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첫단추 꿴 방배삼호…아직은 갈길 ‘산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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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3.05. 오전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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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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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삼호아파트 가보니…
곳곳 ‘안전진단 통과’ 플래카드
기준강화 후 통과 최초의 사례
주민들 “될 줄 알았다” 반응
높아진 부담금 등도 추진 걸림돌


 
재건축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 절차를 통과해 재건축 추진의 첫 단계를 완수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삼호아파트. 사진=양영경 기자/y2k

‘경축 방배삼호 아파트 안전진단 조건부재건축(D등급) 획득’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삼호 아파트 단지엔 이런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었다. 이 단지는 정부가 지난해 3월, 재건축 사업을 위한 첫단계인 ‘안전진단’에서 ‘구조안정성’ 평가 비중을 높인 후 서울에서 최초로 D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8월 있었던 일이다. 강화된 제도에서 D등급을 받은 재건축 단지가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려면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마쳐야 한다.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적정성 검증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지난달 28일 소위원회를 개최해 방배삼호의 D등급 판정을 최종 확정했다. 재건축을 위해 필요한 적정성 검토 절차를 마쳤다는 의미다. 이로써 방배삼호는 정부의 안전진단 기준 강화 후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첫 번째 서울 재건축 단지가 됐다.

단지 주민들은 안전진단을 통과했다는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었다. 단지에서 만난 A모씨는 “여긴 40년이 넘은 아파트”라며 “어찌 되든 기다리면 될 줄 알고 있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예상했던 결과기 때문에 일부 주민들이 안전진단 통과 여부를 확인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문의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변 공인 관계자는 “몇 없는 매물도 호가 조정이 없다”고 전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적정성 검토 결과는 이번 주 내 서초구청에 통보된다.

방배삼호를 계기로 움츠러들었던 서울 재건축 시장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정부 들어 재건축 요건이 한층 까다로워졌다. 안전진단 기준이 상향 됐기 때문에 D등급 받기도 쉽지 않다”며 “서울 강남권인 데다 재건축 시장을 주도하는 지역에서 간만에 나온 적정성 검토 통과 소식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에따라 재건축을 추진하는 다른 단지들도 안전 진단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주목된다.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는 이르면 이번 주 안전진단 용역 입찰공고를 낸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관계자는 “용역 비용을 모금하는데 통상 3~4개월이 소요된다”며 “5단지·9단지에서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아직 낙관할 단계는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이후 안전진단 최종 통과가 손에 꼽는 일이 됐지만, 재건축 사업 전체로 보면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방배삼호만 하더라도 사업방식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당초 이 아파트는 ‘빠른 추진속도’에 방점을 두고 신탁방식 재건축을 선택, 한국토지신탁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하지만, 주민 동의를 얻는 절차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서 일부 주민 사이에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김종인 방배삼호 재건축 정비사업위원장은 “무한대로 기다릴 수만은 없다. 조합방식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 했다. 한국토지신탁관계자는 “일부 주민의 확약 요구 탓에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며 “최대한 협업할 것”이라고 했다.

조정기에 들어선 부동산 시장, 재건축 부담금 등도 ‘넘어야 할 산’으로 지적된다.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정비사업은 낡은 주택을 정비하고 새 아파트로 들어간다는 것의 의미가 있지만, 내 돈의 부담을 줄여가며 자산가치 상승을 경험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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