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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장, 황제, 페이커까지, 프로게이머와 TV 광고[갬성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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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2. 13:56471 읽음

와일드 리프트 광고에 나왔던 페이커 이상혁

요즘 페이커 나오는 광고 다들 익숙하시죠?

현존 최고의 lol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월드 스타죠. TV 프로에도 자주 나왔고, 손흥민하고 같이 광고도 찍었습니다. 사람들은 페이커가 벌어들이는 연봉에 놀라워했고,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죠.

사실 TV 광고는 주로 인기 연예인들이 찍잖아요? 페이커야 연예인급으로 인기가 있으니까 그렇다 치죠. 근데, 20년이 넘는 우리나라 e스포츠 역사 속에 페이커 이전에도 TV 광고에 나왔던 프로게이머들, 당연히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영상에서는 광고 모델이 되어 TV 속에 등장했던 프로게이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프로게이머 최초의 TV 광고, 코넷 아이디 ‘쌈장'
전설의 그 광고, 코넷 아이디 쌈장 열풍의 시작

이 광고 기억하시나요? 전설의 그 광고, 코넷 아이디 ‘쌈장’, 열풍을 몰고 왔던 그 광고! 우리나라, 아니 어쩌면 전세계 최초로 ‘프로게이머'가 등장했던 TV 광고입니다.

e스포츠가 막 시작되던 1999년 방송된 이 광고는, 당시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1세대 프로게이머 이기석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큰 화제였는데요. 임요환이 등장하기 전까지 실력과 인기면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이기석은 이 광고 이후 엄청나게 유명해집니다.

김혜수가 진행하던 토크쇼에 출연하기도 했고,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사이버 국방부 장관’으로까지 뽑혔죠.

하지만, 이 때만 해도 프로게이머를 바라보는 시선은 주로 ‘신기함'이었고, 광고 모델로 발탁한 업체 역시 ‘인터넷 서비스' 코넷이었기 때문에, 프로게이머가 대중 문화의 영역에 뿌리를 내렸다고 보기에는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광고는 e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하죠.

‘황제' 임요환의 시대, e스포츠의 아이콘
임요환은 e스포츠의 영역을 넘어 활발한 활약을 펼쳤던 슈퍼스타였다

TV 광고에 나왔던 프로게이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e스포츠의 아이콘, ‘황제' 임요환 이야기를 안 할 수 없겠죠? 모두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임요환은 TV 광고 외에 TV 출연, 자서전 출판, 심지어 영화에 까메오 출연(소지섭 친구)한 적이 있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였죠.

그의 팬카페 회원 숫자는 무려 60만 명에 달했는데요. 이는 이효리, 보아 등 당대 최고의 인기 연예인들의 팬카페 규모보다 컸다고 합니다. 

임요환은 단순히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있어?’라는 신기함이 아니라 뜨거운 인기를 바탕으로 TV 광고에 진출했습니다. 현역 선수 생활 중 4번의 TV 광고를 촬영했고, 최초로 과자류 광고를 찍었습니다.

동양 오리온 시절, 핫브레이크 광고에 등장한 임요환

 임요환은 동양 오리온 시절, 오리온의 초코바 핫브레이크 광고에 출연했는데요. 프로게이머가 제과 업계 TV 광고에 등장한 첫 사례입니다. 임요환이라는 프로게이머의 인기를 제품 판매량 상승으로 이어가겠다는 계산이 있었다는 점에서 e스포츠가 ‘프로 스포츠'의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다는 점이 입증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임요환은 2002년, LG텔레콤의 TV 광고에도 등장했는데요. 당대 최고의 인기 스타였던 전지현과 함께 등장했습니다. 당시 신생 통신사였던 LG텔레콤이 가입자를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e스포츠의 아이콘이었던 ‘황제' 임요환을 선택한거죠. 이후 임요환은 2004년 SK텔레콤 T1의 창단 멤버가 되는데요. 이래저래 통신사와 인연이 많았네요.

SK텔레콤이 팀의 간판 임요환을 그냥 놔둘 수 없었겠죠? 임요환은 또 한 번 이동 통신사 광고에 등장합니다. 2009년 방영된 이 광고에는 이전 경기 영상들이 활용됐고, 특별한 나레이션 없이 영상과 배경 음악, 문구만으로 담백한 광고 영상이 나왔습니다. ‘나만큼 미쳐봐'라는 자서전을 냈던 임요환, 그리고 ‘생각대로 해, 그게 답이야'라는 광고 문구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스타2 출시 이후 새로운 도전에 나선 임요환을, 인텔이 후원했는데요. 당시 인텔은 스타2 공동 마케팅을 하기도 했었죠. 인텔의 임요환에 대한 지원은 광고 모델 기용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이 광고에서 임요환은 소녀시대와 함께, ‘너의 CPU를 믿어봐'라는 명대사를 남겼죠.

