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학종 자소서 0점인데 서류합격…도 넘은 경인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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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11.15. 오전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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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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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수업 안 한 교수는 출석 허위기재
논문 지도 명목 2억 받은 교수도
수업일수 미달 학생에 F 대신 A+


경인교육대학이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자기소개서 기재 위반으로 0점 처리된 학생을 합격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이 대학 교수는 수업을 하지도 않은 날 출석부를 허위로 작성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 학교에선 회계는 물론 인사와 입시, 학사 관리 등에서 30건의 비위가 적발됐다. 초등교사를 길러내는 학교라 이런 도덕적 해이가 더욱 심각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
경인교육대. 연합뉴스
최근 교육부가 공개한 이 학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과교육과 A교수는 지난해 12월 2일부터 13일까지 공무 국외여행을 다녀오겠다고 한 뒤 12월 15일 입국했다. 14일에는 강의를 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강의를 한 것처럼 출석부를 작성했다. 평생교육원 직원 B씨는 2009년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겸직허가를 받지 않은 채 대학에 출강했다가 학교의 ‘불문경고’를 받은 적이 있는데도 2014학년도 1학기부터 6학기 동안 겸직허가 없이 또다시 강의에 나섰다. 특히 이 과정에서 근무 상황을 처리하지 않거나 출장·병가·공무휴가 등 허위 처리한 사실도 드러났다. 교육부는 이들에게 각각 경징계와 중징계를 내리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다. 이 밖에 이 학교 교육전문대학원은 논문 또는 논문 대체보고서 지도를 명목으로 교수 179명에게 2억여원이 넘는 돈을 지급하기도 했다. 고등교육법에는 교수가 논문지도비를 받는 일을 금지하고 있다.

입시 비리는 물론 학사 처리 부분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대학 측은 지난해 수시모집 학생부전형 1단계 서류심사를 시행하면서 자기소개서에 학교 외 타 기관이 열었던 대회 수상 실적을 기재한 학생을 합격 처리했다. 고등교육법에는 이 경우 0점으로 불합격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경인교대 측은 “과학 관련 동아리 활동을 발표하는 대회 취지를 고려할 때 0점 처리하기는 부적합다고 판단했다”면서 “해당 학생은 예비 후보자로 심사돼 최종적으로 경인교대에 등록하지 않았고, 다른 대학에 입학했다”고 설명했다.

또 교수 11명은 매 학기 총수업시간의 4분의1 이상 결석한 학생 20명에 대해 해당 과목 성적을 ‘F’로 처리하지 않고 ‘A+’ 등을 주기도 했다. 학생 교육봉사활동 시간을 교육부 고시에서는 ‘30시간 이상’으로 하고 있지만, 학교는 이를 어기고 ‘24시간 이상’으로 운영했다. 이 때문에 이 학교 학생 1855명이 교육봉사활동 시간을 다 채우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부적정하게 지급된 논문 지도비를 학교가 모든 교수에게서 각각 회수해 세입조치를 지시하고, 성적을 함부로 매긴 교수 등에 대해서는 경고조치했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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