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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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역학은 원자 분자 등 미시적인 물질세계를 설명하는 현대물리학의 기본 이론이다. 양자 역학 이전의 물리학을 이와 대비하여 고전 물리학이라고 부르는데, 고전 물리학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규모의 거시적 물질세계를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양자 역학 결과를 거시적인 규모로 근사할 때 고전 물리학 결과의 대부분을 유도할 수 있다.1) 그래서 양자 역학이 정확한 이론이라고 한다면 고전물리학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근사적인 이론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측정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고전 물리학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현상들을 발견한 덕분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양자(quantum)는 라틴어에서 나온 단어로 "얼마나 큰지" (how great or how much)라는 의미이며, 양자 역학에서 그것은 원자의 에너지와 같은 물리적 특성의 불연속 단위를 가리킨다. 양자 역학이 고전 물리학과 다른 특징적인 요소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양자화(quantization)로서 에너지, 운동량, 각운동량 등의 성질들이 특정 값들에 제한되어 있다. 둘째, 파동-입자 이중성(wave-particle duality)으로서 미시적인 현상에서는 파동의 특성과 입자의 특성이 동시에 관찰되는데 이를 파동-입자 이중성이라고 한다. 거시 세계에서는 파동 현상과 입자가 만들어내는 현상은 분명하게 구별할 수 있다. 셋째, 불확정성 원리(uncertainty principle)로서2), 물질의 어떤 특성들은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3)

그림 1은 수소 원자 오비탈을 보여주는데, 이는 수학적으로 정확한 해를 얻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양자 역학 적용 예 중 하나이다. 양자 역학을 적용하는 대부분의 경우 – 고전 물리학 역시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근사적인 해만 얻을 수 있다. 계를 구성하는 입자의 수가 3개 이상일 때 정확한 해를 얻을 수 없는 것은 고전 역학에서 증명된 사실이며, 이는 양자 역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도 양자 역학은 컴퓨터 등 현대문명의 근간이 되는 많은 발명품의 기본 아이디어를 제공해왔다.

그림 1. 수소 원자의 파동 함수(오비탈): 각 오비탈의 괄호안 숫자는 @@NAMATH_INLINE@@(n,l,m_l)@@NAMATH_INLINE@@을 나타낸다. 이 그림에는 @@NAMATH_INLINE@@1s@@NAMATH_INLINE@@ 오비탈이 나와 있지 않으며, @@NAMATH_INLINE@@2p@@NAMATH_INLINE@@, @@NAMATH_INLINE@@3p@@NAMATH_INLINE@@, @@NAMATH_INLINE@@4p@@NAMATH_INLINE@@ 오비탈은 각기 2개씩, @@NAMATH_INLINE@@3d@@NAMATH_INLINE@@, @@NAMATH_INLINE@@4d@@NAMATH_INLINE@@ 오비탈은 3개씩, @@NAMATH_INLINE@@4f@@NAMATH_INLINE@@ 오비탈은 4개가 나와 있다. 각 오비탈들은 오비탈의 마디 (node)를 보여주고 있다. 상단의 식은 수소 원자의 파동 함수를 나타낸다. (출처)

양자 역학의 태동

1900년 플랑크(Max Planck)는 흑체 복사(blackbody radiation) 스펙트럼을 설명하는 식에 양자 개념을 최초로 도입하였다. 이후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1905년 발표된 유명한 논문 중 하나에서 광전효과를 설명하는 데 파동의 입자성과 플랑크의 양자 개념을 사용하였다. 1913년 발표된 수소 원자에 대한 보어 모형(Bohr model)은 모형 자체에 결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자 개념을 확장하고 양자 역학의 수학적 표현을 위한 출발점이 되었다. 드브로이(Louis de Broglie)는 물질파(matter wave)를 통해 물질에 파동성을 도입하였다. 이후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는 파동 방정식을 통해,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는 불확정성 원리와 행렬 역학(matrix mechanics) 등을 통해, 본(Max Born)은 파동 함수의 해석 등을 통해 양자 역학에 크게 기여하였다. 이외에도 많은 물리학자들이 양자 역학의 확립과 발전에 기여하였다.

