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찬호의 직격인터뷰]
정기국회 직후 탈당 뒤 창당 시사
탄핵 인정이 통합 핵심…시간이 없다
서울 출마? ‘보수 재건’ 논의와 연관
내가 대권 후보돼야 보수 정권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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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통합 ‘3대 원칙’ 제시한 유승민 ‘변혁’ 대표
유승민 의원은 인터뷰 도중 ’이 정부 들어 한미동맹이 크게 위태로워졌다. 이대로 가면 정말 재앙이 올 수 있는데 (동맹을) 지켜낼 힘이 마땅치 않은 것도 ‘보수 재건’이 시급한 이유다. 이걸 꼭 써달라“고 강조 했다. 강정현 기자 바른미래당 의원 14명을 이끌고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출범시키며 사실상 분당을 선언한 유승민 의원(4선·대구 동구을)은 7일 본지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과 무조건 합치는 것으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며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3대 원칙’을 제시했다. ①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인정하고 ②자유만 강조해온 보수 아젠다를 공정·정의로 확대하며(개혁 보수) ③보수의 구체제를 혁파하고 신체제를 건설하자는 ‘불파불립’(不破不立:낡은 것을 헐어야 새것을 얻는다)이다. 유 의원은 “한국당이 이를 받아들이면 언제든 대화할 수 있지만, 무작정 기다릴 순 없다”고 밝혔다. 인터뷰는 그의 국회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Q : 지난해 2월 바른미래당 창당을 주도한 지 1년 7개월 만에 사실상 분당을 선언했다.
A :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패배하고 공동대표에서 물러난 뒤 줄곧 보수의 미래를 고민해왔다. 더는 당이 이대로 가선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커졌다. 그래서 15명 의원이 잘못을 반성하되, 백지상태에서 새 길을 모색하자고 모였다. 극히 위중한 상황이라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겠다.”
Q : 사실상 분당의 구체적인 배경은.
A : “창당에 앞서 지난해 1월 18일 안철수 대표와 ‘개혁적인 중도 보수 정치로 희망의 미래를 열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작성했다. 그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당은 지난 1년 7개월간 국민에게 보여드린 게 없고. 내부 갈등으로 정체성 혼란만 가중됐다. 애초부터 뜻을 같이하지 않은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 그들은 지역적 문제(호남) 때문에 ‘보수’란 말을 쓸 수 없고 ‘진보’란 말을 꼭 써야겠다고 하더라. 실은 나보다도 보수적인 분들인데 황당했다. 그분들은 민주당이나 정의당에 가야 했다. 도저히 당을 바꿀 수가 없으니 근본적 결단을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하게 됐다.”
Q : 신당을 언제 창당하나.
A : “혁신위 노력이 수포가 되고 비대위도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탈당 후) 신당 창당이 유력한 옵션 아니냐. 나는 자신감이 있다. 중요한 건 의석수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거다. 바른미래당 창당 때 교섭단체 확보에 집착해 뜻이 다른 분들과 섞이다 보니 갈등이 커지지 않았나.”
Q : 자신감의 근거는.
A : “오늘 여론조사를 보니 조국 사태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30%대 중반이지만 자유한국당은 20%대 초반에 그치고 정의당 8%대, 우리가 7.6%더라. 상식적으론 민주당 지지율이 내려가고, 한국당이 떠야 하는데 무당파만 늘고 있다. 극단의 정치를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이 급증한 것이다. 3년 전 촛불 집회에서 국민은 헌법 가치를 구현하는 민주공화국을 요구했다. 제대로 된 보수라면 이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 이걸 우리가 해보자는 거다.”
Q : 총선 앞두고 보수가 뭉치란 여론이 높다.
A : “내게 그런 압박이 얼마나 많겠나. ‘무조건 합치라’는 말은 대구에서 제일 세다. 그러나 무조건 한국당과 합치기만 한다고 국민이 지지해 주겠는가. ‘문재인도, 조국도, 민주당도 싫지만 한국당은 더 싫다’는 민심을 한국당은 알아야 한다. 한국당은 사람도, 정책도, 국민을 대하는 자세도 3년 전과 바뀐 게 없다. 옛날 세력이 다 살아있다. 그래서 나는 ‘보수 통합’이 아니라 ‘보수 재건’을 주장한다.”
Q : 당신과 ‘변혁’의원들이 탈당하면 손학규 대표가 ‘대안정치연대’(10석)와 뭉쳐 원내교섭단체를 만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
A : “(12월까지인) 정기국회 끝나면 총선 넉 달 전에 교섭단체 만들어도 아무 의미가 없다.”
Q : 이달 말 안에 탈당 결정을 내릴 것인가.
A : “가급적 빨리 결론 내고 싶다.”
Q : 총선에서 보수가 분열되면 여당만 이득이란 주장도 있다.
A : “3년 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나오니까 민주당이 망하고 새누리당이 압승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결과는 반대였지 않나.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많고, 그들이 중요하다.”
Q : 그러면 총선까지 한국당과 따로 가나. 야권 통합 가능성은 없나.