페이커 이야기는 마지막에 따로 하겠지만, 페이커 이전에 임요환이 있었고, 임요환이 있었음에 페이커가 존재한다고도 할 수 있겠죠? 그 정도로 임요환은 다방면에서 활발할 활약을 펼쳤습니다. 요즘처럼 뉴미디어 광고가 활발하지 않던 시절에, 무려 4번의 TV 광고 등장. 이 정도면 말 다 한거죠.

모기업의 광고 모델로 기용된 프로게이머들

아마 아는 분들이 별로 없으실텐데요. 프로게임단 Gen.G의 이지훈 단장도 광고 모델 출신입니다. 피파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던 KTF 매직앤스(현, kt롤스터)시절에 모기업의 메가패스 광고에 등장한 것인데요. 이 때, 다른 KTF 선수들도 광고에 나왔지만, 팀의 간판 스타였던 이지훈 단장만 대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친절하게도 자막으로 ‘이 광고에 프로게이머 나왔다’고 설명해주는 모습이 재밌고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2000년대 중반, 대기업들이 연속적으로 스타1 프로게임단을 창단했던 때가 있었는데요. 그래서, 이제 막 대기업에 인수된 프로게임단의 간판 스타들이 광고에 등장했던 사례가 몇 번 있었습니다.

‘천재테란’ 이윤열의 ‘SG 패밀리'를 인수한 팬택앤큐리텔은 ‘게임폰'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이윤열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습니다. 너무 당연하죠? 

그리고 이 광고는 레전드가 되었습니다. 

이 게임폰은 동그란 모양이었는데, 이걸 들고 있는 이윤열의 모습이 마치 ‘보노보노' 같아서, ‘수달’이라는 별명이 붙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광고도 약간 오글거렸… 

이 광고 역시 레전드죠. 

2009년 소속 팀 화승의 ‘르까프 WAVE’ 신발 광고에 등장한 이제동입니다. 테크토닉 댄스를 추는 이제동의 모습이 화제였는데요. 화승 오즈의 간판 스타였던 이제동의 새로운 시도가 화제였습니다만, 약간 오그라드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동은 ‘이제동네신발판매원'이라는 별명도 얻었었죠. 더 놀라운 것은 ‘동크토닉’이라는 표현은 팬들이 만든게 아니라, 레알로 ‘공식' 명칭이었습니다.

이윤열과 이제동의 사례는 왠지 모르게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약간은 있지만, 기업이 자사의 프로게이머를 상업적으로 활용한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TV 광고는 비용이 크게 들었기 때문에, 아무리 소속 선수라고 해도 TV 광고에 전면적으로 내세우는 사례는 한 동안 없었습니다. 이제동과 비슷한 시기에 최강자로 군림했던 ‘최종병기' 이영호마저도 TV 광고에 등장한 적은 없었고, 인터넷으로 공개된 1분 35초짜리 KT ucloud 광고에 등장한 것이 전부였죠.

지금은 페이커 시대

지금은 페이커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TV 광고만큼이나 유튜브, 트위치, 네이버TV 등에서 소비되는 새로운 형태의 광고도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페이커는 선배 프로게이머들보다 이런 광고 매체에 더욱 자주 등장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데뷔 때부터 스타였지만, 월드 스타로 거듭난 뒤에 찍은 광고, 특히 TV 광고들은, 페이커의 현재 위상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페이커는 임요환 이후 오랜만에 제과 업계 모델로 발탁되어 ‘월드콘'의 ‘월드클래스' 모델로 등장했는데요. 실제로 월드콘이 꽤나 잘 팔렸다고 합니다. 페이커 효과라고 봐야겠죠?

SK텔레콤은 손흥민과 페이커를 적극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들을 홍보했습니다. T1 선수단 전체를 활용해 LCK 경기 현장을 테마로 e스포츠 관련 서비스를 소개했죠. 그리고 페이커는 손흥민과 단 둘이 광고에 등장,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홍보했는데요. 손흥민-케인 투톱보다 더 보기 좋았던, 손흥민-페이커 투톱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페이커는 해외 광고 시장까지 공략합니다. 중국 전역에 방영된 과자 ‘도리토스 광고'인데요. 우리나라 프로게이머가 해외 TV 광고에 등장한 모습은 신기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국뽕도 좀 차오르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같은 팀 선배 임요환이 오래전에 걸었던 길을, 더 멋지게 걷고 있는 페이커, 이런 행보라면 임요환의 계보를 이을 만한 e스포츠의 아이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지금까지 TV 광고에 등장했던 프로게이머들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홍진호처럼 은퇴 이후에 방송인으로 거듭나 종횡무진 활약한 사례도 있었지만, 이번 영상에서는 현역 시절 중에 TV 광고에 등장했던 사례들만 정리해봤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저희가 빠뜨린 사례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어쨌든 프로게이머들이 e스포츠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활약하는 것은 e스포츠를 사랑하는 입장에서, 아주 신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갬성드래곤의 mdk였습니다. 글에서 언급된 모든 광고 영상들은 아래 링크의 영상에 모두 담겨져 있으니 꼭 보시고, 만약 영상이 재미있으셨다면 구독, 좋아요, 알림설정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다음에 더 재미있는 e스포츠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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