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나 싶더니 또 사상 최다 확진…'짧고 굵게 4단계' 사실상 물건너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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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7.28. 오후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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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확진자 1800명 달할 듯
신규 확진 40%가 델타 변이
휴가철 타고 전국으로 확산

정부, 4단계 연장 놓고 '장고'
백화점 등 출입명부 도입 추진
부산, 3단계 내달 1일까지 격상
< 청해부대원 전원 귀환 > 아프리카 인근 해역에서 작전 수행 중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해군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 장병들이 20일 오후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두 대를 이용해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방호복을 입은 장병들이 수송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일 수도권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내건 “짧고 굵게” 약속이 물건너 가는 모양새다. 거리두기가 효과를 발휘할 시점(시행 7~10일)이 됐는데도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오히려 수도권에 묶여 있던 코로나19가 전파력이 2.4배 강한 델타 변이로 ‘변신’한 뒤 휴가철 피서객과 ‘원정 유흥객’을 타고 전국 곳곳으로 퍼지는 등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4단계 연장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고, 부산 세종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등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꺾이지 않는 코로나 확산세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현재 확진자는 1681명으로 집계됐다. 전날(1278명)보다 큰 폭으로 늘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집계를 최종 마무리하면 1800명대에 달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지난 13일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탔던 확진자 수 추이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달 6일(1212명)부터 시작된 연속 네 자릿수 확진자 기록도 15일로 늘었다.


이날 코로나 확진자가 튀어오른 게 외부 변수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건 몇몇 코로나19 관련 지표만 봐면 알 수 있다. 먼저 감염재생산지수. 지난주 1.32로 6월 셋째주(0.88) 이후 한 달째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 수치가 1보다 크면 유행이 지속된다는 의미다.

두 번째는 늘어나는 비수도권 확진자 비중이다. 전날 32.9%로 4차 대유행 이후 가장 높았다. 코로나의 활동무대가 넓어지면 그만큼 잡기도 힘들어진다.

마지막으로 봐야 할 수치는 델타 변이 감염률이다. 지난주 국내 감염과 해외 유입을 합쳐 신규 확진자의 39.9%를 차지했다. 한 달 전(6월 13~19일) 4.8%에서 수직상승했다. 델타 변이 감염자의 43%는 활동을 많이 하는 20~30대였다.

결국 4단계 시행에도 코로나19를 누그러뜨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휴가시즌을 맞아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도 이런 해석에 동의한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주별 재생산지수를 볼 때 유행이 지속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앞으로 (확진자 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 “수도권 4단계 연장할 수도”
코로나19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정부는 25일 종료되는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선 이번주 내내 확진자가 네 자릿수로 나올 경우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내리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길고 굵은’ 거리두기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번주 유행상황을 관찰한 뒤 거리두기 단계 조정 여부를 전문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날 방역 보완대책도 내놨다. 우선 백화점 등 대형 매장의 출입명부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백화점발(發) 집단 감염이 잇따른 데 대한 후속조치다. 구체적인 방안은 다음주 내놓기로 했다.

다만 교회에 대해선 수용인원 10%(최대 19명)에 한해 대면 예배를 허용하기로 했다. 최근 일부 교회가 낸 대면예배 금지 집행 신청에 대해 행정법원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다만 과거 방역수칙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았거나 확진자가 발생해 폐쇄된 이력이 있는 종교시설은 제외된다.

비수도권 지자체들도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는 등 방역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부산은 이날 역대 최다인 97명의 확진자가 쏟아지자 3단계로 격상했다. 다음달 1일까지 적용된다. 부산시는 또 대표 휴양지인 해운대와 송정 해수욕장에서 야간 취식도 금지하기로 했다. 세종시는 2단계로 끌어올렸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지금의 확산세를 잡기 힘들다”며 “코로나를 잡을 유일한 해법인 백신 도입 일정을 앞당기는 데 더 많은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말했다.
55~59세 비수도권 거주자는 모더나
방역당국은 이날 55~59세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백신을 맞는 사람에게는 화이자 백신을, 비수도권 접종자에겐 모더나 백신을 맞히기로 했다고 밝혔다. 21일에 도착하는 화이자 백신을 이틀 이내에 배송하려면 공항과 가까운 수도권 지역이 적합하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접종은 이달 26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다.

다만 수도권 지역 중에서도 모더나 백신만 접종하는 위탁의료기관 251개소는 예외적으로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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