슈뢰딩거 파동 방정식

고전 역학의 기본식 중 하나는 뉴턴식 @@NAMATH_INLINE@@F\ =\ ma@@NAMATH_INLINE@@이며,4) 이를 풀이하여 물체의 운동을 설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양자 역학의 기본식 중 하나는 슈뢰딩거 파동 방정식이며, 이를 통해 미시적인 현상들을 설명할 수 있다. 고전 역학에 뉴턴식을 변형한 다양한 식들이 나타난 것과 비슷하게 양자 역학에서도 슈뢰딩거 방정식과 동등하지만 수학적 형태가 다른 행렬 역학이 존재하고 또한 여러 가지 현상을 한꺼번에 설명하기 위한 디락(Paul Dirac) 통일된 식이 있지만, 화학 분야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식은 슈뢰딩거 방정식이다.

슈뢰딩거 방정식은 시간을 포함하지 않는 방정식(time-independent equation)과 시간에 따른 변화를 다루는 방정식(time-dependent equation)으로 나뉜다. 아래 식들은 이 두 가지 방정식을 보여준다.

@@NAMATH_DISPLAY@@H\Psi\, =\, E\Psi@@NAMATH_DISPLAY@@@@NAMATH_DISPLAY@@i\hbar \, \dfrac{\partial H}{\partial t} =\ H\Psi@@NAMATH_DISPLAY@@

여기서 @@NAMATH_INLINE@@H@@NAMATH_INLINE@@는 해밀토니언, @@NAMATH_INLINE@@\Psi@@NAMATH_INLINE@@는 파동 함수(wave function), @@NAMATH_INLINE@@E@@NAMATH_INLINE@@는 에너지, @@NAMATH_INLINE@@i@@NAMATH_INLINE@@는 복소수, @@NAMATH_INLINE@@\hbar@@NAMATH_INLINE@@는 플랑크 상수 @@NAMATH_INLINE@@h@@NAMATH_INLINE@@를 @@NAMATH_INLINE@@2\pi@@NAMATH_INLINE@@로 나눈 값이다. 슈뢰딩거 방정식은 기본적으로 편미분 방정식이며, 에너지 연산자라고 부르는 @@NAMATH_INLINE@@H@@NAMATH_INLINE@@에는 공간 좌표에 대한 편미분이 포함되어 있다. 이 방정식의 풀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적분 상수를 결정하는 데 경계 조건(boundary condition)이 필요하다. 모든 값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양자 개념은 수학적으로 경계 조건 때문에 적분 상수가 모든 상수가 아닌 특정 상수들에 제한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슈뢰딩거 방정식의 답을 얻는다는 것은 편미분 방정식을 풀어 에너지와 파동 함수를 결정한다는 말이다. 슈뢰딩거 방정식의 정확한 해를 얻을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기에 여러 가지 근사법을 통한다. 그림 1의 수소 오비탈은 그 원자에 대한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어 얻은 정확한 파동 함수를 그린 것이다. 하지만 양자 역학이 주는 답에 대한 해석에는 확률론적 해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해를 그림으로 그리는 것도 간단하지는 않다.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이하여 얻어지는 파동 함수는 입자의 위치 운동량 등 물리적 성질의 확률 크기(probability amplitude)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확률론적 해석에 대한, 양자 역학에 대한 널리 알려진 아인슈타인의 비판인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말은 확률론적 해석이 과학의 첫 번째 원리인 인과율(principle of causality)에 어긋날 수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파동 함수의 확률론적 해석은 일반적으로 본(Max Born)의 해석을 따른다.

수소 원자보다 큰 원자, 분자의 여러 가지 운동 – 원자핵의 운동인 병진, 회전, 진동 운동과 전자의 운동, 더 나아가 화학 반응 등에 대한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어 실험 결과와 비교하는 연구에 있어서 양자 역학을 주로 이용한다.