A : “3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탄핵의 강을 건너자. 둘째, 개혁 보수로 나가자. 셋째, 낡은 집 허물고 새집을 짓자는 거다. 한국당이 세 원칙에 응할 용의가 있으면 황교안 대표든 누구든 만나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다. 다만 한국당이 변하지 않는다면 변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순 없다.”
Q :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의미는.
A : “한국당이 탄핵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그 입장을 분명히 해야만 보수가 살 수 있다. 탄핵에 찬성했나 반대했나로 싸우면 도움이 안 된다. 그런데 한국당은 그럴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다.”
Q : ‘개혁 보수’는 무슨 의미인가.
A : “조국에 치를 떠는 국민 입장에서 보면 민주당이 너무나 위선적인데도 정의와 공정을 독점하는 게 이상해 보일 것이다. 그런데도 보수는 자유만 외치고 있다. 우리 헌법의 가치에는 자유도 있지만 평등도, 정의와 공정도 있다. 이걸 보수가 실현해야 한다.”
Q : ‘개혁 보수’의 5·18에 대한 입장은.
A : “그렇다. 5·18은 민주화운동으로 당연히 인정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규정이 된 것은 그래야 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도 마찬가지인가?) 그렇다. 개혁 없이는 나라가 발전할 수 없다.”
Q : 셋째 원칙(불파불립)은 친박 청산인가.
A : “첫째와 둘째 원칙이 중요하다. 이걸 받아들이면 셋째 원칙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Q :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유승민과 통합 안 하면 당의 미래가 없다’며 서울 출마를 촉구했는데.
A : “당 대 당 통합이나 공천은 나중 문제다. 탄핵의 강을 건너는 게 가장 시급하다. 안 그러면 보수는 현 정권에 끊임없이 이용당할 뿐이다.”
Q :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논의한 적 있나?
A : “행사장에서 몇 번 조우한 정도다. 그가 보수 재건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
Q : 안철수 전 대표에 동참을 적극적으로 촉구하고 있는데.
A : “당을 같이 만든 분이다. 그래서 ‘변혁’과 뜻을 같이해 달라고 했다. 아직 확답은 없다. 시간이 필요한 듯하다.”
Q : 안철수계 의원들의 생각은.
A : “‘변혁’ 의원 15명 중 비례대표 6명과 권은희(재선·광주 광산을) 의원이 국민의당 출신인데 다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도 같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그분들이 안 전 대표의 의중을 물어볼 수는 있을 것이다.”
Q : 안철수가 ‘변혁’에 동참 안할 가능성은.
A : “모르겠다. 다만 그분이 어떤 선택을 하든 우리 15명은 그대로 가야 한다고 본다. 안 전 대표가 대답이 없어도 시간을 지체할 순 없다.”
Q : 안철수 동참시 공동대표 체제로 가나.
A : “모르겠다. 그분이 일단 정치에서 떠나 있으니까. 다만 내가 대표를 맡은 이상 죽을 각오를 하고, 책임을 지려 한다. 안 전 대표가 뜻을 같이했으면 좋겠다.”
Q : 당신은 개혁 보수, 안철수는 중도에 방점이 찍혀있는데.
A : “노선이 거의 같다. 안보는 내가 워낙 ‘정통 보수’라 약간의 정도 차이가 있지만, 큰 방향은 다르지 않다. 경제나 민생은 더욱 그렇다.”
Q : 안철수와 전화하나.
A : “문자를 주고받는다. ‘함께 해달라’고 하니까 ‘고민 좀 해보겠다’는 답이 왔다.”
Q : 지난해 6·13 송파·노원 재보선 당시 공천 논란으로 안철수가 당신에게 섭섭한 부분이 있었다는 얘기가 있는데.
A : “나는 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파을엔 박종진 후보가 반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고 노원병에도 수년간 출마를 준비해온 후보가 있었다. 갑자기 날아온 사람을 전략 공천하면 당이 유지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Q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박근혜 신당’설도 도는데.
A : “인간적으로 너무 안타깝고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 다만 정치적인 부분에선 얘기 안 하겠다.”
Q : 탄핵이 공정했느냐는 논란이 있는데.
A : “법적으론 다툴 여지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탄핵의 강을 건너지 않으면 보수가 새집을 지을 수 없다.”
Q : ‘유승민이 수도권에 나와야 바람이 불 것’이라며 서울 출마를 바라는 이들이 많은데.
A : "내 입장에선 대구가 더 어려운 곳이고 수도권은 덜 어렵다. 가장 어려운 데서 출마하지, 의원 한 번 더 하겠다고 양심 팔며 타협하지는 않겠다. 다만 앞으로 보수 재건이 어떻게 되느냐와 (어디서 출마할지가) 연관이 될 수는 있다.”
Q : 총선 이후 대선에 나설 생각은
A : "나는 대권 출마 의지가 당연히 있는 사람이다. 지금 보수에, 한국당에 사람이 누가 있나. 내가 보수 후보가 돼야 정권을 빼앗아올 수 있다. 자신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야당과 대화를 하지 않았는데 나는 집권하면 늘 진심으로 대화하고 설득하려 노력하겠다.”
강찬호 논설위원, 정리=장서윤 인턴기자