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논리에 결국 ‘국회 패싱’… 힘 못쓰는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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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의견 제어 못하고

대화·타협 논리 사라져

국회 정상화 이견 평행선


선거제 개편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후 대치 정국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정국 정상화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두 원내대표는 지날 주말에도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의견 조율을 시도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과 5월 두 달 동안 국회가 통째로 공친 가운데 당내 강경파에 밀려 두 원내대표가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힘없는 원내대표들’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27일 오전 열린 제71주년 국회 개원 기념식에서 “국회가 장기간 정쟁과 혼란에 휘말려 원활히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마음이 무겁다”며 “눈앞의 이익이 아닌 다음 세대를 생각하며 멀리 보는 정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기념식에는 한국당 지도부에서 아무도 참석하지 않아 50일 넘게 본회의를 열지 못하고 있는 국회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지난 20일 열린 국회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호프 회동’에서 국회 정상화에 대한 공감은 이뤄졌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사과 요구에 유감 표명을 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고,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 문제와 관련해서도 여야가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뤘다. 하지만 민주당과 한국당 내부에서 양보할 수 없다는 강경론이 대두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민주당은 22일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 사과나 유감 표명을 전제로 한 국회 정상화에 선을 분명하게 그었다. 한국당에서도 의원 다수가 고발당하고 다친 사람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의 양보 없는 등원은 불가하다는 의견이 강했다.

강경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대화와 타협이라는 국회 운영의 원리는 사라졌다. 이 원내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 전화통화를 했지만, 민주당은 ‘조건 없는 등원’, 한국당은 ‘실질적 사과와 철회’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정상화와 관련, 주말에도 물밑 접촉을 계속했다”면서도 “민주당과 한국당의 입장 차가 너무 크고, 양당이 100이면 100 다 받아낸다는 자세로 상대방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상을 맡고 있는 원내대표가 다시 공격의 전면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광화문 집회에서 ‘한국당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받아주고,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사과하면 국회에 복귀하겠다’고 한 데 대해 한국당 입장을 분명히 말하라”며 “국회 복귀의 명분을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장외투쟁의 명분을 원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조성진·윤명진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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