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불법시위 증거 찾겠다” 성난 촛불에 기름 붓는 朴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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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나선 고교생 : 전국 53개 고등학교 1600명을 회원으로 둔 정치·외교 분야 학술단체인 전국청소년정치외교연합 회원들이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산업은행 앞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朴만큼 청렴하면 돌 던지라”

현실과 동떨어진 맹목적 추종

집회에 ‘감시단’ 급파 공지

전문가 “성향같은 사람 모여

이분법적 사고로 집단적 오류”


시민 20만 명(집회 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4만5000명)이 주말 서울 도심에서 “박근혜 물러나라”고 외치며 촛불을 들었지만, 박근혜 대통령 지지모임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는 7일 오히려 “불법 시위 증거를 찾는 국민감시단을 구성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성난 민심에 ‘역주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박사모는 최근 회원이 소폭 늘어나는 등 5%밖에 남지 않았다는 박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결집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향이 똑같은 사람만 모인 집단의 폐쇄성 탓”이라며 “현실과 괴리된 맹목적 지지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는 4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 최저치(5%)를 기록한 가운데 열렸다. 박사모 내부 분위기는 이 같은 사회 전반의 기류와 정반대다.

박사모는 이날 ‘국민감시단’과 ‘언론왜곡보도감시센터’를 구성해 박 대통령을 돕겠다고 밝혔다. 박사모 중앙회장 정광용 씨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오는 12일 예정된 집회에 박사모 회원으로 구성된 국민감시단을 급파하겠다”며 “시민들 틈에 끼어 시위 중 불법 행위를 자행하거나 유도하는 자, 시위 중 폭력, 방화 등 불법 행위를 자행하는 자, 특히 군중 심리를 이용하여 의경을 폭행하거나 이를 유도하는 자 등을 감시한다”고 공지했다. 정 씨는 “언론왜곡보도감시센터를 만들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마녀사냥식 허위·왜곡·거짓보도를 잡아내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 회원은 박사모 인터넷 게시판에 “40년 지기 죽마고우 친구한테 (국정을) 말할 수 있고 의견을 구할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을 가지고 언론과 야당이 선동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회원은 “대통령만큼 청렴하게 살아왔다면 돌을 던지라”고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냈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하루 뒤인 10월 26일 6만7531명이었던 박사모 회원은 7일 현재 6만9729명으로 되레 늘었다.

전문가들은 사회 전반의 기류와 동떨어진 박사모의 행태에 우려를 표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해 현실과 동떨어진 판단을 내리는 ‘집단적 오류’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판사 후마니타스 대표인 박상훈 정치평론가는 “이런 형태의 맹목적 지지는 파당적 행태로 변해 사회를 분열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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