코펜하겐 해석

양자 역학에는 많은 논쟁이 있는데 그중 유명한 것이 코펜하겐 해석이다.5) 일반적으로 그 내용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비판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중 하나를 소개한다. 코펜하겐 해석은 한 가지 현상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간략하게 요약하기 어려운 양자 역학 전반적인 특성에 관한 것이다. 보어와 하이젠베르크가 주로 주장한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양자 역학의 확률론적 특성은 언젠가 결정론적 이론으로 대체될 임시방편적인 것이 아니라, 이는 고전적인 의미의 인과율 폐기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양자 역학의 형식론을 잘 정의하여 적용하더라도 다른 실험 상황에서 얻어지는 증거의 반대되는 특성으로 인해 항상 실험 장치에 관하여 언급해야 하며, 전자 스핀에 관한 실험은 대표적인 예이다. 양자 역학은 거시적인 - 일상생활 경험에 기초한 직관적인 예측과는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응용 예

양자 역학은 20세기 이전에 관찰된 고전 물리학으로 설명할 수 없었던 현상을 설명하는 데 성공적이었다. 중력을 제외한 모든 물리학 세부 분야와 결합하여 여러 가지 현상들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고 있으며, 물질의 여러 가지 성질에 관한 정확한 이해의 기반이 되고 있다. 화학 분야에서는 DNA와 같은 거대분자를 포함하는 화학 반응을 이해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분광학은 양자 역학과 쌍을 이루며 발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자와 분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 준위가 양자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분광학에서 얻어진 스펙트럼을 해석하는 데 양자 역학은 절대적이다. 또한 반도체 레이저 등 현대 전자기기 모두가 양자 역학을 이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기 공명 영상(MRI), 전자 현미경, 초전도 자석(superconducting magnets) 등 수많은 최첨단 기기들이 양자 역학의 산물이며, 이에 따라 양자 역학은 전자공학에서 필수과목이다. 최근에는 양자 컴퓨터, 암호 기술(cryptography) 등이 양자 역학에 기초하여 개발되고 있다.

참고 내용

1. 양자 역학 결과를 거시적인 규모로 근사하는 방법에는 플랑크 상수 @@NAMATH_INLINE@@h@@NAMATH_INLINE@@를 0으로, 질량을 무한대로, 혹은 관련 양자수를 무한대로 근사하는 방법 등이 있다.
2. 불확정성 원리는 indeterminacy principle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3. @@NAMATH_INLINE@@\Delta x\, \Delta p_x \, \geqslant \hbar/2@@NAMATH_INLINE@@이다. 즉, @@NAMATH_INLINE@@x@@NAMATH_INLINE@@축 방향의 위치와 운동량은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 하지만 @@NAMATH_INLINE@@\Delta x @@NAMATH_INLINE@@와 @@NAMATH_INLINE@@\Delta p_y@@NAMATH_INLINE@@ 사이에는 이런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즉, @@NAMATH_INLINE@@x@@NAMATH_INLINE@@축 방향의 위치와 @@NAMATH_INLINE@@y@@NAMATH_INLINE@@축 방향의 운동량은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외에도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는 요소들이 있다.
4. 이 식을 풀어 쓰면@@NAMATH_INLINE@@F\ =\ ma\ =\ m\ d^2x/dt^2@@NAMATH_INLINE@@으로 위치 @@NAMATH_INLINE@@x@@NAMATH_INLINE@@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미분 방정식을 풀이해야 한다. 미분 방정식의 풀이 과정에는 적분 상수가 필요하며 적분 상수를 결정하는 데는 초기 조건 등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미분 방정식을 풀이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5. 코펜하겐은 보어 (Niels Bohr) 연구실이 있었던 덴마크의 수도이다. 당시 세계 유수의 물리학자들이 보어 연구실에서 양자 역학을 연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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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화학회는 1946년 7월 7일 설립된 비영리 학술단체로서 화학 분야의 학술과 기술 발전, 교육, 및 화학 지식의 확산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 7,000여명의 회원이 대학, 연구소, 산업체, 초중고등학교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140여 단체 및 30여 개의 특별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12개의 지부, 12개의 분과회, 3개의 편집위원회를 포함한 제위원회와 운영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한화학회지", "Bulletin of the Korean Chemical Society" (영문, 월간, 1981년 SCI등재), "Chemistry, an Asian Jouranl", "Physical Chemistry Chemical Physics" 등의 학술지와 소식지인 화학세계(월간)를 발행하고 있다. 대한화학회는 미국화학회, 영국화학회, 일본화학회, 중국화학회 등과 지속적으로 교류를 하고 있으며 화학관련 국제기구인 IUPAC과 FACS의 회원 단체로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