3~4월 새로운 앨범을 발매하며 공식 컴백하고, 이후 진정한 의미의 월드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블랙핑크의 콘서트 개런티는 1회당 4억~5억원 선으로 2012년 빅뱅의 글로벌 투어 초기와 유사하다. 아직 신인 그룹 계약을 적용받고 있어, 수익 배분율도 회사에 매우 우호적이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 비아이를 제외한 6인조로 개편한 보이그룹 ‘아이콘’도 곧 신곡을 발매할 예정이다. 버닝썬 사태로 데뷔가 늦춰진 신인 그룹 ‘트레저’도 1월 중에 정식 데뷔할 계획이다. ‘트레저’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YG 보석함’ 출신으로 이미 팬덤이 형성됐다.
◇포인트 3│적자 주범 신사업 정리하고 본업에 집중
지난해 6월 양현석·양민석 공동 대표가 물러난 뒤 YG의 지휘봉을 잡은 황보경 대표는 경영 측면에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수십억원대 적자의 주범이던 신사업을 정리하고 본업인 매니지먼트에만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YG는 지난해 11월 ‘삼거리포차’ 등을 운영하는 외식 부문 계열사 ‘YG푸즈’를 매각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YG푸즈는 연간 2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온 것으로 추산된다.
매년 80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내던 콘텐츠 제작도 중단하기로 했다. YG는 2017년부터 공중파, CJ E&M 출신의 스타 PD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꽃놀이패’ ‘착하게 살자’ 등 자체 프로그램 제작에 나섰지만 성과는 부진했다. 신규 예능 프로그램 ‘내 전공은 힙합’은 제작을 완료하고도 방송사 편성을 받지 못해 결국 온라인 스트리밍(네이버 V앱)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YG가 콘텐츠 제작업 중단과 YG푸즈 매각만으로도 1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JYP처럼 음악 본업에만 집중하는 긍정적인 체질 개선이 시작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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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현 이코노미조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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